자본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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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조직은 상품생산자의 배후에서 이미 짜여진 것이고 또 계속해 짜여지고 있다. 아마도 한 상품은 어떤 새로운 종류의 노동의 생산물일 수도 있으며, 어떤 새로운 욕망을 충족시키려 하거나, 자신의 힘으로 어떤 새로운 욕망을 창조하려고 하는 것이다. 어제까지는 동일한 상품생산자의 많은 작업 중의 하나였던 어떤 작업이 오늘은 그 관련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립하고, 그 부분생산물을 이제는 독립상품으로 시장에 내보내게 된다. 주위의 사정은 이 분리과정을 위해 성숙되어 있을 수도 있고 성숙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 어떤 하나의 사회적 욕망을 충족시키고 있는 생산물이 내일에는 어떤 유사한 종류의 생산물에 의해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쫓겨날지도 모른다. 더욱이 아마포 직포자의 노동이 비록 사회적 분업의 일환으로 공인되어 있다 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아직 그의 20미터의 아마포가 유용하리라는 보장은
되지 않는다. 만약 [기타의 모든 사회적 욕망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한계가 있는 아마포에 대한 사회적 욕망이 벌써 그 경쟁자들에 의해 충족되어 버렸다면, 우리 친구의 생산물은 여분(餘分)의 것으로, 따라서 쓸모없는 것으로 된다. 만약 선물로 줄 것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우리의 친구는 결코 선물로 주기 위해 시장에 간 것은 아니다. 그의 생산물이 사용가치를 유지하며 따라서 화폐와 교환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이번에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화폐와 교환되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물론 이에 대한 대답은 이미 상품의 가격[즉, 상품의 가치량의 지표]에 의해 예상되고 있다. 여기서 상품 소유자의 주관적인 계산착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곧바로 객관적으로 정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가 자기의 생산물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평균노동 시간만을 지출했다고 가정하자. 따라서 그 상품의 가격은 거기에 대상화되어 있는 사회적 노동량의 화폐 명칭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마포 직포업의 종래의 생산조건이 우리의 아마포 직포자의 동의도 없이 그의 배후에서 급변했다고 가정해 보자. 어제까지는 틀림없이 1미터 아마포의 생산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었던 것이 오늘은 그렇지 않게 된다. 그것은 화폐소유자가 우리 친구의 여러 경쟁자들이 내놓은 가격에 근거해 열심히 증명하는 바이다. 우리 친구에게 불행한 일은, 세상에는 동업자가 많다는 사실이다. 끝으로, 시장에 있는 모든 조각의 아마포에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만이 포함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각들의 총량(總量)은 과잉으로 지출된 노동시간을 포함할 수 있다. 만약 시장이 아마포의 총량을 미터당 10전이라는 정상적인 가격에서는 흡수할 수 없다면, 그것은 사회적 총 노동시간 중 너무나 많은 부분이 아마포 직포의 형식으로 지출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 결과는 각각의 개별 직포자가 자기의 개인적 생산물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보다 더 많은 노동시간을 지출한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죽더라도 다 함께'라는 식이다. 시장에 있는 모든 아마포는 단 한 개의 거래품목으로 간주되고, 그 어떤 한 조각도 그것의 한 부분으로 간주될 뿐이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1미터의 가치도 사회적으로 규정된 동질의 인간노동량의 체현(體現)일 뿐이다.(역자 주: 마르크스는 1878년 11월 28일자로 다니엘슨[N. F. Danielson: ?자본론?의 러시아어 번역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정정할 것을 제의했다. "그리고 사실상 1미터의 가치는 아마포의 총량에 지출되어 있는 사회적 노동의 일부의 체현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 마르크스가 가지고 있던 ?자본론?, 제1권, 독일어 제2판에 이차 같은 수정이 가해져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르크스의 글씨가 아니었다.)
이와 같이 상품은 화폐를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 사회의 생산유기체의 양적 편성[유기체의 각종 요소들을 분업체계로 통합하는 것]은 그 질적 편성과 마찬가지로 자연발생적이고 우연적이다. 그러므로 상품소유자들은, [자기들을 독립된 사적 생산자로 만드는] 바로 그 분업이 사회적 생산과정과 이 과정에서의 그들의 관계를 그들 자신의 의지로부터 독립된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과, 그들 상호간의 독립성은 그들의 생산물을 통한 전면적인
상호의존체제에 의해 보완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분업은 노동생산물을 상품으로 전환시키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노동생산물의 화폐로의 전환을 불가피하게 한다. 동시에, 분업은 이 전환의 성공 여부를 우연적인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현상을 순수한 상태에서 고찰해야 하기 때문에, 전환의 정상적인 진행을 전제할 것이다. 어쨌든 상품이 팔리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형태변환은 항상 일어난다. 비록 변환되는 실체-가치량-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거나 증가할 수도 있지만 판매자는 자기의 상품을 금과 바꾸며, 구매자는 자기의 금을 상품과 바꾼다. 여기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상품과 금이 [즉, 20미터의 아마포와 2원이] 소유자의 손과 위치를 바꾸었다는 사실, 즉 그것들이 서로 교환되었다는 사실이다. 상품은 무엇과 교환되는가? 그 자신의 가치(價値)가 취하는 일반적 모습과 교환된다. 그리
고 금은 무엇과 교환되는가? 그 자신의 사용가치(使用價値)의 하나의 특수한 모습과 교환된다. 어째서 금은 아마포에 대해 화폐로 대립하는가? 2원이라는 아마포의 가격, 즉 아마포의 화폐 명칭이 벌써 화폐로서의 금에 대한 아마포의 관계를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이 그 본래의 상품형태를 벗어버리는 것은 상품의 판매에 의해 완수된다. 다시 말해, 그 상품의 사용가치가 [그 상품의 가격에 오직 상상적으로만 표현되어 있는] 금을 현실적으로 자기 측에 끌어오는 그 순간에 완수된다. 그러므로 상품가격의 실현[즉, 상품의 단순한 관념적인 가치형태의 실현]은 동시에 역( 逆)으로 화폐의 단순한 관념적인 사용가치의 실현이며, 상품의 화폐로의 전환은 동시에 화폐의 상품으로의 전환이다. 이 하나의 과정은 이면적(二面的)인 과정으로서, 상품소유자의 측에서는 판매이고 반대의 극인 화폐소유자의 측에서는 구매이다. 바꾸어 말해, 판매는 구매이며, C-M은 동시에 M-C이다.(주석 17: "모든 판매는 구매다"(케네, ?상업 및 수공업자의 노동에 대한 대화“, ?중농학파?, 데르 편, 제1부, 파리, 1846년, p. 170). 또는 케네가 그의 ?일반준칙? 에서 말하고 있는 바로는 "파는 것은 사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고찰한 경제적 관계는 상품소유자들 사이의 관계[자기의 노동생산물을 다른 사람에게 내어줌으로써만 다른 사람의 노동생산물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관계]뿐이다. 그러므로 어떤 상품 소유자에게 다른 사람이 화폐소유자로서 상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은, 후자의 생산물이 처음부터 화폐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든지[즉, 화폐재료인 금이든지], 또는 후자의 상품이 벌써 그 본래의 유용한 물건 형태를 벗어버렸기 때문이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금이 화폐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어떤 지점에서 상품시장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지점은 금의 생산지인데, 거기에서 금은 직접적인 노동생산물로 동일한 가치의 다른 노동생산물과 교환된다. 그러나 이 순간부터 금은 언제든지 어떤 상품의 실현된 가격을 표현한다.(주석 18: "한 상품의 가격은 오직 다른 상품의 가격으로 지불할 수 있다"(메르시에 드라 리비에르[Mercier de la Riviere), ?정치사회의 자연적 및 본질적 질서?, 데르 편, ?중농학파?, 제2부, p. 554).) 금의 생산지에서 상품과 금이 교환되는 것을 제외한다면, 금은 어떤 상품소유자의 수중에 있든 그가 양도한 상품의 전형(轉形)된 형태이며, 판매[즉, 제1의 상품 변태인 C-M]의 산물이다.(주석 19: "화폐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먼저 판매하지 않으면 안 된다"(같은 책, p. 543)) 금이 관념적 화폐 또는 가치척도로 된 것은, 모든 상품이 자기의 가치를 금으로 측정하며 그리하여 금을 자기들의 가치모습[재화로서의 자기들의 본래의 모습의 상상적인 대립물]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이 실제의 화폐로 된 것은, 상품들이 자기들의 전면적인 양도에 의해 재화로서의 자기들의 본래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금을 자기들의 가치의 현실적인 화신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치모습을 취하면 상품은 그 본래의 사용가치[또한 그 상품을 창조한 특수한 유용노동]의 온갖 흔적을 벗어버리고 무차별적 인간 노동의 한결같은 사회적 체현으로 전환된다. 그러므로 화폐를 보아서는 [그것으로 전환된] 상품이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 화폐형태 하에서는 모든 상품이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쓰레기가 결코 화폐는 아니지만 화폐는 쓰레기를 표현할 수도 있다. 우리의 아마포 직포자가 자기의 상품을 양도하고 얻은 두 개의 금화는 이전에 1쿼터의 밀이 전환된 형태라고 가정하자. 아마포의 판매[C-M]는 동시에 아마포의 구매[M-C]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아마포의 판매의 측면에서 보면 성경책의 구매로 끝나는 과정을 개시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아마포의 구매의 측면에서 보면 밀의 판매로부터 시작된 운동을 끝내는 것이다. C-M-C(아마포-화폐-성경책)의 첫 단계인 C-M(아마포-화폐)은 동시에, 또 다른 하나의 운동 C-M-C(밀-화폐-아마포)의 마지막 단계인 M-C(화폐-아마포)이다. 어떠한 상품의 제1변태[즉, 상품형태로부터 화폐로의 전환]는 언제나 다른 한 상품의 제2[반대의] 변태, 즉 화폐형태로부터 상품으로의 재전환이다.(주석 20: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금이나 은의 생산자는 예외인데, 그는 자기의 생산물을 미리 판매하지 않고도 다른 것과 교환한다.)
M-C. 상품의 제2의 또는 최종의 변태, 즉 구매
화폐는 다른 모든 상품의 전환된 모습, 또는 그것들의 일반적 양도 (讓渡)의 산물이므로 아무런 제약이나 조건없이 양도할 수 있는 상품이다. 화폐는 모든 가격을 반대방향으로 읽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화폐 자신의 상품화에 재료를 제공하는 모든 상품체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l원=1미터의 아마포, 또는 1그램의 커피, 또는 1개의 저고리 등을 생각하라.} 그와 동시에 상품의 가격[즉, 상품들이 화폐에 던지는 사랑의 눈짓]은 화폐의 전환능력의 한계를, 즉 화폐 자신의 양을 표시한다. 상품은 화폐로 되면 그 자체는 사라져 버리므로 화폐만을 보아서는 그것이 어떻게 그 소유자의 손에 들어왔는지 무엇이 그것으로 전환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화폐가 어디로부터 왔건 화폐에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화폐는 한편으로는 판매한 상품을 대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구매할 상품을 대표한다.(주석 21: "우리 수중에 있는 화폐는 우리가 구매하려는 물건들을 대표하며, 또한 우리가 이 화폐를 받고 판매한 물건들을 대표한다"(메르시에 드 라 라비에르, 앞의 책, p. 586).)
M-C[구매]는 동시에 C-M(판매)이다. 따라서 어떤 상품의 최후의 변태는 동시에 다른 상품의 최초의 변태이다. 우리의 아마포 직포자에게 그의 상품의 생애는 그가 2원을 재전환시킨 성경책으로 끝난다. 그러나 성경책의 판매자는 아마포 직포자로부터 받은 2원을 위스키로 전환시킨다고 하자. M-C, 즉 C-M-C(아마포-화폐-성경책)의 최종단계{최종변태}는 동시에 C-M, 즉 C-M-C(성경책-화폐-위스키)의 제1단계다. 상품생산자는 오직 어떤 한 가지 생산물만을 시장에 공급하기 때문에 그는 생산물을 보통 대량으로 판매하지만, 다른 한편 그의 욕망은 다방면에 걸치므로 실현된 가격[즉, 손에 넣은 화폐액]을 끊임없이 수많은 구매로 분산시키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하나의 판매는 여러 가지 상품의 수많은 구매로 나누어진다. 그리하여 한 상품의 최종변태는 다른 상품들의 제1변태의 합계로 이루어지고 있다{성경책을 판 사람이 위스키뿐 아니라 구두 . 신문 . 아이스크림 등등을 산다.}
이제 여기서 한 상품의 변태 전체를 고찰해 보면, 우선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것이 상호보완적인 두 개의 반대의 운동, 즉 C-M 과 M-C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상품의 이 두 가지 반대의 변태는 상품소유자가 참가하는 두 개의 반대의 사회적 과정을 통해 행해지며, 또 그 상품소유자의 두 개의 반대의 경제적 역할에 반영된다. 그는 판매의 당사자로서는 판매자로 되며, 구매의 당사자로서는 구매자로 된다. 그러나 상품의 변태에서 상품의 두 형태인 상품형태와 화폐형태는 오직 서로 대립하는 두 극에서만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동일한 상품소유자도 그가 판매자인 경우에는 다른 사람은 구매자로 대립하고, 그가 구매자인 경우에는 다른 사람은 판매자로 대립한다. 동일한 상품이 서로 반대되는 두 변태[즉, 상품으로부터 화폐로, 또 화폐로부터 상품으로의 변태]를 연속적으로 경과하는 것처럼, 동일한 상품소유자가 역할을 바꾸어 가면서 판매자로도 구매자로도 되는 것이다. 따라서 판매자로 되는 것과 구매자로 되는 것은 결코 고정된 역할이 아
니고 상품유통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변경된다.
한 상품의 변태 전체는, 그 가장 단순한 형태에서도, 4개의 극과 3인의 등장인물을 전제로 한다(역자 주: 밀 - 화폐 - 아마포
아마포 -화폐 - 성경책
성경책 - 화폐 -위스키) 우선 상품은 그 가치모습으로서의 화폐와 대면하는데, 이 화폐는 구매자의 주머니 속에서 견고한 물적 실재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상품소유자는 화폐소유자와 대립한다. 이제 상품이 화폐로 전환된다면 그 화폐는 상품의 일시적인 등가형태로 되는데, 이 등가형태의 사용가치는 다른 상품체들 속에서 발견된다. 제1의 상품변태의 종점으로서의 화폐는 동시에 제2변태의 출발점으로 된다. 따라서 제1변태에서의 판매자는 제2변태에서는 구매자로 되며, 거기에서는 제3의 상품소유자가 판매자로 그에게 대립한다.(주석 22: "따라서 4개의 종점과 3인의 계약당사자가 있고, 그 중의 한 사람은 두 번 등장한다"( 르 트로느, 앞의 책, p. 909).)
상품변태를 이루는 서로 반대방향의 두 운동국면은 하나의 순환을 이룬다. 즉, 상품형태, 상품형태의 탈각, 상품형태로의 복귀가 그것이다. 어쨌든 상품 그 자체는 여기서는 모순적으로 규정된다. 상품은 그 소유자에게 출발점에서는 비사용가치고 종점에서는 사용가치다. 또한 화폐도 첫째 국면에서는 상품이 전환된 견고한 가치결정체로 나타나지만, 둘째 국면에서는 상품의 순간적인 등가형태로 해소되어 버린다.
어떤 하나의 상품의 순환을 이루고 있는 두 개의 변태는 동시에 다른 두 개의 상품의 반대방향으로의 부분적 변태를 이루고 있다. 하나의 상품(아마포)이 그 자신의 변태의 계열을 개시하는 동시에 다른 상품(밀)의 변태를 종결짓는다. 아마포는 자기의 제1변태인 판매에서는 이와 같은 두 개의 역을 한 몸으로 연출한다. 그러나 일단 금으로 전환된 뒤에는, 그것은 그 자신의 제2의 최종적인 변태를 완성하고, 그와 동시에 제3의 상품의 제1변태가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이와 같이 각
상품의 변태계열이 그리는 순환은 다른 상품들의 여러 순환과 뗄 수 없을 정도로 뒤엉켜 있다. 이러한 과정 전체가 상품유통(circulation of commodities)을 구성한다.
상품유통(商品流通)은 형태에서뿐 아니라 본질에서도 직접적 생산물교환{물물교환}과는 구별된다. 사태의 경과를 잠시 되살펴 보자. 아마포 직포자는 사실상 아마포를 성경책과, 즉 자신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교환했다. 그러나 이 현상은 오직 그 자신에게만 진실인 것이다. 차가운 책보다는 뜨거운 위스키를 좋아하는 성경책 판매자는 성경책을 주고 아마포를 손에 넣으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마포 직포자도 밀이 자기의 아마포와 교환되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한다. B의 상품이 A의 상품으로 바꾸어지지만, A와 B가 서로 자기들의 상품을 교환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A와 B가 상호간 서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와 같은 특수한 관계는 상품유통의 일반적 조건들에 의해 생기는 필연적 결과는 결코 아니다 상품유통에서 우리들은, 한편으로는 상품교환이 어떻게 직접적인 생산물교환의 개인적 및 지방적 한계를 타파하고 인간노동의 물질대사를 발전시키는가를 보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품교환이 어떻게 완전히 당사자들의 통제밖에 있는 자연발생적인 사회적 연결망을 발전시키는가를 보게 된다. 직포자가 아마포를 팔 수 있는 것은 농민이 이미 밀을 팔았기 때문이고, 애주가가 성경책을 팔 수 있는 것은 직포자가 이미 아마포를 팔았기 때문이며, 위스키 양조업자가 위스키를 팔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 이미 영원한 생명의 물 {성경책}을 팔았기 때문이다. 등등.
그러므로 유통과정은 직접적 생산물교환과 같이 사용가치의 장소나 소유자를 바꾸는 것에 의해 소멸하지 않는다. 화폐는 한 상품의 변태계열로부터 마지막으로 탈락한다고 하더라도 소멸하지는 않는다. 화폐는 언제나 상품들이 비워준 장소에 가라앉는다. 예컨대, 아마포의 총변태(아마포-화폐-성경책)에서는, 우선 아마포가 유통에서 탈락하고 화폐가 그 자리를 차지하며, 그 다음 성경책이 유통에서 탈락하고 화폐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한 상품이 다른 상품을 대체하면 화폐상품은 제3자의 손에 붙게 된다.(주석 23: 이 현상은 매우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 특히 속류자유무역론자들은 대체로 이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유통은 끊임없이 화폐라는 땀을 쏟아낸다.
모든 판매는 구매이고 모든 구매는 판매이기 때문에, 상품유통은 판매와 구매 사이의 필연적인 균형을 낳는다는 이론처럼 황당무계한 이론도 없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현실에서 행해진 판매의 수가 현실에서 행해진 구매의 수와 동일하다는 것이라면,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동어반복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판매자가 자기 자신의 구매자를 시장에 데려온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판매와 구매는 대극적(對極的)으로 대립하고 있는 두 인물, 즉 상품소유자와 화폐소유자 사이의
교환관계로서는 하나의 동일한 행위이다. 그러나 판매와 구매는 동일한 인물의 행동으로서는 대극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두 개의 행위다. 그러므로 판매와 구매의 동일성 {C-M}은, 만약 상품이 유통이라는 연금술사의 증류기 속에 투입된 뒤 화폐의 모습으로 다시 빠져나오지 않는다면 [즉, 상품소유자에 의해 판매되지 못하며 따라서 화폐소유자에 의해 구매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상품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동일성은 다음과 같은 사실[즉, 만약이 과정(C-M)이 완성된다면 그 상품은 더 이상의 변태를 중단하고 장단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도 내포하고 있다. 상품의 제1변태는 판매이기도 하고 구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부분과정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독립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구매자는 상품을 가지게 되고 판매자는 화폐[즉, 언제나 유통할 수 있는 형태의 상품]를 가지게 된다. 다른 사람 누군가가 구매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판매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 자신이 판매했다고 해서 즉시로 구매할 필요는 없다. 유통은 물물교환에 존재하는 [자기 생산물의 양도와 타인 생산물의 취득 사이의] 직접적 동일성을 판매와 구매라는 대립적 행위로 분열시킴으로써 물물교환의 시간적. 장소적 .개인
적 한계를 타파한다. 서로 독립적이고 대립적인 과정들[판매와 구매]이 하나의 내적 통일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또한 바로 그 과정들의 내적 통일이 외적 대립을 통해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두 과정은 서로 보완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적으로는 독립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두 과정의 외적 독립화가 일정한 점에 도달하면 그 내적 통일은 공황(crisis)이라는 형태를 통해 폭력적으로 관철된다. 상품에는 다음과 같은 대립과 모순이 내재한다. 사용가치와 가치의 대립, 사적 노동이 동시에 직접적으로 사회적인 노동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모순, 특수한 구체적 노동이 동시에 추상적 일반적 노동으로서만 계산된다는 모순, 물건의 인격화와 인격의 물건화 사이의 대립. 상품에 내재하는 이러한 대립과 모순이 한 상품의 변태의 대립적인 국면들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의 운동형태{예: 판매와 구매 사이의 시간적 간격}를 전개한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들은 공황의 가능성을, 그러나 오직 가능성만을 암시하고 있다. 이 가능성이 현실성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유통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온갖 조건들이 필요하다. (주석 24: J. 밀에 대해 내가 말한 것,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pp. 96-98 참조. 여기에서 부르주아 경제학의 변호론적 특징을 두 가지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상품유통과 직접적 생산물교환 사이의 차이점을 무시함으로써 이 둘을 동일시하는 것.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의 당사자들의 관계[착취관계]를 상품유통에서 발생하는 단순한 관계로 해소시킴으로써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의 모순을 부정하려는 시도. 그러나 상품생산과 상품유통은 [비록 그 범위와 중요성은 다를지라도] 매우 다양한 생산양식들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들에 공통적인 상품유통의 추상적 범주들을 알고 있다 할지라도, 그 생산양식들의 특징적 차이점을 전혀 알지 못하며, 따라서 그것들을 판단할 수 없다. 초보적인 평범한 것을 가지고 그처럼 굉장히 떠들어대는 것은 경제학 이외의 다른 과학에서는 없는 일이다. 예컨대, J. B. 세이는, 상품이 생산물이라는 것을 자기가 알고 있다고 해서 공황에 관해 판단을 내리려고 덤벼든다{그는 생산물과 생산물 사이의 교환을 전제로 공황(과잉 생산)의 불가능성을 주장한다}.)
(b) 화폐의 유통
노동생산물의 물질대사가 완수되는 형태변환 C- M- C는, 동일한 가치가 상품으로서 과정의 출발점이 되고, 또 상품으로서 다시 동일한 점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상품운동은 순환(循環)이다. 다른 한편, 이 운동형태는 화폐를 순환으로부터 배제한다. 그 결과 화폐가 그 출발점으로부터 끊임없이 멀리 떨어져나 가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일은 없다. 판매자가 자기 상품의 전환된 모습(즉, 화폐)을 붙잡고 있는 동안은 상품은 여전히 제1변태의 단계에
있고, 그 유통의 전반(前半)을 경과했을 뿐이다. 그의 판매가 구매에 의해 보완되자마자, 화폐는 그 본래의 소유자의 손으로부터 또다시 멀어진다. 물론 아마포 직포자가 성경책을 구매한 뒤 또 다른 아마포를 판매한다면 화폐는 자기의 수중에 들어온다. 그러나 그 화폐는 최초의 20미터의 아마포의 유통에 의해 되돌아온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유통은 이미 화폐를 아마포 직포자의 수중으로부터 성경책 판매자의 수중으로 옮겨 놓았기 때문이다. 화폐가 직포자에게 들어오는 것은 새로
운 상품으로 동일한 유통과정을 새로 시작하거나 반복하기 때문이며, 이 경우도 이전의 과정과 마찬가지 결과로 끝난다. 그러므로 상품유통이 화폐에 직접 부여하는 운동형태는 화폐가 출발점으로부터 끊임없이 멀어져간다는 것, 화폐가 어떤 상품소유자의 수증으로부터 다른 상품소유자의 수중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화폐의 유통이다.
화폐의 유통은 동일한 과정의 끊임없는 단조로운 반복이다. 상품은 언제나 판매자측에 있고 화폐는 구매수단으로 언제나 구매자측에 있다. 화폐는 상품의 가치를 실현시킴으로써 구매수단으로 기능한다. 화폐는 가격을 실현하면서 상품을 판매자의 수중으로부터 구매자의 수중으로 이전시키며, 그와 동시에 자신은 구매자의 손으로부터 판매자의 손으로 넘어가는데, 거기에서 또한 다른 상품에 대해 동일한 과정을 반복한다. 화폐운동의 이 일면적인 형태가 상품운동의 양면적인 형태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은 감추어져 있다. 상품유통의 성질 그 자체가 바로 이러한 외관을 빚어낸다. 상품의 제1변태는 화폐의 운동일 뿐 아니라 상품 자체의 운동으로 보이지만, 상품의 제2변태는 오직 화폐의 운동인 것처럼 보인다. 상품은 그 유통의 전반에서 화폐와 위치를 바꾼다. 그와 동시에 상품의 사용대상으로서의 모습은 유통에서 탈락하여 소비로 들어간다.(주석 25: 같은 상품이 여러 차례 판매되는 경우[이러한 현상은 아직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지만]에도 그 상품이 최종적으로 팔리면 유통영역을 떠나 소비영역으로 들어가 생활수단 또는 생산수단으로 역할한다.) 그 자리를 상품의 가치모습[즉, 화폐라는 유충(幼蟲)]이 차지한다. 상품은 유통의 후반을 더 이상 그 자신의 자연적인 모습대로가 아니라 화폐의 모습으로 통과한다. 이와 함께 운동의 연속성은 전적으로 화폐측에 달려 있으며, 이 동일한 운동이 상품의 입장에서는 두 개의 반대 과정을 포함하지만 화폐의 운동으로서는 언제나 동일한 과정[즉, 화폐와 다른 상품과의 끊임없는 자리바꿈]이다. 그러므로 상품유통의 결과[즉, 다른 상품에 의한 한 상품의 교체]는 마치 그 상품 자신의 형태변환에 의해 매개된 것이 아니라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의해 매개된 듯이 보이며, 마치 화폐가 [그 자체로서는 운동하지 않는] 상품을 유통시켜, 상품을 [그것이 비사용가치인] 사람의 손으로부터 [그것이 사용가치인] 사람의 손으로, 언제나 화폐 자신의 진행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이전시키는 듯이 보인다. 화폐는 끊임없이 상품이 차지하고 있던 유통장소를 차지하며, 그리하여 자기 자신의 출발점으로부터 점점 더 멀리 떨어져나가면서, 상품을 끊임없이 유통영역으로부터 끌어낸다. 그러므로 화폐유통은 사실상 상품유통의 표현에 지나지 않지만, 외관상으로는 반대로 상품유통이 화폐운동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듯이 보인다.(주석 26: "그것(화폐)은, 생산물에 의해 그것에 부여되는 운동밖에는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는다"(르 트로느, 앞의 책, p. 885).)
다른 한편, 화폐가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것은 상품가치가 화폐에서 독립적인 모습을 가지기 때문일 뿐이다. 그러므로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운동은 실제로는 상품 자신의 형태변환의 운동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상품의 변태는 일목요연하게 화폐유통에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 {엥겔스; 예컨대, 아마포는 우선 자기의 상품형태를 자기의 화폐형태로 바꾼다. 아마포의 제1변태(C-M)은의 두번째 항인 화폐형태는 다음에는 아마포의 최후의 변태(M-C), 즉 아마포의 성경책으로의 재전환의 첫번째 항으로 된다. 그러나 두 형태변환 중 어느 것도 상품과 화폐의 교환을 통해 [즉, 그것들 상호간의 위치변환에 의해] 이루어진다. 동일한 화폐조각이 상품의 양도된 모습으로 판매자의 수중에 들어갔다가, 절대적으로 양도가능한 형태의 상품으로 그 수중으로부터 떠나간다. 화폐는 두 번 위치를 바꾼다. 아마포의 제1변태는 이 화폐조각을 직포업자의 주머니 속에 넣어주며, 제2변태는 그것을 다시 끄집어낸다. 이와 같이 동일한 상품이 겪는 대립적인 두 형태변환은 동일한화폐조각이 겪는 반대방향으로의 화폐의 두 번의 위치변환에 반영된다.
오직 일면적인 상품변태[즉, 판매나 구매 중 어느 하나]가 이루어지면, 동일한 화폐는 한 번만 위치를 바꾼다. 이 화폐의 제2의 위치변환은 언제나 상품의 제2변태[즉, 화폐로부터 상품으로의 재전환]를 표현하고 있다. 동일한 화폐조각의 위치변환의 빈번한 반복은 어떤 단하나의 상품의 변태계열을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품세계 전체의 무수한 변태들의 뒤엉킨 관계도 반영하고 있다. } 그러나 물론 이 모든 사실은 오직 [여기서 고찰하는 형태인1]단순상품유통에만 타당하다는 것은 전적으로 자명하다 {C- M- C와 M- C- M은 상이하다는 점을 장조하고 있다.}.
어떤 상품도 유통에 처음 들어와 제1의 형태변환을 겪으면 유통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고 거기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이 들어온다.
이에 반해 화폐는 유통수단으로서는 언제나 유통영역에 머물러 있고 언제나 그 속에서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하여 이 유통영역이 얼마만큼의 화폐를 흡수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한 나라 안에서는 매일 동시적으로 [그러나 공간적으로 상이한 곳에서] 수많은 일면적인 상품변태가 [다시 말해, 한 편에서는 단순한 판매가, 그리고 다른 한 편에서는 단순한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상품은 그 가격에 의해 이미 상상적인 일정한 화폐량에 등치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고찰하는 직접적인 유통형태[예컨대 외상거래는 제외한다]에서는 상품과 화폐가 항상 물체로서 서로 대립하기 때문에-한 쪽은 판매라는 극(極)에 있고, 다른 쪽은 구매라는 반대 극에 있다-필요한 유통수단의 양은 이미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사실 화폐는 [상품들의 가격총액으로 이미 관념상 표현되어 있는)]금량을 현실적으로 대표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두 개의 총액이 동등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상품가치가 불변인 경우에도 상품가격은 금(화폐재료)의 가치와 함께 변동한다. 즉, 금의 가치가 떨어지면 그에 비례하여 상승하고, 금의 가치가 상승하면 그에 비례하여 떨어진다. 그리하여 금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상승
한 결과 상품들의 가격총액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그에 따라 유통되는 화폐량도 같은 비율로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많을 수 있다. 이 경우 유통수단의 양의 변동은 분명히 화폐 그 자체에 의해 야기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척도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기인하는 것이다. 상품들의 가격이 먼저 화폐의 가치에 반비례해서 변동하고, 그로부터 유통수단의 양이 상품들의 가격에 정비례해서 변동하는 것이다. 이것과 완전히 동일한 현상은 다음과 같은 경우-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은이 가치척도로서의 금을 대체하는 경우, 또는 은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금이 가치척도로서의 은을 대체하는 경우-에도 일어날 수 있다. 앞의 경우에는 이전의 금보다도 많은 양의 은이, 뒤의 경우에는 이전의 은보다 적은 양의 금이 유통될 것이다. 이 둘 중 어느 경우에도 먼저 화폐재료[즉, 가치척도로 기능하는 상품]의 가치가 변동하고, 그 때문에 상품가치의 화폐표현인 상품가격이 변동하고, 또 그 때문에 이들 가격의 실현에 필요한, 유통화폐량이 변동하게 될 것이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상품의 유통영역에는 하나의 구멍이 있어, 그것을 통해 금[또는 은, 요컨대 화폐재료]이 일정한 가치를 가지는 상품으로 유통 영역에 들어온다. 그러므로 화폐가 가치척도로 기능하기 시작할 때, 그리고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될 때, 화폐의 가치는 전제되고 있다. 가치척도 그 자체의 가치가 하락하면, 그것은 우선 귀금속의 생산지에서 귀금속과 직접 교환되는 상품들의 가격변동{가격상승}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특히 부르주아사회가 털 발전한 단계에서는] 상품들의 대부분은 오랜 기간 가치척도의 종래의 가치[이미 오래 전에 비현실적으로 되었지만]에 의해 평가될 것이다. 그렇지만 한 상품은 그들 공통의 가치관계를 통해 다른 상품에 영향을 주므로, 상품들의 금가격[또는 은가격]은 점차 그들의 상대적인 가치에 의해 규정되는 비율로 고정되고, 드디어 모든 상품가치가 화폐금속의 새로운 가치에 따라 평가된다. 이와 같은 조정과정은, [귀금속과 직접 교환되는] 상품의 대금으로 귀금속이 유입되기 때문에, 귀금속량의 계속적인 증대를 수반한다. 그러므로 상품들의 가격이 조정되어 가는 데 비례하여, 다시 말해 상품들의 가치가 귀금속의 새로운 가치(이미 떨어졌거나 어느 수준까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에 따라 평가되는 데 비례하여, 그것과 같은 속도로 이 새로운 가격의 실현에 필요한 귀금속의 추가량도 이미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금은의 새로운 생산지 발견에 뒤이어 일어난 여러 사실들을 일면적으로 관찰했기 때문에, 17세기와 특히 18세기의 사람들은 상품 가격이 오른 것은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금과 은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그릇된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화폐수량설에 대한 비판은 뒤에 있다.} 이하에서 우리는 금의 가치를 주어진 것으로 가정하는데, 우리가 한 상품의 가격을 평가하는 순간에는 실제로도 주어져 있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는 유통수단의 양은 실현되어야 할 여러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해 규정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각 상품의 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가정한다면, 상품들의 가격총액은 분명히 유통 중에 있는 상품량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만약 1쿼터의 밀의 가치가 2원이라면 100쿼터의 밀의 가치는 200원일 것이며, 200쿼터는 400원일 것이라는 것, 따라서 밀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그것이 판매될 때 그것과 위치를 바꾸는 화폐의 양도 증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특별히 머리를 쓰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다.
상품량을 주어진 것으로 전제한다면, 유통하는 화폐량은 상품가격의 변동에 따라 증감한다. 유통화폐량이 증감하는 것은, 상품들의 가격 총액이 각 상품의 가격변동의 결과 증감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모든 상품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거나 하락할 필요는 없다. 상품들의 가치총액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며, 따라서 또한 화폐의 유통량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의 주요 상품의 가격이 상승 또는 하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상품의 가격변동에 반영되는 것이 상품의 현실적인 가치변화이건 단순히 시장가격의 변동이건, 유통 수단의 양에 대한 그것의 영향은 동일하다.
1쿼터의 밀과 20미터의 아마포와 1권의 성경책과 4갤론의 위스키가 동시에 상이한 장소에서 판매된다고 [즉, 부분적인 변태가 이루어진다고] 가정하자. 각 상품의 가격이 2원, 따라서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은 8원이라고 한다면, 8원만큼의 화폐량이 유통에 들어와야 할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동일한 상품들이 다음과 같은 상품변태의 고리[즉, 1쿼터의 밀-2원-20미터의 아마포-2원-1권의 성경책-2원-4갤론의 위스키-2원이라는 고리]를 이루고 있다면, 2원은 여러 가지 상품을 유통시키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2원은 여러 상품들의 가격을 순차적으로 실현시켜 8원이라는 가격총액을 실현시키고 나서, 최후에는 위스키 양조자의 수중에서 쉬기 때문이다. 그것은 네 번 회전했으며 4
개의 유통행위를 수행했다. 동일한 화폐조각의 이와 같은 반복적인 위치변환은 상품의 이중의 형태변환[즉, 두 해의 대립적인 유통단계를 통과하는 상품의 운동]과 각종 상품의 변태의 뒤엉킨 관계에 대응하는 것이다.(주석 27: "생산물은 그것(화폐)을 운동시키며 유통시킨다....그것(화폐)의 운동속도는 그 양을 보충해 준다. 필요한 경우 그것은 일순간도 쉬지 않고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옮아간다"(같은 책, pp. 915-916).) 이 변태과정을 이루는 대립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국면들은 동시적으로 일어날 수 없고 연속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시간이 이 과정의 길이를 측정하는 척도로 된다. 다시 말해, 주어진 시간 안에 동일한 화폐조각의 회전횟수에 의해 화폐의 유통속도가 측정된다. 위에서 말한 네 가지 상품의 유통과정에 하루가 걸린다면, 실현시켜야 할 가격총액은 8원이고, 동일한 화폐조각의 1일간의 유통횟수는 4회고, 유통하는 화폐량은 2원이다. 그리하여 일정한 기간의 유통과정에서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화폐량
상품의 가치 총액
= -----------------------------------
동일한 명칭의 화폐조각의 회전회수
이 법칙은 일반적으로 타당하다. {흔히 말하는 M= PT/V.}
주어진 기간의 한 나라의 총상품유통은, 한편으로는 동일한 화폐 조각이 단 한 번만 위치를 바꾸는[1회만 유통할 뿐인] 다수의 분산적이고 동시적인 부분적 변태[즉, 일방적인 판매 또는구매]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동일한 화폐조각이 많든 적든 여러 차례 회전하는 [부분적으로는 서로 병행하고 부분적으로는 서로 뒤엉켜 있는] 수많은 변태계열로 이루어지고 있다. 각 화폐조각이 얼마나 자주 회전하는가는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통 중에 있는 동일한 명칭의 모든 화폐의 총회전회수를 알기만 하면 개개의 화폐조각의 평균회전횟수, 또는 화폐
유통의 평균속도를 알 수 있다. 예컨대 하루의 시초에 유통과정에 투입되는 화폐량은 [나란히 동시에 유통하는]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해 규정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유통과정 안에서는 한 개의 화폐조각{예: 10,000원 권}은 다른 화페조각{예: 5,000원 권}과 연대책임을 지고 있다. 만약 그들 중의 하나가 자기의 유통속도를 빠르게 하면, 다른 화폐조각은 유통속도가 둔화되거나 유통 영역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왜냐하면, 유통영역은 오직 일정한 금량[이 금량에 평균회전회수를 곱하면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과 같아진다]을 흡수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폐조각의 회전회수가 증가하면 유통과정에 있는 화폐조각의 총량은 감소하고, 화폐조각의 회전회수가 감소하면 그 양은 증가한다. 평균유통속도가 주어져 있을 때는 유통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는 화폐량도 주어지기 때문에, 일정한 수의 1 파운드 짜리 금화(sovereign)를 유통으로부터 빼내려고 한다면 동일한 수의 1 파운드 짜리 은행권을 유통에 투입하면 된다. 이것은 모든 은행이 잘 알고 있는 술책이다.
화폐유통은 일반적으로 상품들의 유통과정[즉, 대립적인 변태들을 통한 상품들의 순환]을 반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화폐의 유통속도는 상품의 형태변환의 속도, 변태계열들의 연속적인 뒤엉킴, 사회의 물질대사의 속도, 유통분야로부터 상품들이 사라지는 속도, 그리고 또한 새로운 상품들에 의한 교체의 속도 등을 반영한다. 즉, 화폐의 유통이 빨라진다는 것은 상품이 유용한 물건모습으로부터 가치모습으로 전환하고 또 가치모습으로부터 유용한 물건모습으로 재전환한다는 대립적이면서 동시에 상호보완적인 과정들[즉, 판매와 구매]의 원활한 통일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화폐유통이 완만해진다는 것은 두 과정들이 분리되어 독립과 상호대립을 날아 형태전환[따라서 물질대사과정]에 정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유통 그 자체는 이 정체가 무엇 때문에 생기는가를 물론 가르쳐주지 않으며 다만 그 현상{예: 팔리지 않는 재고의 누적}을 보여줄 뿐이다. 통속적 견해는 이 현상을 유통수단의 양적 부족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화폐유통이 완만해짐에 따라 유통부문의 모든 곳에서 화폐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회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주석 28: "화폐는....판매와 구매의 일상적인 수단이므로, 판매할 물건을 가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구매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내의 화폐부족 때문에 자기의 상품이 잘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하여 화폐가 부족하다는 불평이 도처에서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은 큰 잘못이다....화폐가 필요하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농업경영자는....국내에 더 많은 화폐가 있다면 자기의 생산물을 적당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불평한다. 그렇다면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은 화폐가 아니고 [그가 팔기를 원하나 팔리지 않는 자기의 곡물과 가축의]적당한 가격일 것이다....어째서 그는 이 적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는가?....그 이유는 (1) 국내에 곡물과 가축이 너무 많아 시장에 오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그와 마찬가지로 팔려고만 하고 사기를 원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든가, 또는 (2)수송문제 때문에 평상시의 해 외판로가 두절되어 있든가. 또는 (3)사람들이 가난해져 가정생활을 위한 지출을 이전에 비해 감 축하여 소비가 감소되었든가, 그 중의 어느 하나다 그러므로 농업경영자의 생산물의 가격을 조 금이라도 올려주는 것은 화폐 그 자체의 증가가 아니라 실제로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이 세 가 지 원인 중 어느 하나를 재거하는 것이다.... 상인과 소상점주도 꼭 마찬가지로 화폐를 요구하고 있다. 즉, 시장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거래하는 물품의 판로를 구하고 있다....부가 이 손에서 저 손으로 끊임없이 이전하고 있을 때 한 나라는 가장 번영한다"(더들리 노스, ?상업론 “, 런던, 1691년, pp. lI-15 이곳 저곳). 헤렌슈반트(Herrenschwand)의 모든 공상적인 제안은 결 국 다음과 같은 것이다. 즉, 상품의 본성으로부터 발생하는 [따라서 상품유통에서 나타나는] 모 순이 유통수단을 증가시킴으로써 제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과정 및 유통과정의 정체 (停滯; stagnation)를 유통수단의 부족으로 설명하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컨대 정부의 졸렬한 '통화조절(通貨調節)'로 말미암은 유통수단의 현실적 부족이 정체를 야기할 수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일정한 기간에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화폐의 총량은, 한편으로는 유통하는 상품의 가격총액에 의해 규정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통의 대립적 과정들의 변환속도에 의해 규정된다. 이 가격총액 중 평균적으로 몇 분의 1이 동일한 화폐조각에 의해 실현될 수 있는가는 이 변환속도에 의해 규정
된다. 그런데 상품들의 가격총액은 각 상품종류의 양과 가격에 의존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격, 유통상품의 양, 그리고 화폐의 유통속도-는 각각 상이한 조건에서 다른 방향으로 변동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과 이것에 의해 제약되는 유통수단의 양도 역시 이 세 개 요소의 수많은 조합에 따라 변동할 것이다. 여기서는 이 조합들 중 상품가격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만을 들어보기로 한다.
상품가격이 불변(不變)인 경우, 유통수단의 양이 증가할 수 있는 것은 유통상품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든가 화폐의 유통속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품량의 감소 또는 유통속도의 증가에 따라 유통수단의 양은 감소할 수 있다.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上昇)하면서, 유통수단의 양이 불변일 수 있는 것은, 유통상품의 양이 상품가격이 오르는 것과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경우나, 유통상품의 양은 불변인 채 화폐의 유통속도가 가격의 상승과 같은 속도로 증가하는 경우다. 유통수단의 양이 감소할 수 있는 것은 상품량이 가격상승보다 더 급속하게 감소하거나 유통속도가 가격의 상승보다 더 급속하게 증가하는 경우다.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下落)하면서, 유통수단의 양이 불변일 수 있는 것은, 상품가격이 하락하는 것과 같은 비율로 상품량이 증가하거나, 가격이 하락하는 것과 같은 비율로 화폐의 유통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다. 유통수단의 양이 증가할 수 있는 것은, 상품가격이 하락하는 것보다 더 급속히 상품량이 증가하던가, 상품가격이 하락하는 것보다 더 급속히 유통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다.
여러 가지 요소들의 변동은 서로 상쇄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요소들의 끊임없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실현되어야 할 상품가격의 총액과, 그에 따른 유통화폐량은 불변일 수 있다. 그러므로 비교적 장기간을 두고 관찰할 때, 각국에서 유통하는 화폐량은 [산업공황과 상업공황으로부터, 또 드물게는 화폐가치 자체의 변동으로부터 야기되는 주기적인 격렬한 혼란을 제외하면] 첫눈에 예상하는 것보다는 그 평균수준으로부터의 편차가 훨씬 작다.
유통수단의 양은 유통상품의 가격총액과 화폐유통의 평균속도에 의해 규정된다는 법칙(주석 29: "한 나라의 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화폐에는 일정한 한도와 크기가 없다. 그보다도 많거 나 적으면 산업에 해를 미칠 것이다. 그것은 마치 소매상업에서 은화의 거스름돈을 주거나 최 저 액면의 은화로도 결제할 수 없는 지불을 위해 일정한 금액의 파싱 {farthing: 영국의 청동 화, 1/4페니 }이 필요한 것과 꼭 마찬가지다....이제 상업에 필요한 파싱화의 규모가 사람들의 수나 그들의 교환의 빈도로부터 추정할 수 있고 또 특히 최저 액면의 은화의 가치로부터 추정 할 수 있다면,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산업에 필요한 화폐(금화와 은화)의 크기도 역시 교환 의 빈도로부터, 또 지불액의 대소에 의해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W. 페티, ?조세공납론?, 런던, 1667년, p. 17). 영(A. Young)은 그의 저서 ?정치산술?(런던, 1774년) 가운데 "물가는 화폐량에 의존한다"라는 하나의 특별한 장(p. 112 이하)에서 스튜어트(James Steuart) 등의 비 판으로부터 흄(David Hume)의 학설을 옹호했다. 나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p. 168 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그(A.. 스미스)는 전혀 그릇되게 화폐를 단순한 상품으로 고찰함으로써, 유통하는 화폐량에 관한 문제를 슬그머니 젖혀 놓고 있다." 이 말은 A. 스미스 가 자기 자신의 이론을 전개하면서 화폐를 고찰하고 있는 곳에서만 타당하다. 그러나 그는 때 때로 예컨대 이전의 경제학설들을 비판할 때에는 옳은 발을 하고 있다. "주화량(화폐유통량)은 유통되어야 하는 상품량의 가치에 의해 결정되며....한 나라 안에서 매년 구입. 판매되는 재화 의 가치는 그것을 유통시키고 정당한 소비자들에게 분배하기 위해 일정한 화폐랑을 필요로 하 며, 그 이상의 화폐를 사용하지 않는다. 유통의 수로(水路: channel)는 그것을 채우기에 충분한 금액을 필연적으로 끌어들이며 그 이상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국부론?,동아출판사, (상)419쪽, 420쪽). 이와 마찬가지로 스미스는 자기의 저서를 정식으로는 분업에 대한 예찬으 로 시작하고 있으나, 뒤에 재정수입의 원천을 논하고 있는 마지막 편에서는 때때로 자기의 스 승인 퍼거슨(Adam Ferguson)이 행한 분업 비난을 재생산하고 있다{“국부론?,(하) 272-273 쪽 참조}) 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 즉, 상품들의 가치총액과 그 변태의 평균속도가 주어져 있을 때, 유통하는 화폐량[또는 화폐재료량]은 화폐 자신의 가치에 달려 있다고. 이와는 반대로, 상품가격은 유통수단의 양에 의해 결정되며, 유통수단의 양은 또한 한 나라에 존재하는 화폐재료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환상(주석 30: "어느 나라에서나 국민들 사이에 유통하는 금과 은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물가는 분명히 올라갈 것이다. 또 어떤 나라를 막론하고 금과 은이 감소할 때 모든 물가는 화폐의 이러한 감소에 비례해서 하락하지 않을 수 없다"(반더린트[Jacob Vanderlint], ?화폐만능론?, 런던, 1734년, p. 5). 반더린트의 저서와 흄의 ?논문집?을 상세히 비교해 보면, 흄이 반더린트의 이 [확실히 중요한] 저서를 알았고 또 이용했다는 것을 나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유통수단의 양이 가격을 규정한다는 견해는 바본(Nicholas Barbon)과 그보다도 훨씬 더 이전의 저술가들에서도 볼 수 있다. 반더린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유무역에 의해서는 아무런 불편도 일어날 수 없고, 막대한 이익만이 생길 수 있다. 왜냐하면, 만약 어떤 나라의 금이 자유무역 때문에 감소한다면-보호 관세와 수입금지는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그 금을 받아들이는 나라에서는 국내에 금이 늘어나서 물가가 한꺼번에 오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우리나라의 공업제품과 기타 온갖 물건의 가격은 떨어져 무역수지가 우리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며, 화폐는 국내로 다시 흘러 들어오게 될 것이다"(같은 책, pp. 43-44).)은, 그 최초의 주창자들이 채택한 엉터리 가설-즉, 상품은 가격을 가지지 않고 유통과정에 들어가며, 또 화폐도 가치를 가지지 않고 유통과정에 들어가, 거기에서 잡다한 상품집단의 일정한 부분이 귀금속더미의 일정한 부분과 교환된다. -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석 31: 개별적 상품종류가 각각의 가격에 의해 모든 유통상품의 가격총액의 한 요소를 구성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금과 은의 총량과 교환되는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우리가 상품세계를 하나의 단일한 상품총체로 간주하고 각 개별 상품은 오직 그 총체의 한 부분을 이룬다고 대담하게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은 훌륭한 계산 예가 나온다. 상품총체=X킬로그램의 금, 상품 A=상품총체의 일정부분=X킬로그램의 금 중 그에 해당하는 부분.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이 엉터리를 매우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세계에 현존하는 금과 은의 총량을 세계에 현존하는 전체 상품의 총량과 대비시킨다면, 하나 하나의 생산물 또는 상품을 금과 은의 총량의 일정한 부분과 대비시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세계에는 오직 한 종류의 생산물 또는 상품이 존재한다고 [다시 말해 오직 한 가지 물건만이 판매된다고] 가정하며, 또 그것은 화폐와 마찬가지로 분할될 수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이 상품의 일정량은 화폐총량의 해당부분과 대응하게 되며, 전체 상품의 절반은 전체 화폐의 절반과 대응하게 될 것이다....물건의 가격 결정은 근본적으로는 항상 물건의 총량과 화폐상징의 총량 사이의 비례에 의존할 것이다"(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저작집?, 제3권, pp. 12-13). 리카도와 그의 제자들인 제임스 밀, 오버스톤(Lord Overstone) 등이 이 이론을 한층 더 발전시킨 데 대해서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pp. 179-185 및 p. 169-177을 보라. J. S. 밀은 그의 특유 한 절충주의적 논리를 가지고 자기의 부친인 제임스 밀의 견해와 그것에 정반대되는 견해를 동 시에 수용하는 재주를 피우고 있다. 그의 개설서인 ?정치경제학원리?의 본문과 [그가 현대의 애덤 스미스라고 자처하고 나선] 제1판 서문을 비교해 본다면, 우리는 이 사람의 소박성이나 이 사람을 정말 새로운 애덤 스미스로 믿은 일반 독자의 소박성 중 어느 것에 더 놀래야 할지 모르게 된다. 애덤 스미스에 대한 J. S. 밀의 관계는 바로 웰링턴 공작에 대한 월리엄즈 장군 {크리미아 전쟁 중 아르메니아의 카스 성을 수비한 터키 군대를 지휘한 영국 군인인데, 그 성 이 러시아 군대에게 함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뒤에 장군과 준남작(barbonet)이 되었다.}의 관계 와 비슷하다. 경제학 분야에서 J. S. 밀의 독창적 연구는 [넓이에서나 깊이에서나 보잘것없는 것인데] 1844년에 발간된 ?정치경제학의 약간의 미해결 문제들?이라는 그의 소책자에 모두 그대로 들어있다. 로크(J. Locke)는 금과 은에는 가치가 없다는 것과, 금과 은의 가치는 양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과의 관련을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금과 은에 상상 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데 동의했으므로....이 두 금속의 내재적 가치는 그것들의 양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몇 가지 고찰?,1691년, ?저작집?, 1777년판, 제2권, p. 15).)
(c) 주화(coin). 가치의 상징
화폐는 유통수단으로서의 기능에 의해 주화의 형태를 취한다. 상품의 가격[즉, 화폐명칭]이 머리 속에서 대표하고 있는 금의 중량은 유통과정에서는 그것과 동일한 명칭을 가지는 금조각 또는 주화로서 상품과 대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격의 도량표준의 확 {예: 1 파운드=20s.=240d.}과 마찬가지로 주화의 제조도 국가의 일이다. 금과 은이 주화로서 몸에 두르는 [그리고 그것들이 세계시장에 나타날 때는 다시 벗어버리는] 여러 가지 국민적 제복은 상품유통의 국내 [또는 국민적] 영역과 그 일반적인 세계시장 영역이 분리되어 있음을 가리킨다.
따라서 금주화와 금덩어리(bullion)는 단지 외형상으로만 구별될 뿐이고, 금은 언제라도 한 형태에서 다른 형xo로 전환될 수 있다.(주석 32: 주조수수료(seigniorge)와 같은 상세한 것을 논하는 것은 물론 나의 목적 밖의 일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무료로 주조한다"고 하는 '관대한 아량'에 감탄하고 있는 낭만주의적 아첨꾼인 아담 뮬러(Adam Muller)에 대해서는 더들리 노스의 다음과 같은 견해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금과 은은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스페인으로부터 다량의 금과 은이 도착하면....그것은 조폐소로 운반되어 주조된다. 머지않아 수출될 금덩어리에 대한 수요가 다시 나타날 것이다. 만약 그때 금덩어리는 없고 전부 다 주조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들을 다시 녹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도 손실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소유자는 주조에 따른 비용, 즉 주조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국민은 쓸데없는 손해를 보는데, 그것은 마치 노새에게 먹이기 위해 짚으로 새끼를 꼰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상인{노스 자신은 찰즈 2세 시대(1660-85)의 최대의 상인 중의 한 사람이었다}이 주조수수료를 지불해야 된다면 그는 자기가 소유한 은을 상당한 이유 없이는 조폐소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조된 화폐는 주조되지 않은 은보다 항상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노스, 앞의 책, p. 18).) 주화는 조폐소로부터 나오자마자 곧 용해될 수도 있다. 유통하는 동안 금주화는 어떤 것은 많이 어떤 것은 적게 마멸된다. 금화의 명칭[즉, 법정 무게]과 그것의 실체[즉, 실질적 무게]가 점차 서로 분리되는 과정이 시작된다. 명칭이 같은 금화들도 중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치가 동일하지 않게 된다. 유통수단으로서의 금의 무게는 가격의 도량표준으로서의 금의 무게로부터 이탈하고, 그리하여 가격을 실현할 상품들의 진정한 등가물로 될 수 없게 된다.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중세 및 근세의 주화사는 이와 같은 혼란의 역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화를 금의 금속적 실재로부터 금과 닮은 것으로 전환시키는 [즉, 주화를 그 공인된 금속실체의 상징으로 전환시키는] 유통과정의 자연발생적 경향은[금속상실의 정도에 따라 금화를 통용불능이라고 폐기시키는]가장 근대적인 법률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는 바이다.
만약 화폐의 유통 그 자체가 주화의 실질적 무게를 그 법정 무게로부터 분리시키고, 기능으로서의 주화를 금속으로서의 주화와 분리시킨다면, 화폐유통에는 벌써 금속화폐를 다른 재료로 만든 토큰(token)[즉, 주화의 기능을 수행하는 상징]으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 금 또는 은의 매우 작은 중량을 주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곤란하다는 사정과, 최초에는 고급금속 대신 저급금속-금 대신 은, 은 대신 구리-이 가치척도로 쓰였고 [고급금속에 의해 쫓겨날 때까지] 저급금속이 화폐로 유통하고 있었다는 사정은, 은제나 동제의 토큰이 금화의 대리자로 역할하는 것을 역사적으로 설명해 준다. 은과 구리가 금을 대리하는 것은, 금화가 가장 급속하게 유통하는, 따라서 가장 급속히 마멸하는 상품유통영역 [다시 말해 매매가 매우 소규모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영역]에서다. 이러한 금의 대리물이 금 자체의 지위를 영구히 차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은 금 대신 이들 금속을 받아들일 수 있는 비율을 매우 낮게 규정하고 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주화가 각각 유통하는 특수한 경로들은 물론 서로 뒤엉켜 있다. 은제나 동제의 토큰은 가장 작은 금화의 몇 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의 지불을 위해 금과 나란히 나타난다. 금은 끊임없이 소액유통에 들어오지만, 은 . 동제의 토큰과 교체되어 끊임없이 거기에서 쫓겨난다.(주석 33: "만약 은화가 소액지불용에 필요한 양을 결코 초과하지 않는다면, 다액지불에 사용할 만큼 거대한 은화를 모을 수가 없다. 다액의 지불에서 금화를 사용하면 필연적으로 소매상업에서도 금화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금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소액의 구매에 금화를 지불하고 거스름돈으로 은화를 받게된다. [소매상의 수중에 집중되어 그를 귀찮게 만들었을] 과잉의 은화는 이와같은 방법으로 그의 손을 때나 일반적 유통으로 살포된다. 그러나 만약 은화가 금화 없이도 소액거래를 감당할 만큼 많이 있다면, 소매상은 소액의 구매에 대해 은화만을 받지 않을 수 없고, 그리하여 은화는 필연적으로 그의 수중에 축적되지 않을 수 없다"(뷰캐넌[David Buchanan], ?영국의 조세 및 상업 정책의 연구?, 애딘버러, 1844년, pp. 248-249).)
은제나 동제의 토큰의 금속무게는 법률에 의해 임의로 규정된다. 그것들은 유통에서 금화보다 더 빨리 마멸된다. 그러므로 그것들의 주화기능은 사실상 그것들의 중량[즉, 가치]과는 관계없다. 금의 주화로서의 기능은 금
떨어져 나와 독립하고, 그 부분생산물을 이제는 독립상품으로 시장에 내보내게 된다. 주위의 사정은 이 분리과정을 위해 성숙되어 있을 수도 있고 성숙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 어떤 하나의 사회적 욕망을 충족시키고 있는 생산물이 내일에는 어떤 유사한 종류의 생산물에 의해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쫓겨날지도 모른다. 더욱이 아마포 직포자의 노동이 비록 사회적 분업의 일환으로 공인되어 있다 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아직 그의 20미터의 아마포가 유용하리라는 보장은
되지 않는다. 만약 [기타의 모든 사회적 욕망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한계가 있는 아마포에 대한 사회적 욕망이 벌써 그 경쟁자들에 의해 충족되어 버렸다면, 우리 친구의 생산물은 여분(餘分)의 것으로, 따라서 쓸모없는 것으로 된다. 만약 선물로 줄 것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우리의 친구는 결코 선물로 주기 위해 시장에 간 것은 아니다. 그의 생산물이 사용가치를 유지하며 따라서 화폐와 교환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이번에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화폐와 교환되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물론 이에 대한 대답은 이미 상품의 가격[즉, 상품의 가치량의 지표]에 의해 예상되고 있다. 여기서 상품 소유자의 주관적인 계산착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곧바로 객관적으로 정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가 자기의 생산물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평균노동 시간만을 지출했다고 가정하자. 따라서 그 상품의 가격은 거기에 대상화되어 있는 사회적 노동량의 화폐 명칭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마포 직포업의 종래의 생산조건이 우리의 아마포 직포자의 동의도 없이 그의 배후에서 급변했다고 가정해 보자. 어제까지는 틀림없이 1미터 아마포의 생산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었던 것이 오늘은 그렇지 않게 된다. 그것은 화폐소유자가 우리 친구의 여러 경쟁자들이 내놓은 가격에 근거해 열심히 증명하는 바이다. 우리 친구에게 불행한 일은, 세상에는 동업자가 많다는 사실이다. 끝으로, 시장에 있는 모든 조각의 아마포에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만이 포함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각들의 총량(總量)은 과잉으로 지출된 노동시간을 포함할 수 있다. 만약 시장이 아마포의 총량을 미터당 10전이라는 정상적인 가격에서는 흡수할 수 없다면, 그것은 사회적 총 노동시간 중 너무나 많은 부분이 아마포 직포의 형식으로 지출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 결과는 각각의 개별 직포자가 자기의 개인적 생산물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보다 더 많은 노동시간을 지출한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죽더라도 다 함께'라는 식이다. 시장에 있는 모든 아마포는 단 한 개의 거래품목으로 간주되고, 그 어떤 한 조각도 그것의 한 부분으로 간주될 뿐이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1미터의 가치도 사회적으로 규정된 동질의 인간노동량의 체현(體現)일 뿐이다.(역자 주: 마르크스는 1878년 11월 28일자로 다니엘슨[N. F. Danielson: ?자본론?의 러시아어 번역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정정할 것을 제의했다. "그리고 사실상 1미터의 가치는 아마포의 총량에 지출되어 있는 사회적 노동의 일부의 체현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 마르크스가 가지고 있던 ?자본론?, 제1권, 독일어 제2판에 이차 같은 수정이 가해져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르크스의 글씨가 아니었다.)
이와 같이 상품은 화폐를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 사회의 생산유기체의 양적 편성[유기체의 각종 요소들을 분업체계로 통합하는 것]은 그 질적 편성과 마찬가지로 자연발생적이고 우연적이다. 그러므로 상품소유자들은, [자기들을 독립된 사적 생산자로 만드는] 바로 그 분업이 사회적 생산과정과 이 과정에서의 그들의 관계를 그들 자신의 의지로부터 독립된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과, 그들 상호간의 독립성은 그들의 생산물을 통한 전면적인
상호의존체제에 의해 보완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분업은 노동생산물을 상품으로 전환시키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노동생산물의 화폐로의 전환을 불가피하게 한다. 동시에, 분업은 이 전환의 성공 여부를 우연적인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현상을 순수한 상태에서 고찰해야 하기 때문에, 전환의 정상적인 진행을 전제할 것이다. 어쨌든 상품이 팔리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형태변환은 항상 일어난다. 비록 변환되는 실체-가치량-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거나 증가할 수도 있지만 판매자는 자기의 상품을 금과 바꾸며, 구매자는 자기의 금을 상품과 바꾼다. 여기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상품과 금이 [즉, 20미터의 아마포와 2원이] 소유자의 손과 위치를 바꾸었다는 사실, 즉 그것들이 서로 교환되었다는 사실이다. 상품은 무엇과 교환되는가? 그 자신의 가치(價値)가 취하는 일반적 모습과 교환된다. 그리
고 금은 무엇과 교환되는가? 그 자신의 사용가치(使用價値)의 하나의 특수한 모습과 교환된다. 어째서 금은 아마포에 대해 화폐로 대립하는가? 2원이라는 아마포의 가격, 즉 아마포의 화폐 명칭이 벌써 화폐로서의 금에 대한 아마포의 관계를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이 그 본래의 상품형태를 벗어버리는 것은 상품의 판매에 의해 완수된다. 다시 말해, 그 상품의 사용가치가 [그 상품의 가격에 오직 상상적으로만 표현되어 있는] 금을 현실적으로 자기 측에 끌어오는 그 순간에 완수된다. 그러므로 상품가격의 실현[즉, 상품의 단순한 관념적인 가치형태의 실현]은 동시에 역( 逆)으로 화폐의 단순한 관념적인 사용가치의 실현이며, 상품의 화폐로의 전환은 동시에 화폐의 상품으로의 전환이다. 이 하나의 과정은 이면적(二面的)인 과정으로서, 상품소유자의 측에서는 판매이고 반대의 극인 화폐소유자의 측에서는 구매이다. 바꾸어 말해, 판매는 구매이며, C-M은 동시에 M-C이다.(주석 17: "모든 판매는 구매다"(케네, ?상업 및 수공업자의 노동에 대한 대화“, ?중농학파?, 데르 편, 제1부, 파리, 1846년, p. 170). 또는 케네가 그의 ?일반준칙? 에서 말하고 있는 바로는 "파는 것은 사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고찰한 경제적 관계는 상품소유자들 사이의 관계[자기의 노동생산물을 다른 사람에게 내어줌으로써만 다른 사람의 노동생산물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관계]뿐이다. 그러므로 어떤 상품 소유자에게 다른 사람이 화폐소유자로서 상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은, 후자의 생산물이 처음부터 화폐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든지[즉, 화폐재료인 금이든지], 또는 후자의 상품이 벌써 그 본래의 유용한 물건 형태를 벗어버렸기 때문이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금이 화폐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어떤 지점에서 상품시장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지점은 금의 생산지인데, 거기에서 금은 직접적인 노동생산물로 동일한 가치의 다른 노동생산물과 교환된다. 그러나 이 순간부터 금은 언제든지 어떤 상품의 실현된 가격을 표현한다.(주석 18: "한 상품의 가격은 오직 다른 상품의 가격으로 지불할 수 있다"(메르시에 드라 리비에르[Mercier de la Riviere), ?정치사회의 자연적 및 본질적 질서?, 데르 편, ?중농학파?, 제2부, p. 554).) 금의 생산지에서 상품과 금이 교환되는 것을 제외한다면, 금은 어떤 상품소유자의 수중에 있든 그가 양도한 상품의 전형(轉形)된 형태이며, 판매[즉, 제1의 상품 변태인 C-M]의 산물이다.(주석 19: "화폐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먼저 판매하지 않으면 안 된다"(같은 책, p. 543)) 금이 관념적 화폐 또는 가치척도로 된 것은, 모든 상품이 자기의 가치를 금으로 측정하며 그리하여 금을 자기들의 가치모습[재화로서의 자기들의 본래의 모습의 상상적인 대립물]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이 실제의 화폐로 된 것은, 상품들이 자기들의 전면적인 양도에 의해 재화로서의 자기들의 본래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금을 자기들의 가치의 현실적인 화신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치모습을 취하면 상품은 그 본래의 사용가치[또한 그 상품을 창조한 특수한 유용노동]의 온갖 흔적을 벗어버리고 무차별적 인간 노동의 한결같은 사회적 체현으로 전환된다. 그러므로 화폐를 보아서는 [그것으로 전환된] 상품이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 화폐형태 하에서는 모든 상품이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쓰레기가 결코 화폐는 아니지만 화폐는 쓰레기를 표현할 수도 있다. 우리의 아마포 직포자가 자기의 상품을 양도하고 얻은 두 개의 금화는 이전에 1쿼터의 밀이 전환된 형태라고 가정하자. 아마포의 판매[C-M]는 동시에 아마포의 구매[M-C]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아마포의 판매의 측면에서 보면 성경책의 구매로 끝나는 과정을 개시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아마포의 구매의 측면에서 보면 밀의 판매로부터 시작된 운동을 끝내는 것이다. C-M-C(아마포-화폐-성경책)의 첫 단계인 C-M(아마포-화폐)은 동시에, 또 다른 하나의 운동 C-M-C(밀-화폐-아마포)의 마지막 단계인 M-C(화폐-아마포)이다. 어떠한 상품의 제1변태[즉, 상품형태로부터 화폐로의 전환]는 언제나 다른 한 상품의 제2[반대의] 변태, 즉 화폐형태로부터 상품으로의 재전환이다.(주석 20: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금이나 은의 생산자는 예외인데, 그는 자기의 생산물을 미리 판매하지 않고도 다른 것과 교환한다.)
M-C. 상품의 제2의 또는 최종의 변태, 즉 구매
화폐는 다른 모든 상품의 전환된 모습, 또는 그것들의 일반적 양도 (讓渡)의 산물이므로 아무런 제약이나 조건없이 양도할 수 있는 상품이다. 화폐는 모든 가격을 반대방향으로 읽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화폐 자신의 상품화에 재료를 제공하는 모든 상품체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l원=1미터의 아마포, 또는 1그램의 커피, 또는 1개의 저고리 등을 생각하라.} 그와 동시에 상품의 가격[즉, 상품들이 화폐에 던지는 사랑의 눈짓]은 화폐의 전환능력의 한계를, 즉 화폐 자신의 양을 표시한다. 상품은 화폐로 되면 그 자체는 사라져 버리므로 화폐만을 보아서는 그것이 어떻게 그 소유자의 손에 들어왔는지 무엇이 그것으로 전환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화폐가 어디로부터 왔건 화폐에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화폐는 한편으로는 판매한 상품을 대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구매할 상품을 대표한다.(주석 21: "우리 수중에 있는 화폐는 우리가 구매하려는 물건들을 대표하며, 또한 우리가 이 화폐를 받고 판매한 물건들을 대표한다"(메르시에 드 라 라비에르, 앞의 책, p. 586).)
M-C[구매]는 동시에 C-M(판매)이다. 따라서 어떤 상품의 최후의 변태는 동시에 다른 상품의 최초의 변태이다. 우리의 아마포 직포자에게 그의 상품의 생애는 그가 2원을 재전환시킨 성경책으로 끝난다. 그러나 성경책의 판매자는 아마포 직포자로부터 받은 2원을 위스키로 전환시킨다고 하자. M-C, 즉 C-M-C(아마포-화폐-성경책)의 최종단계{최종변태}는 동시에 C-M, 즉 C-M-C(성경책-화폐-위스키)의 제1단계다. 상품생산자는 오직 어떤 한 가지 생산물만을 시장에 공급하기 때문에 그는 생산물을 보통 대량으로 판매하지만, 다른 한편 그의 욕망은 다방면에 걸치므로 실현된 가격[즉, 손에 넣은 화폐액]을 끊임없이 수많은 구매로 분산시키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하나의 판매는 여러 가지 상품의 수많은 구매로 나누어진다. 그리하여 한 상품의 최종변태는 다른 상품들의 제1변태의 합계로 이루어지고 있다{성경책을 판 사람이 위스키뿐 아니라 구두 . 신문 . 아이스크림 등등을 산다.}
이제 여기서 한 상품의 변태 전체를 고찰해 보면, 우선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것이 상호보완적인 두 개의 반대의 운동, 즉 C-M 과 M-C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상품의 이 두 가지 반대의 변태는 상품소유자가 참가하는 두 개의 반대의 사회적 과정을 통해 행해지며, 또 그 상품소유자의 두 개의 반대의 경제적 역할에 반영된다. 그는 판매의 당사자로서는 판매자로 되며, 구매의 당사자로서는 구매자로 된다. 그러나 상품의 변태에서 상품의 두 형태인 상품형태와 화폐형태는 오직 서로 대립하는 두 극에서만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동일한 상품소유자도 그가 판매자인 경우에는 다른 사람은 구매자로 대립하고, 그가 구매자인 경우에는 다른 사람은 판매자로 대립한다. 동일한 상품이 서로 반대되는 두 변태[즉, 상품으로부터 화폐로, 또 화폐로부터 상품으로의 변태]를 연속적으로 경과하는 것처럼, 동일한 상품소유자가 역할을 바꾸어 가면서 판매자로도 구매자로도 되는 것이다. 따라서 판매자로 되는 것과 구매자로 되는 것은 결코 고정된 역할이 아
니고 상품유통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변경된다.
한 상품의 변태 전체는, 그 가장 단순한 형태에서도, 4개의 극과 3인의 등장인물을 전제로 한다(역자 주: 밀 - 화폐 - 아마포
아마포 -화폐 - 성경책
성경책 - 화폐 -위스키) 우선 상품은 그 가치모습으로서의 화폐와 대면하는데, 이 화폐는 구매자의 주머니 속에서 견고한 물적 실재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상품소유자는 화폐소유자와 대립한다. 이제 상품이 화폐로 전환된다면 그 화폐는 상품의 일시적인 등가형태로 되는데, 이 등가형태의 사용가치는 다른 상품체들 속에서 발견된다. 제1의 상품변태의 종점으로서의 화폐는 동시에 제2변태의 출발점으로 된다. 따라서 제1변태에서의 판매자는 제2변태에서는 구매자로 되며, 거기에서는 제3의 상품소유자가 판매자로 그에게 대립한다.(주석 22: "따라서 4개의 종점과 3인의 계약당사자가 있고, 그 중의 한 사람은 두 번 등장한다"( 르 트로느, 앞의 책, p. 909).)
상품변태를 이루는 서로 반대방향의 두 운동국면은 하나의 순환을 이룬다. 즉, 상품형태, 상품형태의 탈각, 상품형태로의 복귀가 그것이다. 어쨌든 상품 그 자체는 여기서는 모순적으로 규정된다. 상품은 그 소유자에게 출발점에서는 비사용가치고 종점에서는 사용가치다. 또한 화폐도 첫째 국면에서는 상품이 전환된 견고한 가치결정체로 나타나지만, 둘째 국면에서는 상품의 순간적인 등가형태로 해소되어 버린다.
어떤 하나의 상품의 순환을 이루고 있는 두 개의 변태는 동시에 다른 두 개의 상품의 반대방향으로의 부분적 변태를 이루고 있다. 하나의 상품(아마포)이 그 자신의 변태의 계열을 개시하는 동시에 다른 상품(밀)의 변태를 종결짓는다. 아마포는 자기의 제1변태인 판매에서는 이와 같은 두 개의 역을 한 몸으로 연출한다. 그러나 일단 금으로 전환된 뒤에는, 그것은 그 자신의 제2의 최종적인 변태를 완성하고, 그와 동시에 제3의 상품의 제1변태가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이와 같이 각
상품의 변태계열이 그리는 순환은 다른 상품들의 여러 순환과 뗄 수 없을 정도로 뒤엉켜 있다. 이러한 과정 전체가 상품유통(circulation of commodities)을 구성한다.
상품유통(商品流通)은 형태에서뿐 아니라 본질에서도 직접적 생산물교환{물물교환}과는 구별된다. 사태의 경과를 잠시 되살펴 보자. 아마포 직포자는 사실상 아마포를 성경책과, 즉 자신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교환했다. 그러나 이 현상은 오직 그 자신에게만 진실인 것이다. 차가운 책보다는 뜨거운 위스키를 좋아하는 성경책 판매자는 성경책을 주고 아마포를 손에 넣으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마포 직포자도 밀이 자기의 아마포와 교환되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한다. B의 상품이 A의 상품으로 바꾸어지지만, A와 B가 서로 자기들의 상품을 교환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A와 B가 상호간 서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와 같은 특수한 관계는 상품유통의 일반적 조건들에 의해 생기는 필연적 결과는 결코 아니다 상품유통에서 우리들은, 한편으로는 상품교환이 어떻게 직접적인 생산물교환의 개인적 및 지방적 한계를 타파하고 인간노동의 물질대사를 발전시키는가를 보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품교환이 어떻게 완전히 당사자들의 통제밖에 있는 자연발생적인 사회적 연결망을 발전시키는가를 보게 된다. 직포자가 아마포를 팔 수 있는 것은 농민이 이미 밀을 팔았기 때문이고, 애주가가 성경책을 팔 수 있는 것은 직포자가 이미 아마포를 팔았기 때문이며, 위스키 양조업자가 위스키를 팔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 이미 영원한 생명의 물 {성경책}을 팔았기 때문이다. 등등.
그러므로 유통과정은 직접적 생산물교환과 같이 사용가치의 장소나 소유자를 바꾸는 것에 의해 소멸하지 않는다. 화폐는 한 상품의 변태계열로부터 마지막으로 탈락한다고 하더라도 소멸하지는 않는다. 화폐는 언제나 상품들이 비워준 장소에 가라앉는다. 예컨대, 아마포의 총변태(아마포-화폐-성경책)에서는, 우선 아마포가 유통에서 탈락하고 화폐가 그 자리를 차지하며, 그 다음 성경책이 유통에서 탈락하고 화폐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한 상품이 다른 상품을 대체하면 화폐상품은 제3자의 손에 붙게 된다.(주석 23: 이 현상은 매우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 특히 속류자유무역론자들은 대체로 이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유통은 끊임없이 화폐라는 땀을 쏟아낸다.
모든 판매는 구매이고 모든 구매는 판매이기 때문에, 상품유통은 판매와 구매 사이의 필연적인 균형을 낳는다는 이론처럼 황당무계한 이론도 없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현실에서 행해진 판매의 수가 현실에서 행해진 구매의 수와 동일하다는 것이라면,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동어반복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판매자가 자기 자신의 구매자를 시장에 데려온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판매와 구매는 대극적(對極的)으로 대립하고 있는 두 인물, 즉 상품소유자와 화폐소유자 사이의
교환관계로서는 하나의 동일한 행위이다. 그러나 판매와 구매는 동일한 인물의 행동으로서는 대극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두 개의 행위다. 그러므로 판매와 구매의 동일성 {C-M}은, 만약 상품이 유통이라는 연금술사의 증류기 속에 투입된 뒤 화폐의 모습으로 다시 빠져나오지 않는다면 [즉, 상품소유자에 의해 판매되지 못하며 따라서 화폐소유자에 의해 구매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상품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동일성은 다음과 같은 사실[즉, 만약이 과정(C-M)이 완성된다면 그 상품은 더 이상의 변태를 중단하고 장단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도 내포하고 있다. 상품의 제1변태는 판매이기도 하고 구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부분과정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독립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구매자는 상품을 가지게 되고 판매자는 화폐[즉, 언제나 유통할 수 있는 형태의 상품]를 가지게 된다. 다른 사람 누군가가 구매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판매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 자신이 판매했다고 해서 즉시로 구매할 필요는 없다. 유통은 물물교환에 존재하는 [자기 생산물의 양도와 타인 생산물의 취득 사이의] 직접적 동일성을 판매와 구매라는 대립적 행위로 분열시킴으로써 물물교환의 시간적. 장소적 .개인
적 한계를 타파한다. 서로 독립적이고 대립적인 과정들[판매와 구매]이 하나의 내적 통일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또한 바로 그 과정들의 내적 통일이 외적 대립을 통해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두 과정은 서로 보완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적으로는 독립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두 과정의 외적 독립화가 일정한 점에 도달하면 그 내적 통일은 공황(crisis)이라는 형태를 통해 폭력적으로 관철된다. 상품에는 다음과 같은 대립과 모순이 내재한다. 사용가치와 가치의 대립, 사적 노동이 동시에 직접적으로 사회적인 노동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모순, 특수한 구체적 노동이 동시에 추상적 일반적 노동으로서만 계산된다는 모순, 물건의 인격화와 인격의 물건화 사이의 대립. 상품에 내재하는 이러한 대립과 모순이 한 상품의 변태의 대립적인 국면들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의 운동형태{예: 판매와 구매 사이의 시간적 간격}를 전개한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들은 공황의 가능성을, 그러나 오직 가능성만을 암시하고 있다. 이 가능성이 현실성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유통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온갖 조건들이 필요하다. (주석 24: J. 밀에 대해 내가 말한 것,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pp. 96-98 참조. 여기에서 부르주아 경제학의 변호론적 특징을 두 가지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상품유통과 직접적 생산물교환 사이의 차이점을 무시함으로써 이 둘을 동일시하는 것.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의 당사자들의 관계[착취관계]를 상품유통에서 발생하는 단순한 관계로 해소시킴으로써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의 모순을 부정하려는 시도. 그러나 상품생산과 상품유통은 [비록 그 범위와 중요성은 다를지라도] 매우 다양한 생산양식들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들에 공통적인 상품유통의 추상적 범주들을 알고 있다 할지라도, 그 생산양식들의 특징적 차이점을 전혀 알지 못하며, 따라서 그것들을 판단할 수 없다. 초보적인 평범한 것을 가지고 그처럼 굉장히 떠들어대는 것은 경제학 이외의 다른 과학에서는 없는 일이다. 예컨대, J. B. 세이는, 상품이 생산물이라는 것을 자기가 알고 있다고 해서 공황에 관해 판단을 내리려고 덤벼든다{그는 생산물과 생산물 사이의 교환을 전제로 공황(과잉 생산)의 불가능성을 주장한다}.)
(b) 화폐의 유통
노동생산물의 물질대사가 완수되는 형태변환 C- M- C는, 동일한 가치가 상품으로서 과정의 출발점이 되고, 또 상품으로서 다시 동일한 점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상품운동은 순환(循環)이다. 다른 한편, 이 운동형태는 화폐를 순환으로부터 배제한다. 그 결과 화폐가 그 출발점으로부터 끊임없이 멀리 떨어져나 가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일은 없다. 판매자가 자기 상품의 전환된 모습(즉, 화폐)을 붙잡고 있는 동안은 상품은 여전히 제1변태의 단계에
있고, 그 유통의 전반(前半)을 경과했을 뿐이다. 그의 판매가 구매에 의해 보완되자마자, 화폐는 그 본래의 소유자의 손으로부터 또다시 멀어진다. 물론 아마포 직포자가 성경책을 구매한 뒤 또 다른 아마포를 판매한다면 화폐는 자기의 수중에 들어온다. 그러나 그 화폐는 최초의 20미터의 아마포의 유통에 의해 되돌아온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유통은 이미 화폐를 아마포 직포자의 수중으로부터 성경책 판매자의 수중으로 옮겨 놓았기 때문이다. 화폐가 직포자에게 들어오는 것은 새로
운 상품으로 동일한 유통과정을 새로 시작하거나 반복하기 때문이며, 이 경우도 이전의 과정과 마찬가지 결과로 끝난다. 그러므로 상품유통이 화폐에 직접 부여하는 운동형태는 화폐가 출발점으로부터 끊임없이 멀어져간다는 것, 화폐가 어떤 상품소유자의 수증으로부터 다른 상품소유자의 수중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화폐의 유통이다.
화폐의 유통은 동일한 과정의 끊임없는 단조로운 반복이다. 상품은 언제나 판매자측에 있고 화폐는 구매수단으로 언제나 구매자측에 있다. 화폐는 상품의 가치를 실현시킴으로써 구매수단으로 기능한다. 화폐는 가격을 실현하면서 상품을 판매자의 수중으로부터 구매자의 수중으로 이전시키며, 그와 동시에 자신은 구매자의 손으로부터 판매자의 손으로 넘어가는데, 거기에서 또한 다른 상품에 대해 동일한 과정을 반복한다. 화폐운동의 이 일면적인 형태가 상품운동의 양면적인 형태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은 감추어져 있다. 상품유통의 성질 그 자체가 바로 이러한 외관을 빚어낸다. 상품의 제1변태는 화폐의 운동일 뿐 아니라 상품 자체의 운동으로 보이지만, 상품의 제2변태는 오직 화폐의 운동인 것처럼 보인다. 상품은 그 유통의 전반에서 화폐와 위치를 바꾼다. 그와 동시에 상품의 사용대상으로서의 모습은 유통에서 탈락하여 소비로 들어간다.(주석 25: 같은 상품이 여러 차례 판매되는 경우[이러한 현상은 아직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지만]에도 그 상품이 최종적으로 팔리면 유통영역을 떠나 소비영역으로 들어가 생활수단 또는 생산수단으로 역할한다.) 그 자리를 상품의 가치모습[즉, 화폐라는 유충(幼蟲)]이 차지한다. 상품은 유통의 후반을 더 이상 그 자신의 자연적인 모습대로가 아니라 화폐의 모습으로 통과한다. 이와 함께 운동의 연속성은 전적으로 화폐측에 달려 있으며, 이 동일한 운동이 상품의 입장에서는 두 개의 반대 과정을 포함하지만 화폐의 운동으로서는 언제나 동일한 과정[즉, 화폐와 다른 상품과의 끊임없는 자리바꿈]이다. 그러므로 상품유통의 결과[즉, 다른 상품에 의한 한 상품의 교체]는 마치 그 상품 자신의 형태변환에 의해 매개된 것이 아니라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의해 매개된 듯이 보이며, 마치 화폐가 [그 자체로서는 운동하지 않는] 상품을 유통시켜, 상품을 [그것이 비사용가치인] 사람의 손으로부터 [그것이 사용가치인] 사람의 손으로, 언제나 화폐 자신의 진행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이전시키는 듯이 보인다. 화폐는 끊임없이 상품이 차지하고 있던 유통장소를 차지하며, 그리하여 자기 자신의 출발점으로부터 점점 더 멀리 떨어져나가면서, 상품을 끊임없이 유통영역으로부터 끌어낸다. 그러므로 화폐유통은 사실상 상품유통의 표현에 지나지 않지만, 외관상으로는 반대로 상품유통이 화폐운동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듯이 보인다.(주석 26: "그것(화폐)은, 생산물에 의해 그것에 부여되는 운동밖에는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는다"(르 트로느, 앞의 책, p. 885).)
다른 한편, 화폐가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것은 상품가치가 화폐에서 독립적인 모습을 가지기 때문일 뿐이다. 그러므로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운동은 실제로는 상품 자신의 형태변환의 운동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상품의 변태는 일목요연하게 화폐유통에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 {엥겔스; 예컨대, 아마포는 우선 자기의 상품형태를 자기의 화폐형태로 바꾼다. 아마포의 제1변태(C-M)은의 두번째 항인 화폐형태는 다음에는 아마포의 최후의 변태(M-C), 즉 아마포의 성경책으로의 재전환의 첫번째 항으로 된다. 그러나 두 형태변환 중 어느 것도 상품과 화폐의 교환을 통해 [즉, 그것들 상호간의 위치변환에 의해] 이루어진다. 동일한 화폐조각이 상품의 양도된 모습으로 판매자의 수중에 들어갔다가, 절대적으로 양도가능한 형태의 상품으로 그 수중으로부터 떠나간다. 화폐는 두 번 위치를 바꾼다. 아마포의 제1변태는 이 화폐조각을 직포업자의 주머니 속에 넣어주며, 제2변태는 그것을 다시 끄집어낸다. 이와 같이 동일한 상품이 겪는 대립적인 두 형태변환은 동일한화폐조각이 겪는 반대방향으로의 화폐의 두 번의 위치변환에 반영된다.
오직 일면적인 상품변태[즉, 판매나 구매 중 어느 하나]가 이루어지면, 동일한 화폐는 한 번만 위치를 바꾼다. 이 화폐의 제2의 위치변환은 언제나 상품의 제2변태[즉, 화폐로부터 상품으로의 재전환]를 표현하고 있다. 동일한 화폐조각의 위치변환의 빈번한 반복은 어떤 단하나의 상품의 변태계열을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품세계 전체의 무수한 변태들의 뒤엉킨 관계도 반영하고 있다. } 그러나 물론 이 모든 사실은 오직 [여기서 고찰하는 형태인1]단순상품유통에만 타당하다는 것은 전적으로 자명하다 {C- M- C와 M- C- M은 상이하다는 점을 장조하고 있다.}.
어떤 상품도 유통에 처음 들어와 제1의 형태변환을 겪으면 유통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고 거기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이 들어온다.
이에 반해 화폐는 유통수단으로서는 언제나 유통영역에 머물러 있고 언제나 그 속에서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하여 이 유통영역이 얼마만큼의 화폐를 흡수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한 나라 안에서는 매일 동시적으로 [그러나 공간적으로 상이한 곳에서] 수많은 일면적인 상품변태가 [다시 말해, 한 편에서는 단순한 판매가, 그리고 다른 한 편에서는 단순한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상품은 그 가격에 의해 이미 상상적인 일정한 화폐량에 등치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고찰하는 직접적인 유통형태[예컨대 외상거래는 제외한다]에서는 상품과 화폐가 항상 물체로서 서로 대립하기 때문에-한 쪽은 판매라는 극(極)에 있고, 다른 쪽은 구매라는 반대 극에 있다-필요한 유통수단의 양은 이미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사실 화폐는 [상품들의 가격총액으로 이미 관념상 표현되어 있는)]금량을 현실적으로 대표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두 개의 총액이 동등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상품가치가 불변인 경우에도 상품가격은 금(화폐재료)의 가치와 함께 변동한다. 즉, 금의 가치가 떨어지면 그에 비례하여 상승하고, 금의 가치가 상승하면 그에 비례하여 떨어진다. 그리하여 금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상승
한 결과 상품들의 가격총액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그에 따라 유통되는 화폐량도 같은 비율로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많을 수 있다. 이 경우 유통수단의 양의 변동은 분명히 화폐 그 자체에 의해 야기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척도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기인하는 것이다. 상품들의 가격이 먼저 화폐의 가치에 반비례해서 변동하고, 그로부터 유통수단의 양이 상품들의 가격에 정비례해서 변동하는 것이다. 이것과 완전히 동일한 현상은 다음과 같은 경우-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은이 가치척도로서의 금을 대체하는 경우, 또는 은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금이 가치척도로서의 은을 대체하는 경우-에도 일어날 수 있다. 앞의 경우에는 이전의 금보다도 많은 양의 은이, 뒤의 경우에는 이전의 은보다 적은 양의 금이 유통될 것이다. 이 둘 중 어느 경우에도 먼저 화폐재료[즉, 가치척도로 기능하는 상품]의 가치가 변동하고, 그 때문에 상품가치의 화폐표현인 상품가격이 변동하고, 또 그 때문에 이들 가격의 실현에 필요한, 유통화폐량이 변동하게 될 것이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상품의 유통영역에는 하나의 구멍이 있어, 그것을 통해 금[또는 은, 요컨대 화폐재료]이 일정한 가치를 가지는 상품으로 유통 영역에 들어온다. 그러므로 화폐가 가치척도로 기능하기 시작할 때, 그리고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될 때, 화폐의 가치는 전제되고 있다. 가치척도 그 자체의 가치가 하락하면, 그것은 우선 귀금속의 생산지에서 귀금속과 직접 교환되는 상품들의 가격변동{가격상승}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특히 부르주아사회가 털 발전한 단계에서는] 상품들의 대부분은 오랜 기간 가치척도의 종래의 가치[이미 오래 전에 비현실적으로 되었지만]에 의해 평가될 것이다. 그렇지만 한 상품은 그들 공통의 가치관계를 통해 다른 상품에 영향을 주므로, 상품들의 금가격[또는 은가격]은 점차 그들의 상대적인 가치에 의해 규정되는 비율로 고정되고, 드디어 모든 상품가치가 화폐금속의 새로운 가치에 따라 평가된다. 이와 같은 조정과정은, [귀금속과 직접 교환되는] 상품의 대금으로 귀금속이 유입되기 때문에, 귀금속량의 계속적인 증대를 수반한다. 그러므로 상품들의 가격이 조정되어 가는 데 비례하여, 다시 말해 상품들의 가치가 귀금속의 새로운 가치(이미 떨어졌거나 어느 수준까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에 따라 평가되는 데 비례하여, 그것과 같은 속도로 이 새로운 가격의 실현에 필요한 귀금속의 추가량도 이미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금은의 새로운 생산지 발견에 뒤이어 일어난 여러 사실들을 일면적으로 관찰했기 때문에, 17세기와 특히 18세기의 사람들은 상품 가격이 오른 것은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금과 은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그릇된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화폐수량설에 대한 비판은 뒤에 있다.} 이하에서 우리는 금의 가치를 주어진 것으로 가정하는데, 우리가 한 상품의 가격을 평가하는 순간에는 실제로도 주어져 있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는 유통수단의 양은 실현되어야 할 여러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해 규정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각 상품의 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가정한다면, 상품들의 가격총액은 분명히 유통 중에 있는 상품량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만약 1쿼터의 밀의 가치가 2원이라면 100쿼터의 밀의 가치는 200원일 것이며, 200쿼터는 400원일 것이라는 것, 따라서 밀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그것이 판매될 때 그것과 위치를 바꾸는 화폐의 양도 증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특별히 머리를 쓰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다.
상품량을 주어진 것으로 전제한다면, 유통하는 화폐량은 상품가격의 변동에 따라 증감한다. 유통화폐량이 증감하는 것은, 상품들의 가격 총액이 각 상품의 가격변동의 결과 증감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모든 상품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거나 하락할 필요는 없다. 상품들의 가치총액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며, 따라서 또한 화폐의 유통량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의 주요 상품의 가격이 상승 또는 하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상품의 가격변동에 반영되는 것이 상품의 현실적인 가치변화이건 단순히 시장가격의 변동이건, 유통 수단의 양에 대한 그것의 영향은 동일하다.
1쿼터의 밀과 20미터의 아마포와 1권의 성경책과 4갤론의 위스키가 동시에 상이한 장소에서 판매된다고 [즉, 부분적인 변태가 이루어진다고] 가정하자. 각 상품의 가격이 2원, 따라서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은 8원이라고 한다면, 8원만큼의 화폐량이 유통에 들어와야 할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동일한 상품들이 다음과 같은 상품변태의 고리[즉, 1쿼터의 밀-2원-20미터의 아마포-2원-1권의 성경책-2원-4갤론의 위스키-2원이라는 고리]를 이루고 있다면, 2원은 여러 가지 상품을 유통시키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2원은 여러 상품들의 가격을 순차적으로 실현시켜 8원이라는 가격총액을 실현시키고 나서, 최후에는 위스키 양조자의 수중에서 쉬기 때문이다. 그것은 네 번 회전했으며 4
개의 유통행위를 수행했다. 동일한 화폐조각의 이와 같은 반복적인 위치변환은 상품의 이중의 형태변환[즉, 두 해의 대립적인 유통단계를 통과하는 상품의 운동]과 각종 상품의 변태의 뒤엉킨 관계에 대응하는 것이다.(주석 27: "생산물은 그것(화폐)을 운동시키며 유통시킨다....그것(화폐)의 운동속도는 그 양을 보충해 준다. 필요한 경우 그것은 일순간도 쉬지 않고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옮아간다"(같은 책, pp. 915-916).) 이 변태과정을 이루는 대립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국면들은 동시적으로 일어날 수 없고 연속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시간이 이 과정의 길이를 측정하는 척도로 된다. 다시 말해, 주어진 시간 안에 동일한 화폐조각의 회전횟수에 의해 화폐의 유통속도가 측정된다. 위에서 말한 네 가지 상품의 유통과정에 하루가 걸린다면, 실현시켜야 할 가격총액은 8원이고, 동일한 화폐조각의 1일간의 유통횟수는 4회고, 유통하는 화폐량은 2원이다. 그리하여 일정한 기간의 유통과정에서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화폐량
상품의 가치 총액
= -----------------------------------
동일한 명칭의 화폐조각의 회전회수
이 법칙은 일반적으로 타당하다. {흔히 말하는 M= PT/V.}
주어진 기간의 한 나라의 총상품유통은, 한편으로는 동일한 화폐 조각이 단 한 번만 위치를 바꾸는[1회만 유통할 뿐인] 다수의 분산적이고 동시적인 부분적 변태[즉, 일방적인 판매 또는구매]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동일한 화폐조각이 많든 적든 여러 차례 회전하는 [부분적으로는 서로 병행하고 부분적으로는 서로 뒤엉켜 있는] 수많은 변태계열로 이루어지고 있다. 각 화폐조각이 얼마나 자주 회전하는가는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통 중에 있는 동일한 명칭의 모든 화폐의 총회전회수를 알기만 하면 개개의 화폐조각의 평균회전횟수, 또는 화폐
유통의 평균속도를 알 수 있다. 예컨대 하루의 시초에 유통과정에 투입되는 화폐량은 [나란히 동시에 유통하는]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해 규정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유통과정 안에서는 한 개의 화폐조각{예: 10,000원 권}은 다른 화페조각{예: 5,000원 권}과 연대책임을 지고 있다. 만약 그들 중의 하나가 자기의 유통속도를 빠르게 하면, 다른 화폐조각은 유통속도가 둔화되거나 유통 영역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왜냐하면, 유통영역은 오직 일정한 금량[이 금량에 평균회전회수를 곱하면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과 같아진다]을 흡수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폐조각의 회전회수가 증가하면 유통과정에 있는 화폐조각의 총량은 감소하고, 화폐조각의 회전회수가 감소하면 그 양은 증가한다. 평균유통속도가 주어져 있을 때는 유통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는 화폐량도 주어지기 때문에, 일정한 수의 1 파운드 짜리 금화(sovereign)를 유통으로부터 빼내려고 한다면 동일한 수의 1 파운드 짜리 은행권을 유통에 투입하면 된다. 이것은 모든 은행이 잘 알고 있는 술책이다.
화폐유통은 일반적으로 상품들의 유통과정[즉, 대립적인 변태들을 통한 상품들의 순환]을 반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화폐의 유통속도는 상품의 형태변환의 속도, 변태계열들의 연속적인 뒤엉킴, 사회의 물질대사의 속도, 유통분야로부터 상품들이 사라지는 속도, 그리고 또한 새로운 상품들에 의한 교체의 속도 등을 반영한다. 즉, 화폐의 유통이 빨라진다는 것은 상품이 유용한 물건모습으로부터 가치모습으로 전환하고 또 가치모습으로부터 유용한 물건모습으로 재전환한다는 대립적이면서 동시에 상호보완적인 과정들[즉, 판매와 구매]의 원활한 통일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화폐유통이 완만해진다는 것은 두 과정들이 분리되어 독립과 상호대립을 날아 형태전환[따라서 물질대사과정]에 정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유통 그 자체는 이 정체가 무엇 때문에 생기는가를 물론 가르쳐주지 않으며 다만 그 현상{예: 팔리지 않는 재고의 누적}을 보여줄 뿐이다. 통속적 견해는 이 현상을 유통수단의 양적 부족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화폐유통이 완만해짐에 따라 유통부문의 모든 곳에서 화폐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회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주석 28: "화폐는....판매와 구매의 일상적인 수단이므로, 판매할 물건을 가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구매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내의 화폐부족 때문에 자기의 상품이 잘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하여 화폐가 부족하다는 불평이 도처에서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은 큰 잘못이다....화폐가 필요하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농업경영자는....국내에 더 많은 화폐가 있다면 자기의 생산물을 적당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불평한다. 그렇다면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은 화폐가 아니고 [그가 팔기를 원하나 팔리지 않는 자기의 곡물과 가축의]적당한 가격일 것이다....어째서 그는 이 적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는가?....그 이유는 (1) 국내에 곡물과 가축이 너무 많아 시장에 오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그와 마찬가지로 팔려고만 하고 사기를 원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든가, 또는 (2)수송문제 때문에 평상시의 해 외판로가 두절되어 있든가. 또는 (3)사람들이 가난해져 가정생활을 위한 지출을 이전에 비해 감 축하여 소비가 감소되었든가, 그 중의 어느 하나다 그러므로 농업경영자의 생산물의 가격을 조 금이라도 올려주는 것은 화폐 그 자체의 증가가 아니라 실제로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이 세 가 지 원인 중 어느 하나를 재거하는 것이다.... 상인과 소상점주도 꼭 마찬가지로 화폐를 요구하고 있다. 즉, 시장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거래하는 물품의 판로를 구하고 있다....부가 이 손에서 저 손으로 끊임없이 이전하고 있을 때 한 나라는 가장 번영한다"(더들리 노스, ?상업론 “, 런던, 1691년, pp. lI-15 이곳 저곳). 헤렌슈반트(Herrenschwand)의 모든 공상적인 제안은 결 국 다음과 같은 것이다. 즉, 상품의 본성으로부터 발생하는 [따라서 상품유통에서 나타나는] 모 순이 유통수단을 증가시킴으로써 제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과정 및 유통과정의 정체 (停滯; stagnation)를 유통수단의 부족으로 설명하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컨대 정부의 졸렬한 '통화조절(通貨調節)'로 말미암은 유통수단의 현실적 부족이 정체를 야기할 수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일정한 기간에 유통수단으로 기능하는 화폐의 총량은, 한편으로는 유통하는 상품의 가격총액에 의해 규정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통의 대립적 과정들의 변환속도에 의해 규정된다. 이 가격총액 중 평균적으로 몇 분의 1이 동일한 화폐조각에 의해 실현될 수 있는가는 이 변환속도에 의해 규정
된다. 그런데 상품들의 가격총액은 각 상품종류의 양과 가격에 의존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격, 유통상품의 양, 그리고 화폐의 유통속도-는 각각 상이한 조건에서 다른 방향으로 변동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과 이것에 의해 제약되는 유통수단의 양도 역시 이 세 개 요소의 수많은 조합에 따라 변동할 것이다. 여기서는 이 조합들 중 상품가격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만을 들어보기로 한다.
상품가격이 불변(不變)인 경우, 유통수단의 양이 증가할 수 있는 것은 유통상품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든가 화폐의 유통속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품량의 감소 또는 유통속도의 증가에 따라 유통수단의 양은 감소할 수 있다.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上昇)하면서, 유통수단의 양이 불변일 수 있는 것은, 유통상품의 양이 상품가격이 오르는 것과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경우나, 유통상품의 양은 불변인 채 화폐의 유통속도가 가격의 상승과 같은 속도로 증가하는 경우다. 유통수단의 양이 감소할 수 있는 것은 상품량이 가격상승보다 더 급속하게 감소하거나 유통속도가 가격의 상승보다 더 급속하게 증가하는 경우다.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下落)하면서, 유통수단의 양이 불변일 수 있는 것은, 상품가격이 하락하는 것과 같은 비율로 상품량이 증가하거나, 가격이 하락하는 것과 같은 비율로 화폐의 유통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다. 유통수단의 양이 증가할 수 있는 것은, 상품가격이 하락하는 것보다 더 급속히 상품량이 증가하던가, 상품가격이 하락하는 것보다 더 급속히 유통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다.
여러 가지 요소들의 변동은 서로 상쇄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요소들의 끊임없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실현되어야 할 상품가격의 총액과, 그에 따른 유통화폐량은 불변일 수 있다. 그러므로 비교적 장기간을 두고 관찰할 때, 각국에서 유통하는 화폐량은 [산업공황과 상업공황으로부터, 또 드물게는 화폐가치 자체의 변동으로부터 야기되는 주기적인 격렬한 혼란을 제외하면] 첫눈에 예상하는 것보다는 그 평균수준으로부터의 편차가 훨씬 작다.
유통수단의 양은 유통상품의 가격총액과 화폐유통의 평균속도에 의해 규정된다는 법칙(주석 29: "한 나라의 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화폐에는 일정한 한도와 크기가 없다. 그보다도 많거 나 적으면 산업에 해를 미칠 것이다. 그것은 마치 소매상업에서 은화의 거스름돈을 주거나 최 저 액면의 은화로도 결제할 수 없는 지불을 위해 일정한 금액의 파싱 {farthing: 영국의 청동 화, 1/4페니 }이 필요한 것과 꼭 마찬가지다....이제 상업에 필요한 파싱화의 규모가 사람들의 수나 그들의 교환의 빈도로부터 추정할 수 있고 또 특히 최저 액면의 은화의 가치로부터 추정 할 수 있다면,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산업에 필요한 화폐(금화와 은화)의 크기도 역시 교환 의 빈도로부터, 또 지불액의 대소에 의해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W. 페티, ?조세공납론?, 런던, 1667년, p. 17). 영(A. Young)은 그의 저서 ?정치산술?(런던, 1774년) 가운데 "물가는 화폐량에 의존한다"라는 하나의 특별한 장(p. 112 이하)에서 스튜어트(James Steuart) 등의 비 판으로부터 흄(David Hume)의 학설을 옹호했다. 나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p. 168 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그(A.. 스미스)는 전혀 그릇되게 화폐를 단순한 상품으로 고찰함으로써, 유통하는 화폐량에 관한 문제를 슬그머니 젖혀 놓고 있다." 이 말은 A. 스미스 가 자기 자신의 이론을 전개하면서 화폐를 고찰하고 있는 곳에서만 타당하다. 그러나 그는 때 때로 예컨대 이전의 경제학설들을 비판할 때에는 옳은 발을 하고 있다. "주화량(화폐유통량)은 유통되어야 하는 상품량의 가치에 의해 결정되며....한 나라 안에서 매년 구입. 판매되는 재화 의 가치는 그것을 유통시키고 정당한 소비자들에게 분배하기 위해 일정한 화폐랑을 필요로 하 며, 그 이상의 화폐를 사용하지 않는다. 유통의 수로(水路: channel)는 그것을 채우기에 충분한 금액을 필연적으로 끌어들이며 그 이상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국부론?,동아출판사, (상)419쪽, 420쪽). 이와 마찬가지로 스미스는 자기의 저서를 정식으로는 분업에 대한 예찬으 로 시작하고 있으나, 뒤에 재정수입의 원천을 논하고 있는 마지막 편에서는 때때로 자기의 스 승인 퍼거슨(Adam Ferguson)이 행한 분업 비난을 재생산하고 있다{“국부론?,(하) 272-273 쪽 참조}) 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 즉, 상품들의 가치총액과 그 변태의 평균속도가 주어져 있을 때, 유통하는 화폐량[또는 화폐재료량]은 화폐 자신의 가치에 달려 있다고. 이와는 반대로, 상품가격은 유통수단의 양에 의해 결정되며, 유통수단의 양은 또한 한 나라에 존재하는 화폐재료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환상(주석 30: "어느 나라에서나 국민들 사이에 유통하는 금과 은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물가는 분명히 올라갈 것이다. 또 어떤 나라를 막론하고 금과 은이 감소할 때 모든 물가는 화폐의 이러한 감소에 비례해서 하락하지 않을 수 없다"(반더린트[Jacob Vanderlint], ?화폐만능론?, 런던, 1734년, p. 5). 반더린트의 저서와 흄의 ?논문집?을 상세히 비교해 보면, 흄이 반더린트의 이 [확실히 중요한] 저서를 알았고 또 이용했다는 것을 나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유통수단의 양이 가격을 규정한다는 견해는 바본(Nicholas Barbon)과 그보다도 훨씬 더 이전의 저술가들에서도 볼 수 있다. 반더린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유무역에 의해서는 아무런 불편도 일어날 수 없고, 막대한 이익만이 생길 수 있다. 왜냐하면, 만약 어떤 나라의 금이 자유무역 때문에 감소한다면-보호 관세와 수입금지는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그 금을 받아들이는 나라에서는 국내에 금이 늘어나서 물가가 한꺼번에 오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우리나라의 공업제품과 기타 온갖 물건의 가격은 떨어져 무역수지가 우리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며, 화폐는 국내로 다시 흘러 들어오게 될 것이다"(같은 책, pp. 43-44).)은, 그 최초의 주창자들이 채택한 엉터리 가설-즉, 상품은 가격을 가지지 않고 유통과정에 들어가며, 또 화폐도 가치를 가지지 않고 유통과정에 들어가, 거기에서 잡다한 상품집단의 일정한 부분이 귀금속더미의 일정한 부분과 교환된다. -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석 31: 개별적 상품종류가 각각의 가격에 의해 모든 유통상품의 가격총액의 한 요소를 구성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금과 은의 총량과 교환되는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우리가 상품세계를 하나의 단일한 상품총체로 간주하고 각 개별 상품은 오직 그 총체의 한 부분을 이룬다고 대담하게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은 훌륭한 계산 예가 나온다. 상품총체=X킬로그램의 금, 상품 A=상품총체의 일정부분=X킬로그램의 금 중 그에 해당하는 부분.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이 엉터리를 매우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세계에 현존하는 금과 은의 총량을 세계에 현존하는 전체 상품의 총량과 대비시킨다면, 하나 하나의 생산물 또는 상품을 금과 은의 총량의 일정한 부분과 대비시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세계에는 오직 한 종류의 생산물 또는 상품이 존재한다고 [다시 말해 오직 한 가지 물건만이 판매된다고] 가정하며, 또 그것은 화폐와 마찬가지로 분할될 수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이 상품의 일정량은 화폐총량의 해당부분과 대응하게 되며, 전체 상품의 절반은 전체 화폐의 절반과 대응하게 될 것이다....물건의 가격 결정은 근본적으로는 항상 물건의 총량과 화폐상징의 총량 사이의 비례에 의존할 것이다"(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저작집?, 제3권, pp. 12-13). 리카도와 그의 제자들인 제임스 밀, 오버스톤(Lord Overstone) 등이 이 이론을 한층 더 발전시킨 데 대해서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pp. 179-185 및 p. 169-177을 보라. J. S. 밀은 그의 특유 한 절충주의적 논리를 가지고 자기의 부친인 제임스 밀의 견해와 그것에 정반대되는 견해를 동 시에 수용하는 재주를 피우고 있다. 그의 개설서인 ?정치경제학원리?의 본문과 [그가 현대의 애덤 스미스라고 자처하고 나선] 제1판 서문을 비교해 본다면, 우리는 이 사람의 소박성이나 이 사람을 정말 새로운 애덤 스미스로 믿은 일반 독자의 소박성 중 어느 것에 더 놀래야 할지 모르게 된다. 애덤 스미스에 대한 J. S. 밀의 관계는 바로 웰링턴 공작에 대한 월리엄즈 장군 {크리미아 전쟁 중 아르메니아의 카스 성을 수비한 터키 군대를 지휘한 영국 군인인데, 그 성 이 러시아 군대에게 함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뒤에 장군과 준남작(barbonet)이 되었다.}의 관계 와 비슷하다. 경제학 분야에서 J. S. 밀의 독창적 연구는 [넓이에서나 깊이에서나 보잘것없는 것인데] 1844년에 발간된 ?정치경제학의 약간의 미해결 문제들?이라는 그의 소책자에 모두 그대로 들어있다. 로크(J. Locke)는 금과 은에는 가치가 없다는 것과, 금과 은의 가치는 양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과의 관련을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금과 은에 상상 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데 동의했으므로....이 두 금속의 내재적 가치는 그것들의 양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몇 가지 고찰?,1691년, ?저작집?, 1777년판, 제2권, p. 15).)
(c) 주화(coin). 가치의 상징
화폐는 유통수단으로서의 기능에 의해 주화의 형태를 취한다. 상품의 가격[즉, 화폐명칭]이 머리 속에서 대표하고 있는 금의 중량은 유통과정에서는 그것과 동일한 명칭을 가지는 금조각 또는 주화로서 상품과 대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격의 도량표준의 확 {예: 1 파운드=20s.=240d.}과 마찬가지로 주화의 제조도 국가의 일이다. 금과 은이 주화로서 몸에 두르는 [그리고 그것들이 세계시장에 나타날 때는 다시 벗어버리는] 여러 가지 국민적 제복은 상품유통의 국내 [또는 국민적] 영역과 그 일반적인 세계시장 영역이 분리되어 있음을 가리킨다.
따라서 금주화와 금덩어리(bullion)는 단지 외형상으로만 구별될 뿐이고, 금은 언제라도 한 형태에서 다른 형xo로 전환될 수 있다.(주석 32: 주조수수료(seigniorge)와 같은 상세한 것을 논하는 것은 물론 나의 목적 밖의 일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무료로 주조한다"고 하는 '관대한 아량'에 감탄하고 있는 낭만주의적 아첨꾼인 아담 뮬러(Adam Muller)에 대해서는 더들리 노스의 다음과 같은 견해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금과 은은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스페인으로부터 다량의 금과 은이 도착하면....그것은 조폐소로 운반되어 주조된다. 머지않아 수출될 금덩어리에 대한 수요가 다시 나타날 것이다. 만약 그때 금덩어리는 없고 전부 다 주조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들을 다시 녹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도 손실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소유자는 주조에 따른 비용, 즉 주조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국민은 쓸데없는 손해를 보는데, 그것은 마치 노새에게 먹이기 위해 짚으로 새끼를 꼰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상인{노스 자신은 찰즈 2세 시대(1660-85)의 최대의 상인 중의 한 사람이었다}이 주조수수료를 지불해야 된다면 그는 자기가 소유한 은을 상당한 이유 없이는 조폐소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조된 화폐는 주조되지 않은 은보다 항상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노스, 앞의 책, p. 18).) 주화는 조폐소로부터 나오자마자 곧 용해될 수도 있다. 유통하는 동안 금주화는 어떤 것은 많이 어떤 것은 적게 마멸된다. 금화의 명칭[즉, 법정 무게]과 그것의 실체[즉, 실질적 무게]가 점차 서로 분리되는 과정이 시작된다. 명칭이 같은 금화들도 중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치가 동일하지 않게 된다. 유통수단으로서의 금의 무게는 가격의 도량표준으로서의 금의 무게로부터 이탈하고, 그리하여 가격을 실현할 상품들의 진정한 등가물로 될 수 없게 된다.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중세 및 근세의 주화사는 이와 같은 혼란의 역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화를 금의 금속적 실재로부터 금과 닮은 것으로 전환시키는 [즉, 주화를 그 공인된 금속실체의 상징으로 전환시키는] 유통과정의 자연발생적 경향은[금속상실의 정도에 따라 금화를 통용불능이라고 폐기시키는]가장 근대적인 법률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는 바이다.
만약 화폐의 유통 그 자체가 주화의 실질적 무게를 그 법정 무게로부터 분리시키고, 기능으로서의 주화를 금속으로서의 주화와 분리시킨다면, 화폐유통에는 벌써 금속화폐를 다른 재료로 만든 토큰(token)[즉, 주화의 기능을 수행하는 상징]으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 금 또는 은의 매우 작은 중량을 주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곤란하다는 사정과, 최초에는 고급금속 대신 저급금속-금 대신 은, 은 대신 구리-이 가치척도로 쓰였고 [고급금속에 의해 쫓겨날 때까지] 저급금속이 화폐로 유통하고 있었다는 사정은, 은제나 동제의 토큰이 금화의 대리자로 역할하는 것을 역사적으로 설명해 준다. 은과 구리가 금을 대리하는 것은, 금화가 가장 급속하게 유통하는, 따라서 가장 급속히 마멸하는 상품유통영역 [다시 말해 매매가 매우 소규모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영역]에서다. 이러한 금의 대리물이 금 자체의 지위를 영구히 차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은 금 대신 이들 금속을 받아들일 수 있는 비율을 매우 낮게 규정하고 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주화가 각각 유통하는 특수한 경로들은 물론 서로 뒤엉켜 있다. 은제나 동제의 토큰은 가장 작은 금화의 몇 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의 지불을 위해 금과 나란히 나타난다. 금은 끊임없이 소액유통에 들어오지만, 은 . 동제의 토큰과 교체되어 끊임없이 거기에서 쫓겨난다.(주석 33: "만약 은화가 소액지불용에 필요한 양을 결코 초과하지 않는다면, 다액지불에 사용할 만큼 거대한 은화를 모을 수가 없다. 다액의 지불에서 금화를 사용하면 필연적으로 소매상업에서도 금화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금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소액의 구매에 금화를 지불하고 거스름돈으로 은화를 받게된다. [소매상의 수중에 집중되어 그를 귀찮게 만들었을] 과잉의 은화는 이와같은 방법으로 그의 손을 때나 일반적 유통으로 살포된다. 그러나 만약 은화가 금화 없이도 소액거래를 감당할 만큼 많이 있다면, 소매상은 소액의 구매에 대해 은화만을 받지 않을 수 없고, 그리하여 은화는 필연적으로 그의 수중에 축적되지 않을 수 없다"(뷰캐넌[David Buchanan], ?영국의 조세 및 상업 정책의 연구?, 애딘버러, 1844년, pp. 248-249).)
은제나 동제의 토큰의 금속무게는 법률에 의해 임의로 규정된다. 그것들은 유통에서 금화보다 더 빨리 마멸된다. 그러므로 그것들의 주화기능은 사실상 그것들의 중량[즉, 가치]과는 관계없다. 금의 주화로서의 기능은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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