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화지진(火地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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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조로운 전진 』
○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없이 자기 과시를
● 위해 베푸는 덕은 오히려 모든 사람들에게 역겨움을
○ 일으키게 됩니다. 밝은 덕은 남한테 나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숨어있는 것도 아닙니다.
● 명덕(明德)은 끝내 전달되어 드러나게 됩니다. 드
● 러나지 못하는 폐덕(廢德)은 자기 만족에 불과한
● 것으로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화지진(火地晋)
[진] 이라는 것은 나아갈 [진]과 같다. 즉 나아간다
는 뜻이다. 진괘는 밝은 태양이 지평선 위에 나타나
순차로 하늘에 올라 대왕의 지위에 정착하는 기상이
다. 밝은 군주가 왕위에 있어서 유화한 덕으로 천하
를 다스리니 어진 신하들이 순종하는 태도로 이를 보
필한다. 천자는 제후들에게 마필을 상으로 주니 그
수가 풍성하고 하루에 세 번 접견하는 그런 우대를
베푼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떻게 기도
를 하면 나한테 좋은 일이 생길까." 하는 여린 마음이 아니고, "이
세상을 자기 의지대도 움직여 내겠다."고 하는 굳은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그 의지가 굳건하고 뚜렷할수록 외부의 어떤 압력이나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 의지는 절대로 꺽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나도 의지를 갖추어야지.' 하
고 주먹을 불끈 쥐고 어금니를 꽉 다무는 의지는 모두 진짜 의지
가 아닙니다. 자기 암시에 불과한 것입니다. 진정으로 큰 마음의
강한 의지란 어떤 것인가? 이것을 알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강하
지 않은 의지가 어떤 것인가를 예를 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
입니다.
사람은 덩치가 쥐보다 크지만 쥐를 무서워 하는 사람이 있습니
다. 또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퀴벌레
하고 싸움을 했을 때 바퀴벌레를 이기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메뚜기가 떼를 지어 달려들면 어쩔 수 없이 인간이 당할 수도 있겠
지만 그러나 "나는 메뚜기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바퀴벌레가 바글거리면 골치 아프다라고 생
각될 수는 있겠지만 바퀴벌레 때문에 나는 무서워서 죽고싶다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당연히 바퀴벌레를 이길 수 있습니다. 메뚜기도 이길 수
있습니다. 물론 날아가는 메뚜기는 잡기가 힘들겠지만 자기자신이
메뚜기와 1:1로 싸우면 이미 당신 마음에 '이겼다'라는 마음을 가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메뚜기보다도 작은 파리로 변
했다면 메뚜기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까짓 바
퀴벌레 별 것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내가 바퀴벌레보다
작아졌다.'라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 스스로가 알고 있고 믿고 있었
던 그 세계에 대해 자기 마음으로부터 두려움이 엄습해 옵니다. 그
것은 자신의 마음이 작아졌기 때문입니다.
진짜 큰 사람은 어금니를 깨물지 않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메뚜기를 우습게 보지도 않습니다. 바퀴벌레도
우습게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퀴벌레와 메뚜기의 약점을 찾아내
어서 그 약점을 통해 능히 메뚜기와 바퀴벌레를 멸종시킬 수 있습
니다. 그것이 이 세상에 자기 의지를 펼쳐낼 수 있는 길입니다.
그것은 커다란 짐승을 보고 '킹콩, 이까짓 것' 하고 달려가는 어
리석은 짓하고는 다릅니다. 배짱. 거기에는 어리석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이 진정으로 성장을하여 확고부동한 의지를 갖
고 있으면 세상의 어려움이라는 것에 대해서 항상 염려하면서도 그
것을 우습게 보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그것을 가리킨 것이
이 [화지진]괘 입니다.
"진괘는 밝은 태양이 지평선 위에 나타나 순차로 하늘에 올라 대
왕의 지위에 정착하는 기상이다." 상괘는 불을 뜻하는 괘이며 하괘
는 땅을 뜻하는 괘입니다. "땅위에 불이 있다." 즉 태양이 떠오르
고 있는 모습입니다. 더불어 이것은 음(陰)입니다. 자신의 굳건한
의지가 점점 성장을 해서 마치 태양처럼 떠오르게 된다고 하는 괘
입니다. 이것은 주먹을 불끈 쥐거나 어금니로 깨무는 그와 같은 것
이 아니라, 남이 볼 때는 별로 나타나는 것 없이 그저 묵묵하게 있
되 안으로 강한 폭발력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
감 때문에 점쟁이에게 자신의 인생을 의뢰하는 사람은 바로 이것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세상살이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능히 제재할 수 있는 생명력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 생명력을 통해서 우리가 점차적으로 밝게 떠오르면 화
지진이 뜻하는 좋은 결실을 얻어 낼 수가 있습니다.
주먹을 쥐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남하고 싸우려고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물을 건너기 위해서 주먹을 쥐고 내 뛰는 사람은 강물
을 흐리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주먹을 쥐지 않고 가는 사람
은 배 또는 다른 방법을 통해서 물을 흐리게 하지 않고 지나는 사람
입니다. 강한 자기 의지를 구축하고 있는 사람은 외부에 자기를 드
러내지 아니하고 조화를 이루어가면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킵니다.
"밝은 군주가 왕위에 있어서 유화한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니
어진 신하들이 순종하는 태도로 이를 보필한다." "월급 안올려주
면 나 회사 그만둘거야." 하는 배짱은 이미 그 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저 녀석을 쫓아낼까?' 하고 궁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으
로 하여금 알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열심히 행함으로
써 상대방에게 진심이 전달되어 '저 사람에게는 간이라도 빼어주
고 싶다.' 할 정도가 되면 그 사람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
람이라고 보아도 틀림없습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틀림없이 갖추어
져 있다면 그것은 엄청나게 강한 사람입니다. 결국은 찬란한 지위
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 상태에서 남에게 베풀면 여러 사람이 따
르고 받들게 될 것이며, 그렇게 베푸는 덕이 진정한 덕입니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없이 자기 과시를 위해 베푸
는 덕은 오히려 모든 사람들에게 역겨움을 일으키게 됩니다. 밝은
덕은 남한테 나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숨어있는 것
도 아닙니다. 명덕(明德)은 끝내 전달되어 드러나게 됩니다. 드러
나지 못하는 폐덕(廢德)은 자기 만족에 불과한 것으로 전혀 쓸모
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 장점을 드러낼 줄 알아야
합니다. 장미가 비록 가시를 가지고 있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
고 있습니다. 양귀비는 비록 독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아름다
움을 나타낼줄 압니다. 모든 꽃은 전부 때깔을 갖고 있습니다. 그
로 인해서 천지에 음양의 조화를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자기 자신의 때깔을 드러내지 못하는 자기 표현을 할 줄 모르는 사
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첫째로 매력도 없을뿐더러 둘째로 자기 자
신이 사는 것에 대한 의미나 비젼이나 삶의 희열따위를 스스로 얻
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세계적인 배우, 가수 등 유명 연예인들은 대개 이혼율이 높습니
다. 그것은 남편이 처음에는 마음에 좋았지만 딴데서 다른 사람들
이 자신을 보고 열광을 하니까 저쪽으로 가면 더 낫겠지 하는 마
음으로 항상 새로운 사람을 찾아다니다 보니까 이혼율이 높아진
것입니다. 그러나 젊었을 때 그렇게 예쁘던 그녀들도 나이를 먹게
되면 얼굴이 흉칙해 집니다. 그때 그것을 가장 징그럽게 생각하고
천대하는 것은 그녀 자신들입니다. 이제 더 이상 찾아볼 행복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과 행복은 새로이 찾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에 가
든지 그 머무는 곳에서 피어나는 것입니다. 자기 불만, 자기 투정
등 이런게 많은 사람은 현실적으로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고 사실
은 머무를 수 있는 자기 자신이 되어져 있지않기 때문에 매번 불
만이 생기는 것입니다. 머무를 줄 아는 사람이 머물러 있는 세계
를 넓혀 나가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晋)입니다.
음(陰)이 세 개면 땅입니다. 머무른다는 세계입니다. 먼저 땅에
머무르려는 것을 갖추고 하늘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것이 없이 하
늘로 올라가면 지구 바깥의 진공상태에 내동댕이쳐져 다시 돌아
올 수 없습니다. 나는 지금 그와같은 행복을 찾아서 움직이고 있
지 않은가 스스로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찾
아다님으로써 행복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계속 찾아다닐 것입니다. 그 사람은 천당에 갖다 놔도 또 새로운
천당을 찾기 위해 지옥으로 갈 것입니다. 머무를 곳이 없는 사람
은 행복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것을 우주는 반드시 말해줄 것입니
다.
우주는 날마나 변하는데 이것은 머무르기 때문에 변하는 것입니
다. 오천년 전의 나무가 죽어 없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오천년 전의
우주나 지금의 우주는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변함 없이
존재하는 그곳에 머물러서 우주는 그 안정된 세계를 고이 간직하기
위해서 지금 수없이 많은 삼라만상이 벌어지도록 전진하고 있는 것
입니다. 이것이 바로 [화지진]입니다.
대상. 밝은 태양이 땅위에 올라오는 것이 진의 괘상이
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스스로 명덕을 밝게한다.
"밝은 태양이 땅위에 올라오는 것이 진의 괘상이다." 굳건한
땅을 갖추고 그 땅을 토대로 불을 붙혀서 앞으로 나아갈 때 땅은
풍성해지지만, 불이 되어서 땅으로 가는 사람은 도리어 땅이 그
불을 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땅을 구제하겠다는 불만 가지
고 땅에 머무르려고 한 이론이 공산주의 입니다. 공산주의는 실패
했습니다. 불이 제대로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불이 먼저 있고
땅이 있는 사람이 꼭 데모나 시위, 폭동의 방법으로 잘되려 합니
다. 내가 잘 될 생각을 하지 않고 잘 되는 자의 것을 빼앗아서 같
이 쓰자는 생각입니다. 그 생각이 전체를 위해서 나온 사고방식 같
지만 결국은 발전이 없습니다. 설사 세상이 불합리한 것을 내가 스
스로 느낀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 땅을 소중히 여겨 그것을 토대로 나의 에너지를 이 땅을 위해
써서 땅덩어리를 넓혀 나갈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바람직한
전진인 것입니다.
눈덩이를 굴리면 눈덩이가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응축
하는 힘이 있어 계속 불어나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돌맹이를 높
은데서 굴리면 구르다 여기저기 부딛쳐서 깨어져 버리게 됩니다.
인간도 나가야 된다는 마음으로 시위, 폭동 등을 하는 것은 결국
세상에 의해 본인만 깨어져 버리게 됩니다.
한 그루의 나무는 번개가 치면 뿌리채 뽑혀져 나갑니다. 그러나
나무가 하나의 커다란 숲을 이루면 번개가 쳐봐야 숲가운데 나무
하나 정도는 잠깐 망가질는지 모르지만 그 나무는 죽지는 않습니
다. 번개가 어느 나무 한가지는 칠 수 있어도 숲 전체를 부술 수
는 없기 때문에 뿌리를 다치게 하지 못합니다.
숲은 점점 커집니다. 땅 한 평에 나무를 열 개 심어 놓으면 나
무들은 한 평이 갖고 있는 기운을 1/10로 빼먹게 됩니다. 그러나
나무들은 자라서 한 평에 뿌리 내린 모든 나무의 뿌리가 양분이
부족하고 공간이 부족하게 되면 뿌리들끼리 서로 죽이느냐? 그렇
지 않습니다. 뿌리들은 서로 죽이지 않고 열 평 바깥으로 번져 나
갑니다. 그렇게 해서 숲은 커지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인간들은
열명이서 같이 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몫이 적어지지 않겠는가 하
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걸 따지다가 보니까 밤낮 싸우게
됩니다. 10명이 합해서 밖으로 뻗어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전진
입니다.
첫 번째 음효. 혼자서 바른 길을 걷고 있건만 남이
몰라주니 전진하려 하다가 좌절되곤 한다. 그러나 한
결같은 마음으로 변함이 없으며 길하리라. 아직은 성
의를 인정받지 못하여 왕명을 얻지 못하나 초초하지
않는 여유있는 마음으로 고요히 때를 기다리면 허물
이 없으리라.
"혼자서 바른 길을 걷고 있건만 남이 몰라주니 전진하려 하다
가 좌절되곤 한다." 처음에 자신의 뜻이 확고부동하고 분명하다고
해서 이를 악물고 뛰어 나가는 사람은 비록 자기 딴에 완전한 것
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성의가 전달되어 남이 알아 줄 수 있을
때 까지를 기다리지 못하면 좌절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좌절하는
뜻은 진정한 자기의 뜻이 아닌 것입니다. "아직은 성의를 인정받
지 못하여 왕명을 얻지 못하나 초초하지 않는 여유있는 마음으로
고요히 때를 기다리면 허물이 없으리라." 큰 뜻은 초조하지 않는
여유를 갖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큰 뜻은 언젠가 그 성의가 드러
나고, 자기 바깥의 환경과 모든 만물에게 두루 그 성의를 내보이
게 됩니다.
두 번째 음효. 전진하고자 하나 전진하지 못하니 마
음이 괴롭다. 나라 위한 굳은 의가 변함이 없으면 길
하리라. 큰 복을 왕부에게서 받으리라.
"전진하고자 하나 전진하지 못하니 마음이 괴롭다." 급하게 빨
리 성과를 이루려고 하나 성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니 마음이
괴롭습니다. "나라 위한 굳은 의가 변함이 없으면 길하리라." 이
럴 때는 조급해 하는 마음을 버리고 꼭 해내야겠다는 신념만 간
직한 채 차근차근 성의를 다하여야 합니다. 굳은 '의(義)'가 변함
이 없으면 비록 직접적인 인정을 받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서서히
외부로부터 성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므로 길하게 됩니다.
세 번째 음효. 나라를 위한 정성이 이제야 여러 사람
들에게 신뢰를 얻었으니 그 세운 뜻이 높이 드러날
것이다. 후회와 근심은 사라진다.
"나라를 위한 정성이 이제야 여러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었으니
그 세운 뜻이 높이 드러날 것이다." 때깔이 없는 성의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자기 자신을 주장하지 말고 서서히 때깔로
드러내야 합니다. 그 때깔이 비로서 여러사람에게 차츰 차츰 동화
를 일으키게 할 것입니다. 그것을 갖추면 당신의 뜻은 이미 이루
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틀림없습니다.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당신 스스로 발전하고자 뛰어나가는 자세는 좌절을
반드시 일으키고 말 것입니다. 피로와 과로가 겹치게 될 것입니
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거듭 의심하여 자신에게 회의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와 같은 회의가 당신에게 나타나지 않도록 당신은
이 세상 모든 것을 큰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면 당신은 당신의 때깔을 통해서 아름다운 창조를 이
루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 양효. 전진한다.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지위에 있음은 큰 쥐가 남에게 해를 미침과 같다. 바
른 길은 지킬 지라도 위험하다.
이곳은 음효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양효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
반적으로 보았을 때 음(陰)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양효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크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기운을 가지고 양(陽)
으로 나아가야 되는데 단지 해야되겠다는 생각으로 양성기운만
가지고 나아가면 위험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더 이상 여기 못있겠다." 하고 나갈 때, 그때 나가지 말고 뒤돌
아 서야 됩니다. 뒤돌아 섰을 때가 바로 그 일을 자기 품속에 넣
을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 외면을 하게 되면 더
이상 그 세계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을뿐더러 그 이상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지위에 있음은 큰 쥐가 남에게 해를
미침과 같다." 즉 자기가 머무를 곳, 머무를 수 있는 정도를 생각
하지 않고 무턱대고 전진하는 것은 아무리 그것이 자기한테 바른
길로 찾아가는 것이라 할 지라도 위험한 길입니다. 직업을 자꾸
바꾸는 사람, 더 이상 못해먹겠다고 자꾸 움직이는 사람은 육법전
서에 어긋나는 일이 하나 없이 도덕적으로 맞는 경우를 모두 지
켜 나간다 하더라도 끝내가면 그 사람은 배를 곯게 되어 있습니다.
다섯 번째 음효. 걱정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잃어 없
어지는 것을 근심하지 말라. 전진하면 경사가 있어
길하리라. 순조롭지 않은 것이 없다.
"걱정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잃어 없어지는 것을 근심하지 말
라." 양효의 자리로서 나아가야 할 위치이지만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나아가면 더 이상 위험이 도래하지 않
습니다. 지금까지 주역을 보면서 35개의 괘동안 양성기운은 좋은
것이지만 양성이 양성으로만 움직이면 좋지 않다는 것을 항상 보
아왔습니다.
여섯 번째 음효. 내가 뭐 망할게 있겠냐 하고서 날카
롭게 나간다. 이러한 기동은 빛나는 큰 도리가 아니
다. 오직 작은 읍국(邑國) 같은 것을 정벌할 때 쓰면
위태롭기는 하나 그런데로 길하고 허물은 없을 것이
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계속되면 남의 비난을 받
아 난처한 경지에 빠진다.
"내가 뭐 망할게 있겠냐 하고서 날카롭게 나간다. 이러한 기동
은 빛나는 큰 도리가 아니다." "이제 내가 100만원 정도 땄으니까
이제부터는 끝 수가 좋지 않다 하더라도 뒷돈이 이렇게 많으니까
못먹어도 GO" 하면 나중에 다 땄다가 다시 다 잃는 결과밖에는
오지 않습니다. 자기 안주할 곳을 자기 것처럼 믿어서는 안됩니
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잘되어 가면 그 된 것을 스스로 믿어버리
게 됩니다. 부자가 된 다음에 부자가 되었다고 스스로 내세우는
순간 그 부(富)는 그만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잘되었을 때 잘된
것을 비축해 놓고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없는 것이다."라고 여
겨야 됩니다.
있는 자리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나아갈 때는 상황을 갖고서
움직여야지 상황을 믿는 자기 자신으로 움직이면 안됩니다. 갑자
기 서울에 올라와 살고 싶다고 지금 있는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상황을 보고서 상황에 맞추어 바꾼게 아니고, 이쪽 상황을 보고
'내가 그만 두어야 겠다.' 하고 스스로 자신을 믿고 저지르는 일입
니다. 또 "여기가 잘안되게 때문에 저것으로 바꾸어 보아야 겠습
니다." 하는 것도 안되는 일입니다. 왜냐면 상황을 움직일 만한 힘
이 없고 그 상황에 벌써 밀려나가는 자신이 새로운 것을 찾아봐
야 거기서도 밀려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갖고서 상황을 움
직여 내는 전진이 바로 [화지진]이 말하는 '진(進)'입니다.
유성..
○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없이 자기 과시를
● 위해 베푸는 덕은 오히려 모든 사람들에게 역겨움을
○ 일으키게 됩니다. 밝은 덕은 남한테 나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숨어있는 것도 아닙니다.
● 명덕(明德)은 끝내 전달되어 드러나게 됩니다. 드
● 러나지 못하는 폐덕(廢德)은 자기 만족에 불과한
● 것으로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화지진(火地晋)
[진] 이라는 것은 나아갈 [진]과 같다. 즉 나아간다
는 뜻이다. 진괘는 밝은 태양이 지평선 위에 나타나
순차로 하늘에 올라 대왕의 지위에 정착하는 기상이
다. 밝은 군주가 왕위에 있어서 유화한 덕으로 천하
를 다스리니 어진 신하들이 순종하는 태도로 이를 보
필한다. 천자는 제후들에게 마필을 상으로 주니 그
수가 풍성하고 하루에 세 번 접견하는 그런 우대를
베푼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떻게 기도
를 하면 나한테 좋은 일이 생길까." 하는 여린 마음이 아니고, "이
세상을 자기 의지대도 움직여 내겠다."고 하는 굳은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그 의지가 굳건하고 뚜렷할수록 외부의 어떤 압력이나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 의지는 절대로 꺽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나도 의지를 갖추어야지.' 하
고 주먹을 불끈 쥐고 어금니를 꽉 다무는 의지는 모두 진짜 의지
가 아닙니다. 자기 암시에 불과한 것입니다. 진정으로 큰 마음의
강한 의지란 어떤 것인가? 이것을 알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강하
지 않은 의지가 어떤 것인가를 예를 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
입니다.
사람은 덩치가 쥐보다 크지만 쥐를 무서워 하는 사람이 있습니
다. 또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퀴벌레
하고 싸움을 했을 때 바퀴벌레를 이기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메뚜기가 떼를 지어 달려들면 어쩔 수 없이 인간이 당할 수도 있겠
지만 그러나 "나는 메뚜기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바퀴벌레가 바글거리면 골치 아프다라고 생
각될 수는 있겠지만 바퀴벌레 때문에 나는 무서워서 죽고싶다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당연히 바퀴벌레를 이길 수 있습니다. 메뚜기도 이길 수
있습니다. 물론 날아가는 메뚜기는 잡기가 힘들겠지만 자기자신이
메뚜기와 1:1로 싸우면 이미 당신 마음에 '이겼다'라는 마음을 가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메뚜기보다도 작은 파리로 변
했다면 메뚜기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까짓 바
퀴벌레 별 것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내가 바퀴벌레보다
작아졌다.'라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 스스로가 알고 있고 믿고 있었
던 그 세계에 대해 자기 마음으로부터 두려움이 엄습해 옵니다. 그
것은 자신의 마음이 작아졌기 때문입니다.
진짜 큰 사람은 어금니를 깨물지 않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메뚜기를 우습게 보지도 않습니다. 바퀴벌레도
우습게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퀴벌레와 메뚜기의 약점을 찾아내
어서 그 약점을 통해 능히 메뚜기와 바퀴벌레를 멸종시킬 수 있습
니다. 그것이 이 세상에 자기 의지를 펼쳐낼 수 있는 길입니다.
그것은 커다란 짐승을 보고 '킹콩, 이까짓 것' 하고 달려가는 어
리석은 짓하고는 다릅니다. 배짱. 거기에는 어리석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이 진정으로 성장을하여 확고부동한 의지를 갖
고 있으면 세상의 어려움이라는 것에 대해서 항상 염려하면서도 그
것을 우습게 보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그것을 가리킨 것이
이 [화지진]괘 입니다.
"진괘는 밝은 태양이 지평선 위에 나타나 순차로 하늘에 올라 대
왕의 지위에 정착하는 기상이다." 상괘는 불을 뜻하는 괘이며 하괘
는 땅을 뜻하는 괘입니다. "땅위에 불이 있다." 즉 태양이 떠오르
고 있는 모습입니다. 더불어 이것은 음(陰)입니다. 자신의 굳건한
의지가 점점 성장을 해서 마치 태양처럼 떠오르게 된다고 하는 괘
입니다. 이것은 주먹을 불끈 쥐거나 어금니로 깨무는 그와 같은 것
이 아니라, 남이 볼 때는 별로 나타나는 것 없이 그저 묵묵하게 있
되 안으로 강한 폭발력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
감 때문에 점쟁이에게 자신의 인생을 의뢰하는 사람은 바로 이것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세상살이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능히 제재할 수 있는 생명력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 생명력을 통해서 우리가 점차적으로 밝게 떠오르면 화
지진이 뜻하는 좋은 결실을 얻어 낼 수가 있습니다.
주먹을 쥐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남하고 싸우려고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물을 건너기 위해서 주먹을 쥐고 내 뛰는 사람은 강물
을 흐리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주먹을 쥐지 않고 가는 사람
은 배 또는 다른 방법을 통해서 물을 흐리게 하지 않고 지나는 사람
입니다. 강한 자기 의지를 구축하고 있는 사람은 외부에 자기를 드
러내지 아니하고 조화를 이루어가면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킵니다.
"밝은 군주가 왕위에 있어서 유화한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니
어진 신하들이 순종하는 태도로 이를 보필한다." "월급 안올려주
면 나 회사 그만둘거야." 하는 배짱은 이미 그 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저 녀석을 쫓아낼까?' 하고 궁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으
로 하여금 알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열심히 행함으로
써 상대방에게 진심이 전달되어 '저 사람에게는 간이라도 빼어주
고 싶다.' 할 정도가 되면 그 사람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
람이라고 보아도 틀림없습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틀림없이 갖추어
져 있다면 그것은 엄청나게 강한 사람입니다. 결국은 찬란한 지위
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 상태에서 남에게 베풀면 여러 사람이 따
르고 받들게 될 것이며, 그렇게 베푸는 덕이 진정한 덕입니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없이 자기 과시를 위해 베푸
는 덕은 오히려 모든 사람들에게 역겨움을 일으키게 됩니다. 밝은
덕은 남한테 나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숨어있는 것
도 아닙니다. 명덕(明德)은 끝내 전달되어 드러나게 됩니다. 드러
나지 못하는 폐덕(廢德)은 자기 만족에 불과한 것으로 전혀 쓸모
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 장점을 드러낼 줄 알아야
합니다. 장미가 비록 가시를 가지고 있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
고 있습니다. 양귀비는 비록 독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아름다
움을 나타낼줄 압니다. 모든 꽃은 전부 때깔을 갖고 있습니다. 그
로 인해서 천지에 음양의 조화를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자기 자신의 때깔을 드러내지 못하는 자기 표현을 할 줄 모르는 사
람이라면 그런 사람은 첫째로 매력도 없을뿐더러 둘째로 자기 자
신이 사는 것에 대한 의미나 비젼이나 삶의 희열따위를 스스로 얻
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세계적인 배우, 가수 등 유명 연예인들은 대개 이혼율이 높습니
다. 그것은 남편이 처음에는 마음에 좋았지만 딴데서 다른 사람들
이 자신을 보고 열광을 하니까 저쪽으로 가면 더 낫겠지 하는 마
음으로 항상 새로운 사람을 찾아다니다 보니까 이혼율이 높아진
것입니다. 그러나 젊었을 때 그렇게 예쁘던 그녀들도 나이를 먹게
되면 얼굴이 흉칙해 집니다. 그때 그것을 가장 징그럽게 생각하고
천대하는 것은 그녀 자신들입니다. 이제 더 이상 찾아볼 행복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과 행복은 새로이 찾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에 가
든지 그 머무는 곳에서 피어나는 것입니다. 자기 불만, 자기 투정
등 이런게 많은 사람은 현실적으로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고 사실
은 머무를 수 있는 자기 자신이 되어져 있지않기 때문에 매번 불
만이 생기는 것입니다. 머무를 줄 아는 사람이 머물러 있는 세계
를 넓혀 나가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晋)입니다.
음(陰)이 세 개면 땅입니다. 머무른다는 세계입니다. 먼저 땅에
머무르려는 것을 갖추고 하늘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것이 없이 하
늘로 올라가면 지구 바깥의 진공상태에 내동댕이쳐져 다시 돌아
올 수 없습니다. 나는 지금 그와같은 행복을 찾아서 움직이고 있
지 않은가 스스로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찾
아다님으로써 행복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계속 찾아다닐 것입니다. 그 사람은 천당에 갖다 놔도 또 새로운
천당을 찾기 위해 지옥으로 갈 것입니다. 머무를 곳이 없는 사람
은 행복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것을 우주는 반드시 말해줄 것입니
다.
우주는 날마나 변하는데 이것은 머무르기 때문에 변하는 것입니
다. 오천년 전의 나무가 죽어 없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오천년 전의
우주나 지금의 우주는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변함 없이
존재하는 그곳에 머물러서 우주는 그 안정된 세계를 고이 간직하기
위해서 지금 수없이 많은 삼라만상이 벌어지도록 전진하고 있는 것
입니다. 이것이 바로 [화지진]입니다.
대상. 밝은 태양이 땅위에 올라오는 것이 진의 괘상이
다.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스스로 명덕을 밝게한다.
"밝은 태양이 땅위에 올라오는 것이 진의 괘상이다." 굳건한
땅을 갖추고 그 땅을 토대로 불을 붙혀서 앞으로 나아갈 때 땅은
풍성해지지만, 불이 되어서 땅으로 가는 사람은 도리어 땅이 그
불을 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땅을 구제하겠다는 불만 가지
고 땅에 머무르려고 한 이론이 공산주의 입니다. 공산주의는 실패
했습니다. 불이 제대로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불이 먼저 있고
땅이 있는 사람이 꼭 데모나 시위, 폭동의 방법으로 잘되려 합니
다. 내가 잘 될 생각을 하지 않고 잘 되는 자의 것을 빼앗아서 같
이 쓰자는 생각입니다. 그 생각이 전체를 위해서 나온 사고방식 같
지만 결국은 발전이 없습니다. 설사 세상이 불합리한 것을 내가 스
스로 느낀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 땅을 소중히 여겨 그것을 토대로 나의 에너지를 이 땅을 위해
써서 땅덩어리를 넓혀 나갈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바람직한
전진인 것입니다.
눈덩이를 굴리면 눈덩이가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응축
하는 힘이 있어 계속 불어나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돌맹이를 높
은데서 굴리면 구르다 여기저기 부딛쳐서 깨어져 버리게 됩니다.
인간도 나가야 된다는 마음으로 시위, 폭동 등을 하는 것은 결국
세상에 의해 본인만 깨어져 버리게 됩니다.
한 그루의 나무는 번개가 치면 뿌리채 뽑혀져 나갑니다. 그러나
나무가 하나의 커다란 숲을 이루면 번개가 쳐봐야 숲가운데 나무
하나 정도는 잠깐 망가질는지 모르지만 그 나무는 죽지는 않습니
다. 번개가 어느 나무 한가지는 칠 수 있어도 숲 전체를 부술 수
는 없기 때문에 뿌리를 다치게 하지 못합니다.
숲은 점점 커집니다. 땅 한 평에 나무를 열 개 심어 놓으면 나
무들은 한 평이 갖고 있는 기운을 1/10로 빼먹게 됩니다. 그러나
나무들은 자라서 한 평에 뿌리 내린 모든 나무의 뿌리가 양분이
부족하고 공간이 부족하게 되면 뿌리들끼리 서로 죽이느냐? 그렇
지 않습니다. 뿌리들은 서로 죽이지 않고 열 평 바깥으로 번져 나
갑니다. 그렇게 해서 숲은 커지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인간들은
열명이서 같이 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몫이 적어지지 않겠는가 하
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걸 따지다가 보니까 밤낮 싸우게
됩니다. 10명이 합해서 밖으로 뻗어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전진
입니다.
첫 번째 음효. 혼자서 바른 길을 걷고 있건만 남이
몰라주니 전진하려 하다가 좌절되곤 한다. 그러나 한
결같은 마음으로 변함이 없으며 길하리라. 아직은 성
의를 인정받지 못하여 왕명을 얻지 못하나 초초하지
않는 여유있는 마음으로 고요히 때를 기다리면 허물
이 없으리라.
"혼자서 바른 길을 걷고 있건만 남이 몰라주니 전진하려 하다
가 좌절되곤 한다." 처음에 자신의 뜻이 확고부동하고 분명하다고
해서 이를 악물고 뛰어 나가는 사람은 비록 자기 딴에 완전한 것
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성의가 전달되어 남이 알아 줄 수 있을
때 까지를 기다리지 못하면 좌절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좌절하는
뜻은 진정한 자기의 뜻이 아닌 것입니다. "아직은 성의를 인정받
지 못하여 왕명을 얻지 못하나 초초하지 않는 여유있는 마음으로
고요히 때를 기다리면 허물이 없으리라." 큰 뜻은 초조하지 않는
여유를 갖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큰 뜻은 언젠가 그 성의가 드러
나고, 자기 바깥의 환경과 모든 만물에게 두루 그 성의를 내보이
게 됩니다.
두 번째 음효. 전진하고자 하나 전진하지 못하니 마
음이 괴롭다. 나라 위한 굳은 의가 변함이 없으면 길
하리라. 큰 복을 왕부에게서 받으리라.
"전진하고자 하나 전진하지 못하니 마음이 괴롭다." 급하게 빨
리 성과를 이루려고 하나 성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니 마음이
괴롭습니다. "나라 위한 굳은 의가 변함이 없으면 길하리라." 이
럴 때는 조급해 하는 마음을 버리고 꼭 해내야겠다는 신념만 간
직한 채 차근차근 성의를 다하여야 합니다. 굳은 '의(義)'가 변함
이 없으면 비록 직접적인 인정을 받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서서히
외부로부터 성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므로 길하게 됩니다.
세 번째 음효. 나라를 위한 정성이 이제야 여러 사람
들에게 신뢰를 얻었으니 그 세운 뜻이 높이 드러날
것이다. 후회와 근심은 사라진다.
"나라를 위한 정성이 이제야 여러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었으니
그 세운 뜻이 높이 드러날 것이다." 때깔이 없는 성의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자기 자신을 주장하지 말고 서서히 때깔로
드러내야 합니다. 그 때깔이 비로서 여러사람에게 차츰 차츰 동화
를 일으키게 할 것입니다. 그것을 갖추면 당신의 뜻은 이미 이루
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틀림없습니다.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당신 스스로 발전하고자 뛰어나가는 자세는 좌절을
반드시 일으키고 말 것입니다. 피로와 과로가 겹치게 될 것입니
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거듭 의심하여 자신에게 회의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와 같은 회의가 당신에게 나타나지 않도록 당신은
이 세상 모든 것을 큰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면 당신은 당신의 때깔을 통해서 아름다운 창조를 이
루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 양효. 전진한다.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지위에 있음은 큰 쥐가 남에게 해를 미침과 같다. 바
른 길은 지킬 지라도 위험하다.
이곳은 음효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양효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
반적으로 보았을 때 음(陰)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양효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크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기운을 가지고 양(陽)
으로 나아가야 되는데 단지 해야되겠다는 생각으로 양성기운만
가지고 나아가면 위험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더 이상 여기 못있겠다." 하고 나갈 때, 그때 나가지 말고 뒤돌
아 서야 됩니다. 뒤돌아 섰을 때가 바로 그 일을 자기 품속에 넣
을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 외면을 하게 되면 더
이상 그 세계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을뿐더러 그 이상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지위에 있음은 큰 쥐가 남에게 해를
미침과 같다." 즉 자기가 머무를 곳, 머무를 수 있는 정도를 생각
하지 않고 무턱대고 전진하는 것은 아무리 그것이 자기한테 바른
길로 찾아가는 것이라 할 지라도 위험한 길입니다. 직업을 자꾸
바꾸는 사람, 더 이상 못해먹겠다고 자꾸 움직이는 사람은 육법전
서에 어긋나는 일이 하나 없이 도덕적으로 맞는 경우를 모두 지
켜 나간다 하더라도 끝내가면 그 사람은 배를 곯게 되어 있습니다.
다섯 번째 음효. 걱정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잃어 없
어지는 것을 근심하지 말라. 전진하면 경사가 있어
길하리라. 순조롭지 않은 것이 없다.
"걱정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잃어 없어지는 것을 근심하지 말
라." 양효의 자리로서 나아가야 할 위치이지만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나아가면 더 이상 위험이 도래하지 않
습니다. 지금까지 주역을 보면서 35개의 괘동안 양성기운은 좋은
것이지만 양성이 양성으로만 움직이면 좋지 않다는 것을 항상 보
아왔습니다.
여섯 번째 음효. 내가 뭐 망할게 있겠냐 하고서 날카
롭게 나간다. 이러한 기동은 빛나는 큰 도리가 아니
다. 오직 작은 읍국(邑國) 같은 것을 정벌할 때 쓰면
위태롭기는 하나 그런데로 길하고 허물은 없을 것이
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계속되면 남의 비난을 받
아 난처한 경지에 빠진다.
"내가 뭐 망할게 있겠냐 하고서 날카롭게 나간다. 이러한 기동
은 빛나는 큰 도리가 아니다." "이제 내가 100만원 정도 땄으니까
이제부터는 끝 수가 좋지 않다 하더라도 뒷돈이 이렇게 많으니까
못먹어도 GO" 하면 나중에 다 땄다가 다시 다 잃는 결과밖에는
오지 않습니다. 자기 안주할 곳을 자기 것처럼 믿어서는 안됩니
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잘되어 가면 그 된 것을 스스로 믿어버리
게 됩니다. 부자가 된 다음에 부자가 되었다고 스스로 내세우는
순간 그 부(富)는 그만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잘되었을 때 잘된
것을 비축해 놓고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없는 것이다."라고 여
겨야 됩니다.
있는 자리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나아갈 때는 상황을 갖고서
움직여야지 상황을 믿는 자기 자신으로 움직이면 안됩니다. 갑자
기 서울에 올라와 살고 싶다고 지금 있는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상황을 보고서 상황에 맞추어 바꾼게 아니고, 이쪽 상황을 보고
'내가 그만 두어야 겠다.' 하고 스스로 자신을 믿고 저지르는 일입
니다. 또 "여기가 잘안되게 때문에 저것으로 바꾸어 보아야 겠습
니다." 하는 것도 안되는 일입니다. 왜냐면 상황을 움직일 만한 힘
이 없고 그 상황에 벌써 밀려나가는 자신이 새로운 것을 찾아봐
야 거기서도 밀려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갖고서 상황을 움
직여 내는 전진이 바로 [화지진]이 말하는 '진(進)'입니다.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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