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17
이 첫째 단계에서 각종 부분노동자들이 작업을 하는데, 그것은 마지막 단계[즉, 건조로에서 유리병을 끄집어내고, 그들을 품종별로 분류하고, 포장하는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두 단계의 중간에 진정한 유리병제조, 즉 유동상태의 유리액의 조작단계가 있다. 유리로(爐)의 아궁이마다 한 집단의 노동자('구멍'이라고 부른다)가 작업을 하는데, 이들은 1명의 병제조공 또는 마무리공과 1명의 취공(吹工: blower), 1명의 모음공, 1명의 쌓음공 또는 닦음공과 1명의 운반공으로 이루어진다. 이 5명의 부분노동자들은 단일노동유기체의 다섯 개의 특수한 기관이며, 이 노동유기체는 하나의 통일체(統一體)로서만, 따라서 오직 다섯 사람의 직접적 협업(協業)에 의해서만 활동할 수 있다. 이 노동유기체는 그 다섯 개의 기관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마비되어 버린다. 그러나 하나의 유리 로(爐)에는 몇 개의 아궁이(영국에서는 4개 내지 6개가 있는데, 그 각각의 아궁이마다 액체상태의 유리가 들어 있는 내화(耐火)도 가니가 묻혀 있고, 각 아궁이마다 5명으로 이루어진 노동자 집단이 일하고 있다. 이때 각 집단의 편성은 분업(分業)에 의거하고 있으나 서로 다른 집단들 사이의 관계는 단순협업(單純協業)으로서 생산수단의 하나인 유리로를 공동사용에 의해 더 경제적으로 이음하고 있다. 이와같은 유리로 하나와 그에 부속되어 있는 4-6개의 노동자 집단이 하나의 유리 제조장을 구성하는데, 유리 매뉴팩쳐는 몇 개의 이러한 제조장과 준비단계 및 마지막 단계를 위한 설비와 노동자를 포괄하고 있다.
끝으로, 매뉴팩쳐가 일부는 각종 수공업의 결합으로부터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매뉴팩쳐의 결합으로 발전해 가기도 한다. 예컨대 영국의 대규모 유리공장들은 내화도가니를 자체에서 제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 도가니의 품질 여하에 파라 생산과정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생산수단을 생산하는 매뉴팩쳐가 생산물을 생산하는 매뉴팩처와 결합되어 있다. 다른 한편, 생산물을 생산하는 매뉴팩쳐는 그 생산물 자체를 다시 원료로 쓰는 다른 매뉴팩쳐 또는 그 생산물을 자기의 생산물과 혼합시키는 다른 매뉴팩쳐와 결합할 수도 있다. 예컨대 납유리 매뉴팩쳐는 유리 가공 매뉴팩쳐 및 황동주조(黃銅鑄造) 매뉴팩쳐와 결합하는 일이 있는데, 황동은 여러 가지 유리제품의 금속장식에 필요하다. 이와 같이 결합된 각종 매뉴팩처는 하나의 전체 매뉴팩쳐의 다소 분리된 부문들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그 각각은 자기 고유의 분업을 가진 독립된 생산과정이다. 매뉴팩쳐의 결합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 결합은 그 자체의 토
대 위에서는 완벽한 기술적 통일성을 달성할 수 없다. 이 통일성은 매뉴팩쳐가 기계에 의한 생산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발생한다.
매뉴팩쳐 시대의 초기에, 상품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의 단축이라는 원칙(주석 16: 이것은 특히 페티, 벨러즈(John Bellers), 야런튼(Andrew Yarranton), ?영국에 대한 동인도 무역의 이익?의 익명의 저자, 그리고 반더린트로부터 볼 수 있다.)이 의식적으로 공식화되고 표명되었다. 그리고 기계의 사용도, 특히 거대한 힘이 요구되며 대규모로 수행해야 하는 단순한 초보과정을 위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예컨대 초기의 제지 매뉴팩쳐에서는 넝마의 분쇄(粉碎: tearing-up)가 제지용 분쇄기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야금업에서는 광석을 분쇄하는 일이 쇄광기(碎鑛機: stamping-mill]에 의해 수행되었다.(주석 17: 16세기 말 무렵에도 아직 프랑스에서는 광석을 분쇄하며 세광하는 데 절구와 체가 사용되고 있었다.) 로마제국은 물레방아의 형태로 모든 기계의 초보적인 형태를 물려주었다.(주석 18: 기계발전의 전체 역사는 제분기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지금도 공장을 mill[물방앗간]이라고 부른다. 1810년대의 독일의 기술서적들을 보면 muhle(水車)라는 용어가 자연력에 의해 움직이는 모든 기계에 대해서 뿐 아니라 기계적 장치를 사용하는 모든 공장에 대해서까지 사용되고 있다.) 수공업 시대는 나침반. 화약. 인쇄술. 자동식 시계와 같은 위대한 발명을 남겼다. 그러나 대체로 기계는 분업과 대비할 때 부차적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애덤 스미스를 보면 잘 알 수 있다.(주석 19: 이 책의 제4권{잉여가치학설사}에서 자세한 내용을 보게 되겠지만, 애덤 스미스는 분업에 관해 단 하나의 새로운 명제(命題)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그를 매뉴팩쳐 시대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특징짓는 것은 그가 분업을 특히 강조한 점 때문이다. 그가 기계에 부여한 종속적 역할은 대공업의 초기에는 로더데일(Lauderdale)의 반박을, 그리고 더 나중의 시기에는 유어(Ure)의 반박을 불러일으켰다. 애덤 스미스는 또한 도구(道具)의 분화[이것에는 매뉴팩쳐의 부분노동자들 자신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를 기계(機械)의 발명과 혼동하고 있다. 기계의 발명에서는 노동자들이 아니라 학자, 장인(master) 심지어는 농민들(예: Brindley)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17세기에 간헐적으로 나타난 기계의 사용이 대단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게 된 것은, 그것이 그 당시의 위대한 수학자들에게 근대적 역학(力學)의 창조를 위한 실질적인 토대와 자극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매뉴팩쳐 시대 특유의 기계는 바로 수많은 부분노동자(部分勞動者)들의 결합에 의해 형성되는 집단적 노동자(集團的 勞動者) 자신이다. {매뉴팩쳐 이전에는} 노동과정에서 한 상품의 생산자가 차례차례로 수행하는 각종 작업들은 그 생산자에게 여러 가지 능력을 발휘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한 작업에서는 더 많은 힘을, 다른 작업에서는 더 많은 주의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이러한 모든 자질을 같은 정도로 갖추지는 못했다. {이제} 각종 작업이 분리되고 독립되고 고립된 뒤, 노동자들은 자기의 뛰어난 자질에 따라 구분되고 분류되고 편성된다. 만약 노동자들의 타고난 재능이 분업의 토대라고 한다면, 매뉴팩쳐는, 일단 도입된 뒤에는, 일면적이고 특수한 기능에만 적합한 새로운 능력(노동자의 능력)을 발전시킨다. 집단적 노동자는 이제 생산에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같은 정도로 우수하게 구비하게 되며, 그리고 집단적 노동자는 자기의 모든 기관[개별 노동자나 노동자의 집단]을 오직 그 기관의 독특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만 사용함으로써 그 자질을 가장 경제적으로 지출한다.(주석 20: "작업을 [각각 다른 정도의 숙련과 힘이 요구되는] 다수의 서로 다른 과정으로 분할함으로써, 매뉴팩쳐 경영자는 각각의 과정에 필요한 정확한 양의 힘과 숙련을 구입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작업 전체가 한 사람의 노동자에 의해 수행되어야 한다면, 노동자는 가장 섬세한 작업을 하기에 충분한 숙련과 가장 힘든 작업을 하기에 충분한 힘을 모두 가져야 할 것이다"(배비지, 앞의 책, 제19장).) 부분노동자의 일면성(一面性)과 불완전성(不完全性)조차도 그가 집단적 노동자의 한 기관일 때는 장점으로 된다.(주석 21: 예를 들면, 어떤 근육의 비정상적 발달이나 골격의 굴절 등.) 한 가지 일만을 수행하는 습관은 부분노동자를 {결코 실수하는 일이 없는} 기관으로 만들며, 그리고 전체 메커니즘과의 관련은 그로 하여금 기계의 일부와 같은 규칙성을 가지고 일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주석 22: "어떻게 젊은이들을 꾸준히 일하도록 할 수 있는가?"라는 한 조사위원회 위원의 질문에 대해, 유리 매뉴팩쳐의 총지배인인 마샬(W. Marshall)은 다음과 같이 매우 정확하게 답변하고 있다. "그들은 자기의 일을 도저히 게을리 할 수 없다. 그들은 일단 일을 시작하면 계속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기계의 부분품과 똑같다"(?아동노동 조사위원회. 제4차 보고서?,1865년, p.247).)
집단적 노동자가 수행하는 각종 기능에는 단순한 것과 복잡한 것, 저급(低級)의 것과 고급(高級)의 것이 있기 때문에, 그 구성원인 개별노동력은 상이한 정도의 훈련을 필요로 하며 따라서 각각 다른 가치(價値)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매뉴팩쳐는 동력의 등급제(等級制: hierarchy)를 발전시키며, 이것에 임금의 등급이 대응하게 된다. 개별 노동자는 한정된 기능에 일생동안 묶이고, 등급이 매겨진 각종 작업이 선천적. 후천적 능력에 따라 노동자들 사이에 할당된다.(주석 23: 유어(Ure)는 대공업에 대한 찬양에서 매뉴팩쳐 특유의 성격을 이전의 경제학자들 [이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보다도, 또는 동시대의 학자들-예컨대 배비지[그는 수학자. 기계학자로는 유어를 능가하지만 대공업을 매뉴팩쳐의 관점에서만 고찰했다]-보다도 더 날카롭게 포 착하고 있다. 유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각각의 특수작업에, 적절한 가치(價値)와 비용(費 用)의 노동자를 배치하는 것이 분업(分業)의 본질을 이룬다. " 다른 한편, 그는 이 분업을 '노 동을 상이한 개인적 능력에 적응시키는 것'이라고 묘사하며, 끝으로 전체 매뉴팩쳐 제도를 '분 업 또는 노동등급제'(勞動等級制)로, '숙련도의 차이에 따른 분업' 등으로 특징짓고 있다(유어, ?공장철학?, pp. 19-23의 여러 곳).) 그러나 어떤 생산과정에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들이 있게 마련인데, 그러한 조작들도 이제는 [내용이 더 풍부한 활동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부터] 분리되어 특수한 개인의 배타적인 기능으로 굳어 버린다.
이리하여 매뉴적쳐는 [그것이 장악하는 모든 업종에서]이른바 미숙련노동자(unskilled labourer)
라는 하나의 부류[수공업은 그 성질상 이러한 부류를 엄격히 배제한다]를 만들어낸다. 매뉴팩쳐가 인간의 전반적인 노동능력의 희생 위에서 일면화된 전문성을 완벽한 경지로까지 발전시키는 것이라면, 그것은 또한 미숙련노동자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든 발전(發展)의 결여(缺如)를 하나의 전문성(專門性)으로 간주하기 시작한다. 등급제의 등급과 나란히 숙련공과 미숙런공이라는 단순한 구분이 나타난다. 미숙련공의 경우 수련비(修練費)가 없어지고, 숙련공의 경우 그들의 기능이 단순하게 된 결과 수련비가 수공업노동자의 경우에 비해 줄어든다. 어느 경우에나 노동력의 가치는 떨어진다.(주석 24: "각 수공인(手工人)은....한 가지 일만을 되풀이함으로써 자기 일을 더 완벽하게 할 수 있게 되므로....더 값싼 노동자로 되었다"(유어, 같은 책, p. 19).) 물론 이 법칙의 예외는 [수공업적 경영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거나 동일한 정도로는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포괄적 기능들이 노동과정의 분할로 말미암아 생기는 경우다. [수련비의 소멸 또는 감소에 기인하는] 노동럭의 상대적(相對的)인 가치저하(價値低下)는 직접적으로 자본의 가치증식의 더 높은 정도를 가리킨다. 왜냐하면 [노동력의 재생산에 요구되는] 필요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모든 것은 잉여노동의 영역을 확대하기 때문이다.
제 4 절 매뉴팩쳐 안의 분업과 사회 안의 분업
우리는 첫째로 매뉴팩쳐의 기원을 고찰했고, 다음에는 그 단순한 요소들[즉, 부분노동자와 그의 도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전체 메커니즘을 고찰했다. 이제는 매뉴팩쳐 안의 분업과 [모든 상품생산의 토대를 형성하는] 사회 안의 분업 사이의 관계를 간단히 고찰하려 한다.
만약 우리가 노동 그 자체만을 염두에 둔다면, 농업. 공업 등과 같은 주요부문(主要部門)들로의 생산의 분할을 일반적(general) 분업, 그리고 이들 생산부문의 종(種)이나 아종(亞種)으로의 분할을 특수한(particular) 분업, 그리고 하나의 작업장 안의 분업을 개별적(individual) 분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주석 25: “분업에는 매우 다종다양한 직업의 구분으로부터 시작해서, 매뉴팩쳐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동일한 하나의 생산물의 완성을 많은 노동자가 분담하는 것까지 있다"(슈토르히[Storch], ?정치경제학강의?, 파리판, 제1권, p. 173). "우리는 일정한 정도의 문명에 도달한 국민들 사이에서 세종류의 분업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 분업이라고 부르는 첫째 종류는 생산자가 농업생산자. 공업생산자. 상인으로 분할되는 것인데, 이것은 국민의 노동의 3개 주요부문에 대응한다. 특수한 분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둘째 종류는 각 노동부문이 종(種:species)으로 분할되는 것이다....끝으로 제3의 분업은 작업의 분할 또는 진정한 분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개별 수공 업 또는 직업 안에서 일어나며....대다수의 매뉴팩쳐와 작업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스카 르베크[Skarbek], ?사회적 부의 이론”, pp. 84-85).)
사회 안의 분업과 그에 대응해 개인이 특수한 직업에 속박되는 것은 두 개의 전혀 다른 출발점으로부터 발전하는데, 후자의 출발점은 또한 매뉴팩쳐 안의 분업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한 가족(주석 26: {엥겔스: 인류의 원시상태에 관한 그 뒤의 매우 근본적인 연구에 의해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즉, 본래 가족(家族)이 종족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종족(種族) 이 혈연관계에 입각한 인간집단의 본원적인 자연발생적 형태였으며, 그리하여 종족의 결속이 느슨해지기 시작한 이후에 비로소 여러 가지 가족형태가 발전했다.}) 안에서 그리고 더욱 발전해 한 종족 안에서 성과 연령의 차이로 말미암아[즉, 순전히 생리적인 토대 위에서] 자연발생적인 분업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분업은 공동체의 확대, 인구의 증가 그리고 특히 서로 다른 종족 사이의 충돌과 한 종족에 의한 다른 종족의 예속화(隸屬化)와 더불어 확대해 간다. 다른 한편으로, 앞에서{제2장 '교환과정'} 지적한 바와 같이, 생산물의 교환(交煥)은 서로 다른 가족들이나 종족들이나 공동체들이 상호접촉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왜냐하면, 인류문명의 초기에는 독립된 단위로 상호관계를 맺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가족이나 종족 등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공동체(共同體)들은 그 자연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생산수단과 생활수단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그 공동체들의 생산방식. 생활양식. 생산물(生産物)은 서로 다르다. 바로 이 자연발생적 차이 때문에 공동체가 서로 접촉할 때 생산물이 서로 교환(交換)되고, 따라서 이 생산물들이 점차 상품(商品)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교환이 생산영역들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교환은 기존의 상이한 영역들을 서로 관련맺도록 하며, 그리하여 그 상이한 영역들을 사회 전체의 총생산의 다소 상호의존적인 부문(部門)들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본래부터 상이하며 상호 독립적인] 생산영역들 사이의 교환으로부터 사회적 분업(社會的 分業: social division of labour) {사회안의 분업}이 발생한다 이와 반대로, 생리적 분업(生埋的 分業)이 출발점으로 되는 경우에는, 긴밀하게 결합된 전체의 특수한 기관들이 서로 분리되고 분할된다. 이 분해과정은 다른 공동체와의 상품교환으로부터 큰 자극을 받는다. 그 뒤 이 기관들은 상당한 정도의 독립성을 획득하게 되며, 각종 작업들을 연결하는 유일한 유대관계는 상품으로서의 생산물의 교환이다. 한 경우에는 이전에 독립적이었던 것이 의존적으로 되며, 다른 경우에는 이전에 의존적이었던 것이 독립적으로 된다.
[일정한 발전수준에 도달한, 그리고 상품의 교환을 통해 발생한] 모든 분업의 토대는 도시(都市)와 농촌(農村)의 분리이다.(주석 27: 제임스 스튜어트(J. Sreuart)는 이 점을 가장 잘 설명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國富論)?보다 10년이나 먼저 출판된 그의 저작이 현재에도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로부터 알 수 있다. 즉 인구에 관한 맬더스의 저작의 초판은, 그 순전히 연설투의 부분을 제외한다면, 목사 월리스(Robert Wallace) 및 타운젠드(Joseph Townsend)로부터 표절했을 뿐 아니라 스튜어트로부터 표절했다는 것을 맬더스의 숭배자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의 경제사(經濟史) 전체는 이 대립(對立)의 운동으로 요약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에 대해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동시적으로 고용되는 노동자의 일정한 수가 매뉴팩쳐 안의 분업을 위한 물질적 전제조건인 것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크기와 밀도(密度: density)[이것은 하나의 작업장으로 노동자들이 밀집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사회 안의 분업을 위한 전제조건이다.(주석 28: "사회적 교류를 위해 그리고 노동생산물을 증대시킬 힘의 결합을 위해 필요한 일정한 인구밀도가 있다"(제임스 밀[James Mill], ?정치경제학원리?, 런던, 1821년, p. 50). "노동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의 생산력은 그 증가에다 분업의 효과가 곱해진 복비례(複比例)로 증가한다"(호지스킨, ?대중경제학?, pp. 125 -126).) 그러나 이 밀도라는 것은 다소 상대적인 것이다. 인구는 비교적 희박하나 발전한 교통수단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인구는 더 많으나 교통수단이 발전하지 못한 나라에 비해 인구밀도가 더 높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컨대 미국 북부의 주들은 인도에 비해 인구밀도가 더 높다.(주석 29: 1861년 이후 면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결과 동인도의 인구가 조밀한 몇몇 지방에서는 면화 의 생산이 쌀생산의 희생 위에서 확장되었다. 때문에 국지적(局地的)인 기관이 발생했는데, 그것은 교통수단의 부족[따라서 물질적인 연결망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한 지방의 쌀생산 부 족을 다른 지방으로부터의 반입(搬入)에 의해 보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네덜란드 에서는 방추의 제조가 17세기에 벌써 하나의 특수한 산업부문으로 되었다.
상품생산과 상품유통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일반적 전제이므로, 매뉴팩쳐 안의 분업은 사회 안의 분업이 이미 일정한 정도로 발전하고 있을 것을 필요로 한다. 또한 거꾸로 매뉴팩쳐 안의 분업은 사회적 분업에 반작용해서 그것을 발전시키며 증가시킨다. 노동도구의 분화에 따라 이 도구를 생산하는 산업들도 더욱 더 분화(分化)된다.(주석 30: 그리하여 네덜란드에서는 방추의 제조가 17세기에 벌써 하나의 특수한 산업 부문으로 되었다.) 이때까지는 동일한 생산자가 본업(本業) 또는 부업(副業)이라는 형태로 함께 경영해 오던 업종들은, 매뉴팩쳐적 경영에 의해 장악되면, 즉시 분리되고 독립한다. 매뉴팩쳐적 경영이 어떤 상품의 하나의 특수한 생산단계를 장악하게 되면, 그 상품의 다른 생산단계들은 각각 독립 산업으로 전환된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제품이 다수의 부품이 조립되어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부분작업 그 자체가 다시 독자적인 수공업으로 독립할 수도 있다. 매뉴팩쳐 안의 분업을 더욱 완전하게 달성하기 위해, 하나의 생산부문이 그 원료의 차이에 따라, 또는 동일한 원료가 취하는 형태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수많은 매뉴팩쳐[부분적으로는 전혀 새로운 매뉴팩쳐]로 분할된다. 그리하여 벌써 18세기 전반에 프랑스에서만도 100종 이상의 견직물이 생산되었고, 또 예컨대 아비뇽에서는 "모든 도제(徒弟)들은 각각 한 종류의 제조에만 전념해야 하며 여러 가지 직물의 제조방법을 동시에 배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법적으로 규정했다. 특정의 생산부문을 국내의 특정지역에 고착시키는 지역적 분업(地域的 分業)은 자연적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매뉴팩쳐적 경영에 의해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주석 31: "영국의 양모 매뉴팩쳐는 각각 특정 지역에 적합한 몇 개 부분 또는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지역에서는 전적으로 또는 주로 그 부분만이 제조되고 있지 않은가? 예컨대 세포(細布: fine cloth)는 서머셋셔에서, 조포(粗布: coarse cloth)는 요크셔에서, 폭에 넓은 천은 엑서터에서, 견모교직(絹毛交織:serge)는 서드베리에서, 크레이프(crape) 천은 노리지에서, 교직물(交織物)은 켄달에서, 모포는 휘트니에서 생산되는 것 등과 같다"(버클리[Berkeley], "질문자?1750년, 제520절).) [매뉴팩쳐 시대가 존재하게 되는 일반적 조건의 일부를 형성하는] 세계시장의 확대와 식민제도는 사회 안의 분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분업이 사회의 경제영역뿐 아니라 다른 모든 영역을 장악하며, 그리고 분업이 도처에서 한 인간으로 하여금 다른 모든 능력을 희생시키면서 단 한 가지의 능력만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점에 대해 여기에서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후자의 사실은 이미 애덤 스미스의 스승인 퍼거슨으로 하여금 ”우리는 노예들로만 이루어진 국민이며, 우리 가운데 자유로운 인간은 하나도 없다"(주석 32: 퍼거슨(A. Ferguson), “시민사회사” 에딘버러, 1767년 제4부, 제2편, p. 285.)고 외치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회 안의 분업과 작업장 안의 분업은, 비록 그들 사이에 수많은 유사점(類似點)과 관련이 있기는 하나, 정도에서뿐 아니라 본질(本質)에서도 서로 다르다. 유사점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은 하나의 내적 유대에 의해 여러 가지 업종이 결합되어 있는 경우이다. 예컨대 목축업자는 날가죽을 생산하며, 피혁업자는 그것을 가죽으로 전환시키며, 제화업자는 그것을 구두로 전환시킨다. 이 경우 각자의 생산물은 완성품(完成品)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며, 이 마지막의 완성품은 부분노동들의 결합생산물(結合生産物)이다. 그외에도 목축업자. 피혁업자. 제화업자에게 생산수단을 제공하는 각종 산업부문이 있다. 여기에서, 애덤 스미스처럼, 사회적 분업과 매뉴팩쳐 안의 분업 사이의 차이는 오직 주관적이며 관찰자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관찰자는 매뉴팩쳐에서는 한 장소에서 수행하고 있는 수많은 작업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지만, 사회적 분업에서는 작업이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 있고 각 노동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 그 상호관계이 애매하기 때문이다.(주석 33: 스미스의 말에 의하면, 진정한 매뉴팩쳐에서는 분업(分業)이 더욱 진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소수인의 작은 수요를 충족시키는 사소한 제조업에서는 노동자수가 적을 수밖에 없어] 작업의 각 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동일한 작업장에서 관찰자가 한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다수 국민의 대규모 수요를 충족시키는 큰 제조업에서는, 작업의 각 부문이 매우 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때문에 그들 모두를 동일한 작업장으로 모을 수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나의 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보다 많은 숫자를 한번에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큰 제조업에서는 사소한 제조업에서보다 사실상 작업이 훨씬 많은 부분으로 분할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그 분할은 그렇게 분명하지 않고 따라서 훨씬 덜 주목받는다. "(A. 스미스, ?국부론?, 한글판, 상, 13쪽). 같은 장(글)에 있는 유명한 단락(段落),즉 "번영하는 문명국의 가장 일반적인 수공업자 또는 일용노동자의 생활용품을 관찰해 보면"(같은 책, 19쪽)으로 시작해서, 한 사람의 보통노동자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여러 생산부문이 공헌하고 있는가를 묘사하고 있는 단락은, 거의 단어 하나하나를 맨더빌(Bernard de Mandeville)이 자기의 저서 ?꿀벌들의 우화, 또는 사적 죄악과 공적 이익?에 붙인 주(註)로부 터 그대로 복사한 것이다(주가 없는 초판은 1705년에 출판되었고 주가 있는 판은 1714년에 출 판 되었다).) 그러나 목축업자와 피혁업자와 제화업자의 독립된 노동들 사이의 유대를 형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들 각각의 생산물이 상품(商品)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한편, 매뉴팩쳐적 분업을 특징짓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부분노동자가 생산하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석 34: "우리가 개인의 노동에 대한 자연적 보수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벌써 아무 것도 없다. 각 노동자는 오직 전체의 부분만을 생산하며 또 그 각 부분은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가치도 유용성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노동자가 손에 쥐고 이것은 나의 생산물이다, 이것은 내가 가지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자본의 요구에 대한 노동의 방어?, 런던, 1825년 p. 25). 이 탁월한 저서의 저자는 호지스킨이다.) 상품으로 되는 것은 모든 부분노동자들의 공동생산물(共同生産物)뿐이다.(주석 35: 이와 같은 사회 안의 분업과 매뉴팩쳐 안의 분업 사이의 차이는 양키 {미국 남북전쟁 때의 북부사람}에게 실제로 설명되었다. 남북전쟁 당시 워싱턴에서 새로 고안된 세금의 하나는 '모든 공업생산물'에 부과된 6%의 소비세였다. 질문: 공업생산물이란 무엇인가? 입법자의 답: 어떤 물건이든 '만들어지면' 생산물이 되고, 판매될 준비가 되면 그것은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많은 실례 중 하나를 들어보자. 뉴욕과 필라델피아의 매뉴팩쳐는 이전에는 우산을 그 모든 부속품과 함께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우산은 전혀 이질적인 부품들의 합성물이므로, 이 부품들은 점차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독립적으로 경영되는] 각종 업종들의 생산물로 되었다. 이제 이러한 부품 들은 독립 상품으로 우산 매뉴팩쳐에 들어오게 되었고, 우산 매뉴팩쳐는 이 상이한 부품들을 조립할 뿐이다. 양키는 이러한 종류의 제품을 '조립상품(組立商品)'이라고 불렀는데, 이 제품은 그 명칭에 어울리게 세금(稅金)도 조립했다 즉, 우산은 우선 그 부품 각각의 가격에 대한 6%의 세금을 '조립'하고, 다음에는 그 자신의 총가격에 대한 6%의 세금을 또한 '조립'한다.) 사회 안의 분업은 서로 다른 산업부문들의 생산물의 매매에 의해 매개되고 있지만, 매뉴팩쳐 안의 여러 부분노동들 사이의 관련은 여러 노동력이 동일한 자본가에게 판매되어 그에 의해 결합노동력(結合勞動力)으로 사용된다는 것에 의해 매개되고 있다. 매뉴팩쳐 안의 분업은 한 자본가의 수중에 생산수단이 집적(集積)되는 것을 전제하고 있지만, 사회 안의 분업은 서로 독립된 다수의 상품생산자 사이로 생산수단이 분산(分散)되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매뉴팩쳐 안에서는 비례관계의 철칙이 일정한 수의 노동자들을 일정한 기능들에 종속시키지만, 매뉴팩쳐 밖의 사회에서는 우연과 자의(恣意)가 작용해 사회적 노동의 각종 부문들 사이에 생산자와 그들의 생산수단이 분배되는 것은 제멋대로다. 물론 여러 가지 생산영역들이 끊임없이 균형(均衡: equilibrium)을 지향하는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한편으로는 각각의 상품생산자는 어떤 사용가치를 생산해서 일정한 사회적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며(이 욕망들의 크기는 양적으로 서로 다르지만 이 상이한 크기의 욕망들을 하나의 자연발생적 체계에 분배하는 내적 유대가 존재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상품의 가치법칙(價値法則)은 사회가 [자신이 처분할 수 있는] 전체 노동시간 중 얼마만큼을 각각의 상품종류의 생산에 지출할 수 있는가를 궁극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생산영역들이 균형으로 향하는 이 끊임없는 경향은 이 균형의 끊임없는 파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작용할 뿐이다. [작업장 안의 분업이 의거하고 있는] 계획되고 규제되는 사전적 체제는 사회 안의 분업에서는 생산자들의 규제받지 않는 변덕을 통제해야 하는] 자연적인 사후적 필연성(이것은 시장가격의 변동에서 알 수 있다)으로 변한다. 매뉴팩쳐 안의 분업은 [자본가에게 속하는 전체 메커니즘의 구성원에 지나지 않는]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가의 무조건적 권위를 내포하지만, 사회 안의 분업은 경쟁(競爭)이라는 권위 밖에는 [즉, 상품생산자들 상호간의 이익 대립이 자기들에게 가하는 강제 외에는] 다른 어떤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 독립적 상품생산자들을 서로 대립시킨다. 이것은 마치 동물계에서 '만인(萬人)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대체로 모든 종(種)의 생존조건으로 되어 있는 것과 같다. [작업장 안의 분업, 노동자를 평생 하나의 부분작업에 묶어두는 것, 자본에 대한 노동자의 완전한 종속 등을 노동생산성을 제고시키는 노동조직이라고 찬양하는] 바로 그 부르주아적 의식은, 생산과정을 사회적으로 통제하고 조정하려는 온갖 의식적 시도를 개별 자본가의 소유권. 자유. 자율적 '독창성' 등과 같은 신성한 것에 대한 침해라고 마찬가지로 열렬히 비난하고 있다. 공장제도의 열광적인 변호자들이 사회적 노동의 일반적 조직화를 반대하면서, 그것은 사회 전체를 하나의 공장으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매우 특징적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사회적 분업에서의 무정부상태(無政府狀態)와 매뉴팩쳐적 분업에서의 독재(獨裁)가 서로 다른 것의 조건으로 되고 있으나, 이와는 반대로 [직업의 분화가 자연 발생적으로 발전해 응고되고 최후로 법률에 의해 고정된] 이전의 사회 형태에서는, 한편으로 사회의 노동이 공인(公認)된 권위적인 계획(計劃)에 따라 조직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작업장에서는 분업을 완전히 배제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작은 규모로 간헐적 우연적으로만 발전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주석 36: "일반적 원칙으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있다. 즉, 권위가 사회 안의 분업을 지배하는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분업은 작업장 안에서 그만큼 더 발전하며, 한 개인의 권위에 그만큼 더 종속하게 된다. 그러므로 분업의 관점에서 볼 때, 작업장 안의 권위와 사회 안의 권위는 서로 반비례한다"(마르크스, ?철학의 빈곤?, pp. 130-131).)
예컨대 [부분적으로는 지금까지도 존속하고 있는] 인도의 매우 오래된 소공동체는 토지의 공동소유, 농업과 수공업의 직접적 결합, 그리고 고정불변의 분업에 입각하고 있는데, 이 분업은 새로운 공동체를 건설할 때마다 주어진 계획 및 설계도로 역할한다. 이와 같은 공동체는 자급자족적(自給自足的)인 완결된 생산조직을 이루고 있는데, 그 영역은 100에이커에서 수천 에이커에 달한다. 생산물의 대부분은 공동체 자체의 직접적인 수요를 위한 것이고 상품은 아니다. 따라서 여기에서의 생산은 상품교환에 의해 매개되는 인도 사회 전체의 분업과는 무관하다. 오직 생산물의 잉여(剩餘)만이 상품(商品)으로 되며, 그리고 그 잉여의 일부는 [태고적부터 현물지대의 형태로 생산물의 일정한 양을 징수해 온] 국가의 수중에서 비로소 상품(商品)으로 된다. 공동체의 형태는 인도의
지방에 따라 다르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공동체에서는 토지는 공동으로 경작되며 생산물은 그 구성원들에게 분배된다. 동시에 방적. 직포는 각 가정의 부업(副業)으로 경영되고 있다. 이와 같이 동일하게 노동에 종사하는 주민들 이외에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 재판관과 경찰관과 징세관을 한 몸에 겸하고 있는 '공동체의 우두머리‘, 농경에 관한 계산과 이에 관계되는 모든 것을 기록하는 기장인(記帳人: book-keeper), 범죄자를 추궁하며 외부로부터 온 여행자를 보호해 그를 다른 마을로 안내하는 관리, 인접하고 있는 공동체에 대해 공동체의 경계선을 경비하는 경계선 경비원, 농경을 위해 공동저수지로부터 물을 분배하는 저수지 감시인, 종교적 의식을 수행하는 바라문(Brahman), 모래 위에서 공동체의 아동들에게 쓰기와 읽기를 가르치는 교사, 파종이나 수확의 시기 및 기타 여러 가지 농사일에 좋은 날과 나쁜 날을 알려주는 역술(曆術) 바라문 또는 점성가, 모든 농기구를 제작하고 수리하는 대장장이와 목수, 촌락에서 쓰는 모든 그릇들을 제조하는 도자기공, 이발사, 의복을 세탁하는 세탁사, 은 세공인, 어떤 공동체에서는 은(鎭) 세공인을 대신하고 또 어떤 공동체에서는 교사를 대신하는 시인(詩人). 이 10여 명의 사람들은 공동체 전체의 비용으로 부양한다. 만약 인구가 증가하면 새로운 공동체가 원래의 것을 본떠 미개간지에 세워진다. 이 공동체의 전체 메커니즘은 체계적인 분업을 보여주고 있으나, 매뉴팩쳐에서와 같은 분업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대장장이나 목수 등은 불변의 시장과 대면하고 있으며, 촌락의 크기에 따라 대장장이나 목수 등은 1명이 아니면 기껏해야 두세 명 있기 때문이다.(주석 37: 월크스(Mark Wilks), ?인도 남부의 역사적 개관?, 런던, 1810-17년, 제1권, pp. l18-120. 인도 공동체의 각종 형태에 대한 훌륭한 묘사는 캠벌(George Campbell)의 ?현대인도?(런던, 1852년)에서 볼 수 있다.) 공동체의 분업을 규제하는 법칙은 자연법칙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권위를 가지고 작용하지만, 대장장이나 목수 등과 같은 각 개별 수공업자는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그러나 독립적으로, 어떤 권위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기의 작업장 안에서 자기의 모든 작업을 수행한다. [끊임없이 동일한 형태로 자기를 재생산하며 어쩌다가 파괴되더라도 동일한 장소에 동일한 명칭으로 재건되는] 자급자족적인 공동체의 생산유기체(生産有機體)의 단순성은(주석 38: "이러한 단순한 형태로....이 나라 주민들은 태고적부터 생활했다. 마을들의 경계선이 변동되는 일은 드물다. 비록 마을 그 자체는 때로는 전쟁. 기근. 전염병에 의해 훼손되며 심지어 황폐화되는 일까지 있었지만, 동일한 명칭. 동일한 경계선. 동일한 이해관계, 또 심지어 동일한 가족들이 오랫동안 존속했다. 나라의 멸망이나 분할에 대해 주민들은 거의 걱정하지 않는다. 마을이 온전하게 남아 있기만 하면, 그것이 어떤 권력의 수중에 넘어가든 어떤 군주에게 맡겨지든 그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마을의 내부 경제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전 자바의 부총독, 라플즈. [T. Stamford Raffles], ?자바사?, 런던, 1817년, 제1권, p. 285).) [아시아 국가들의 끊임없는 흥망및 왕조의 쉴 새 없는 교체와 현저한 대조를 이루는] 아시아 사회의 불변성의 수수께끼를 해명하는 열쇠를 제공한다. 이 사회의 경제적 기본요소들의 구조는 [정치라는 상공에서 일어나는] 폭풍우에 의해서는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미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길드의 규칙은 1명의 장인(匠人)이 고용할 수 있는 직인(職人: journeyman)과 도제(徒弟)의 수를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장인이 자본가로 전환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저지했다. 더욱이 장인은 자기가 몸소 장인으로 있는 수공업에서만 직인들을 고용할 수 있었다. 길드는 [자기들과 대면하고 있는 단 하나의 자유로운 자본형태였던] 상인자본(商人資本)의 온갖 침투를 열렬히 격퇴했다. 상인은 어떤 상품이라도 살 수 있었으나 노동을 상품으로 살수는 없었다. 상인은 수공업 생산물을 매매하는 장사꾼으로서만 용인되었을 뿐이다. 사정에 의해 분업을 더욱 세분화할 필요가 생기면, 기존의 길드가 아종(亞種)들로 분열되거나, 새로운 길드를 원래의 길드 옆에 설치했지만, 여러 가지 수공업을 하나의 동일한 작업장에 집중시키는 일은 없었다. 그러므로, 비록 길드조직이 수공업의 분리. 고립. 개선에 의해 매뉴팩쳐의 물질적 존재조건의 창조에 크게 공헌했지만, 길드 조직은 매뉴팩쳐의 특징인 작업장 안의 분업을 배제하고 있었다. 대체로 노동자(勞動者)와 그의 생산수단(生産手段)은 마치 달팽이와 달팽이집처럼 서로 긴밀하게 통일(統一)되어 있었고, 따라서 매뉴팩쳐의 제1토대-즉 노동자에 대해 생산수단이 자본으로 독립하는 것-는 존재하지 않았다.
전체사회 안의 분업은, 상품교환에 의해 매개되든 아니든, 매우 다양한 경제적 사회구성체에 존재할 수 있지만, 매뉴팩쳐에서 수행되고 있는 바와 같은 작업장 안의 분업(分業)은 자본주의적(資本主義的) 생산양식의 전혀 독특한 창조물(創造物)이다.
제 5 절 매뉴팩쳐의 자본주의적 성격
동일한 자본가의 지휘 하에 많은 노동자가 있다는 것은 협업(協業) 일반과 매뉴팩쳐의 자연발생적 출발점이다. 그러나 매뉴팩쳐적 분업에서는 노동자 수의 증가가 기술상 필요하다. 1명의 자본가가 고용해야 하는 최소한도의 노동자 수는 기존의 분업에 의해 미리 결정되어 있다. 다른 한편으로, 더욱 진전된 분업의 이익은 오직 노동자의 수를 증가시킴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데, 이러한 노동자 수의 증가는 모든 부분집단이 일정한 비율(比率)로 배가(倍加)되는 방식으로만 실현될 수 있다. 그러나 자본의 가변적(可變的) 구성부분의 증가는 그 불변적(不變的) 구성부분의 증가도 요구한다. 즉, 건물이나 기구 등 생산조건의 규모뿐 아니라 특히 원료[이것에 대한 수요는 노동자의 수보다 훨씬 더 급속하게 증가한다]가 증가해야 한다. 일정한 기간중 일정한 노동량에 의해 소비되는 원료량은 분업의 결과 노동생산성이 제고되는 데 비례해서 증가한다. 그리하여 개별 자본가가 수중에 가지고 있어야 할 최소한도의 자본규모가 계속 증대한다는 것, 다시 말해 사회적 생산수단과 생활수단이 자본으로 전환되는 것이 계속 증대해야 한다는 것은 매뉴팩쳐의 기술적 성격으로부터 발생하는 하나의 법칙이다.(주석 39: "수공업의 세분화에 필요한 자본"(저자는 필요한 생활수단과 생산수단이라고 말했어야 할 것이다)"이 사회에 현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자본이 [고용주로 하여금 그의 작업을 대규모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충분할 만큼] 많이 고용주의 수중에 축적되는 것이 필요하다 ....분업이 진전하면 할수록, 동일한 수의 노동자를 취업시키기 위해서도 도구. 원료 등에 대한 자본지출이 더욱 필요하게 된다"(슈토르히, ?정치경제학강의?, 파리, 제1권, pp. 250-251). "생산수단의 집중과 분업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은 마치 정치의 분야에서 공권력의 집중과 사적 이익의 분열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과 같다"(마르크스, ?철학의 빈곤?, 파리, l847년, p. 134).)
집단적 노동유기체(勞動有機體)는 단순협업에서와 마찬가지로 매뉴팩쳐에서도 자본(資本)의 존재형태다. 다수의 개별 부분노동자로 구성되는 사회적 생산매커니즘은 자본가에게 속한다. 그러므로 각종 노동의 결합으로부터 발생하는 생산력은 자본의 생산력으로 나타난다. 진정한 매뉴팩쳐는 [이전에는 독립적이었던] 노동자를 자본의 지휘와 규율에 복종시킬 뿐 아니라, 노동자 자신들 사이에 등급적 계층을 만들어 낸다. 단순협업은 개개인들의 노동방식을 대체로 변경시키지 않지만, 매뉴팩쳐는 그것을 철저히 변혁시키며 개별 노동력을 완전히 장악한다. 매뉴팩쳐는 노동자의 일체의 생산적인 능력과 소질을 억압하면서 특수한 기능만을 촉진함으로써 노동자를 기형적인 q불구자로 만든다. 이것은 마치 라플라타강의 여러 나라들{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 가죽 또는 지방(脂肪: fat)을 얻기 위해 동물 한 마리 전체를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각각의 부분노동이 서로 다른 개인들에게 분배될 뿐 아니라 재인 그 자체가 분할되어 하나의 부분노동의 자동장치로 전
전환되며(주석 40: 듀갈드 스튜어트는 매뉴팩쳐 노동자를 '부분작업에 사용되는....살아 있는 자동장치'라고 불렀다(듀갈드 스튜어트, ?정치경제학강의?, p. 318).) 그리하여 인간을 그 자신의 신체의 일부로 묘사하는 메네니우스 아그리파(Menenius Agrippa)의 우화{귀족은 위장이고, 평민은 손발이다.}가 현실화된다.(주석 41: 산호에서는 각 개체가 사실상 전체 집단의 위(胃: stomach)이다. 그러나 그것은 로마의 귀족과 같이 전체 집단으로부터 영양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전체 집단에게 영양을 공급한다.) 만약 처음에는 노동자가 상품생산을 위한 물질적 수단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의 노동력을 자본에게 판매했다면, 이제는 그의 개별 노동력은 자본에 판매되지 않는 한 소용없는 것으로 되어버린다. 개별 노동력은 오직 다른 노동력들과의 관련 속에서만 기능할 수 있는데, 이 관련은 [그것이 판매된 뒤]자본가의 작업장에서 비로소 존재하게 된다. 독립적으로 어떤 물건을 만드는 것에 부적합해진 매뉴팩쳐 노동자는 자본가의 작업장의 부속물로서만 생산적 활동을 발휘할 수 있을 뿐이다.(주석 42: “하나의 수공업 전체에 숙달한 노동자는 어디서나 일할 수 있고 생활수단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노동자"(매뉴팩쳐 노동자)"는 하나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아 자기의 동료들과 떨어져서는 어떤 능력도 독립성도 가지지 못하고 고용주가 마음대로 강요하는 규율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슈토르히, ?정치경제학강의?, 페테르스부르크판, 1815년, 제1권. p. 240).) 여호와의 선민(選民: chosen people)은 몸에 자기가 여호와의 소유물이라는 표시 {할례(割禮)}를 지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분업은 매뉴팩쳐 노동자에게 자본의 소유물이라는 낙인을 찍는다.
야만인이 모든 전쟁기술을 개인의 책략으로 발휘한 것과 마찬가지로, 비록 작은 규모에서이기는 하나 독립적인 농민 또는 수공업자도 지식과 판단력과 의지를 발휘했다. 그러나 매뉴팩쳐에서는 그러한 능력은 다만 작업장 전체를 위해서만 요구될 뿐이다. 생산상의 정신적 능력이 한 방면에서는 확대되면서 다른 여러 방면에서는 완전히 소멸된다. 부분노동자들이 잃어버리는 것은 [그들과 대립하고 있는] 자본에 집적된다.(주석 43: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것을 얻었을 것이다"(퍼거슨, ?시민사회사“, p. 281).) 부분노동자들이 물질적 생산과정의 정신적 능력을 타인의 소유물로 또 자기를 지배하는 힘으로 상대하게 계는 것은 매뉴팩쳐적 분업의 결과다. 이 분리과정{예: 지식과 노동의 분리}은, 개개의 노동자에 대해 자본가가 집단적 노동유기체의 통일성과 의지를 대표하게 되는 단순협업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분리과정은 노동자를 부분노동자로 전락시켜 불구자로 만드는 매뉴팩쳐에서 더욱 발전한다. 끝으로, 이 분리과정은 [과학을 노동과는 별개인 생산잠재력으로 만들고, 과학을 자본에 봉사하게 만드는] 대공업에서 완성된다.(주석 44: "지식인과 생산적 노동자는 서로 멀리 떨어지게 되고, 지식은 노동자의 수중에서 그의 생산력을 증대시키는 수단으로 되지 않고....거의 어디에서나 노동자에 대립하게 되었다. " "지식은, 노동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노동에 대립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된다(톰슨[W. Thompson], ?부의 분배원리의 연구?, 런던, 1824년, p. 274).)
매뉴팩쳐에서는 집단적 노동자의 [따라서 자본의] 사회적 생산력은 노동자의 개인적 생산력의 빈약화를 통해 풍부해진다.
"무지(無知: ignorance)는 미신(迷信)의 어머니인 동시에 또 근면(勤勉)의 어머니이다. 숙고(熟 考)와 상상(想像)은 과오를 범하기 쉽지만, 손이나 발을 움직이는 습관은 그 어느 것과도 무관하 다. 그러므로 매뉴팩처가 가장 번영하는 곳은, 인간이 거의 정신을 쓰지 않는 곳, 그리고 작업장 이 ....[인간을 그 부품으로 하는] 기계로 간주될 수 있는 곳이다.(주석 45: 퍼거슨, ?시민사회사“, p. 280.)
사실, 18세기 중엽 일부 매뉴팩쳐는 [단순하지만 기업비밀로 되어 있는] 일정한 작업에 반(半)백치(Semi-idiot)를 고용하기를 더 선호했다.(주석 46: 터케트긴[J. D. Tuckett], ?노동인구의 과거 및 현재 상태의 역사?, 런던. 1846년, 제1권, p. 1846년.)
애덤 스미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이해력(理解力)은 그들의 일상적인 업무에 의해 필연적으로 형성된다. 일 생을 몇 가지 단순한 작업[그것의 결과물도 항상 같거나 거의 같다]에 소비하는 사람들은 예기 치 않은 어려움을 제거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데 그의 이해력을 발휘하거나 그의 창조력을 행사 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그는 자연히 그러한 노력을 하는 습관을 잃게 되고, 일반적으 로 인간으로서 가장 둔해지고 무지해진다. "
스미스는 부분노동자의 우둔성(愚鈍性)을 묘사한 뒤 다음과 같이 계속한다.
“그의 생활이 단조로워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는 자연히 용기도 잃게 되며, [불규칙적이고 불 안정하며 모험적인] 군인생활을 꺼리게 된다. 또한 육체의 활발한 활동이 불가능하며, 그때까지 그가 배워 온 직업 이외의 어떤 직업에서도 활기 있고 참을성 있게 그의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그의 특수한 직무상의 기교는 지적. 사회적. 군사적 덕목을 희생해서 획득되는 것 같다. 발 달한 모든 문명사회에서는 정부의 방지노력이 없는 한, 노동빈민[즉, 대다수 국민들]은 이러한 상황에 필연적으로 빠지게 된다. "(주석 47: A. 스미스,?국부른“, 제5편, 제1장, 제3절(한글판, 하, 272쪽, 273쪽). 분업의 해로운 결과를 지적한 A. 퍼거슨의 제자로서 A. 스미스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분업을 공공연히 찬양하고 있는 자기 저서의 서두에서 그는 다만 지나가는 말투로 분업이 사회적 불균등(不均等)의 원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왕 또는 국가의 세입(歲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제5권{제5편}에 가서야 비로소 퍼거슨의 이론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나는 ?철학의 빈곤?에서 분업의 비판에서 퍼거슨, 스미스, 르몽티(Lemontey) , 세이(Say) 사이 의 역사적 관계를 충분히 설명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는 처음으로 매뉴팩쳐적 분업이 자본주 의적 생산방식의 하나의 특수한 형태임을 밝혔다(마르크스, ?철학의 빈곤?, p. 122 이하).)
분업에 의해 국민 대중이 완전히 퇴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스미스는 국가가 국민교육(國民敎育)을 [신중하게 최소한도로1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의 저서의 프랑스어 역자이며 주석자인 가르니에(Germain Garnier)[그는 프랑스 제1제정 하에서 아주 당연하게 원로원 의원이 되었다]는 국민교육을 철저히 반대한다. 가르니에에 의하면, 국민교육은 분업의 제1법칙을 위반하며, 국민교육이 실시되면 "우리의 사회제도 전체는 폐지될 것이다. "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다른 모든 분업들과 마찬가지로, 손노동과 두뇌노동 사이의 분업도(주석 48: 퍼거슨은 이미 ?시민사회사?, p. 281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생각하는 일 그 자체가 이 분업의 시대에는 특수한 직업으로 될 수 있다. ") 사회"(그는 이 용어를 자본, 토지재산 및 [이 둘에 속하는]국가를 가리키는 의미로 옳게 사용하고 있다)"가 부유해짐에 따라 더욱 명백해지고 결정적으로 된다. 다른 모든 분업과 마찬가지로, 이 분업도 과거의 진보의 결과이며, 또 장래의 진보의 원인이다...그런데도 정부가 이 분업을 방해하고 그 자연적인 진행을 저지해야 한단 말인가? 분할과 분리를 지향하는 이 두 종류의 노동을 혼합하고 뒤섞어 놓기 위한 시도에 정부가 국고금의 일부를 지출해야 한단 말인가?"(주석 49: 가르니에(G. Garnier), 그의 ?국부론? 프랑스어 번역, 제5권, pp. 4-5.)
어느 정도의 정신적 .육체적 불구화는 전체사회 안의 분업의 경우에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매뉴팩쳐는 노동부문들의 이러한 사회적 분할을 훨씬 더 추진시키고, 또한 매뉴팩쳐 특유의 분업에 의해 개인을 그의 생활의 근원에서 공격하기 때문에, 산업병리학(産業病理學)(주석 50: 파두아의 임상의학 교수인 라마치니[Ramazzini)는 1713년에 자기의 저서 ?수공업자들의 질병에 대해?를 발표했다. 그것은 17년에 프랑스어로 번역되었고, 또 1841년에는?의학백과사전, 제7부, 고전저자편?에 다시 수록되었다. 대공업 시대는 물론 노동자의 직업병 종류를 크게 증가시켰다. 특히 다음의 두 책을 보라. A. L. 퐁테레(Fonteret) ?대도시 일반 및 특히 리용시 노동자의 육체적. 정신적 위생?, 파리, 1858년 및 R. H. 로하취(Rohatzsch) 편, ?각종 계층, 연령 및 성에 특유한 질병?, 전6권, 울름, 1860년. 1854년에는 기예협회(技藝協會: Society of Arts)가 산업병리학에 관한 조사위원회를 임명했다. 이 위원회가 수집한 자료는“트위크넘 경제박물관”(Twickenham Economic Museum)의 목록에 들어 있다. 정부의 ?공중보건에 관한 보고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또 라이히(Eduard Reich)의 ?인류의 퇴화에 관해?(에르랑겐, 1868년)도 보라.)에 재료와 자극을 제공한 첫번째 장본인은 매뉴팩쳐이다.
“하나의 인간을 세분하는 것은, 만약 그가 죽을 죄를 지었다면 사형에 처하는 것이며, 만약 그 가 죽을 죄를 짓지 않았다면 암살(暗殺)하는 것이다....노동의 세분화(細分化)는 국민의 암살이 다."(주석 51: 어콰트(D. Urquhart), ?상용어?, 런던, 1855년, p. 119. 헤겔은 분업에 관해 매우 이단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교양있는 사람이란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 무 엇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라고 자기의 ?법철학?에서 말하고 있다.)
분업에 입각한 협업[즉, 매뉴팩쳐]은 시초에는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것이었다. 그것이 어느 정도의 일관성과 적용범위를 획득하자마자 그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의식적이고, 규칙적이며, 체계적인 형태로 된다. 진정한 매뉴팩쳐의 역사가 보여주는 바에 의하면, 그것에 특유한 분업은 최초에는 경험에 의해[말하자면 등장인물들의 배후에서] 가장 적합한 형태를 획득하며, 그 다음에는 [길드적 수공업과 마찬가지로] 일단 찾아낸 그 형태를 고수하려고 애쓰게 되고, 이곳저곳에서 그것을 수세기에 걸쳐 고수하는 데 성공한다. 만약 이 형태에 어떤 변화[사소한 것은 제외]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노동도구(勞動道具)의 혁명 때문이다. 근대적 매뉴팩쳐(나는 여기서 기계에 입각하고 있는 대공업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는, 예컨대 대도시의 의복 매뉴팩쳐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미 존재하는 자기의 분산된 사지(四肢) {각종의 부분노동자들}를 모으기만 하면 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제본업(製本業)의 경우처럼) 수공업의 각종 작업들을 개별 노동자들에게 전적으로 떠맡김으로써 분업의 원리를 쉽게 적용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경우 각각의 기능에 필요한 노동자 수 사이의 비율을 결정하는 데에는 1주일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하다.(주석 52: 개별 자본가가 분업에서 발명적 천재를 선험적으로 발휘한다는 소박한 신념은 오늘날에는 오직 독일 교수들 사이에만 남아 있다. 예컨대 로셔(Roscher)는 분업이 자본가의 주피터 신과 같은 두뇌로부터 완성되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자본가에게 '각종의 임금'을 헌납하고 있다. 그러나 분업이 적용되는 범위의 크기는 돈주머니의 크기에 의존하는 것이지 천재의 크기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수공업적 활동의 분해, 노동도구의 전문화, 부분노동자의 형성, 부분노동자들을 분류해 단일 매커니즘으로 결합시키는 것에 의해, 매뉴팩쳐적 분업은 사회적 생산과정에 질적 편성과 양적 비례성을 제공한다. 그리하여 그것은 사회적 노동의 일정한 조직을 창조하며, 동시에 노동의 새로운 사회적 생산력을 발전시킨다. 사회적 생산과정의 독특한 자본주의적 형태의 하나인 매뉴팩쳐적 분업은-주어진 조건 하에서는 그것은 자본주의적 형태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상대적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하나의 특수한 방법, 또는 노동자의 희생 위에서 [흔히 사회적 부(富), '국민의 부(富)' 등으로 부르는] 자본의 자기증식을 증대시키는 하나의 특수한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매뉴팩쳐적 분업은 노동의 사회적 생산력을, 노동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본가를 위해서, 더욱이 개별 노동자를 불구로 만듦으로써, 증대시킨다. 매뉴팩쳐적 분업은 노동에 대한 자본의 지배를 강화하는 새로운 조건을 조성한다. 따라서, 그것은 역사적으로 한편에서는 사회의 경제발전에서 하나의 진보이며 하나의 필연적인 단계로 나타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더 문명화되고 세련된 착취의 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매뉴팩쳐시대에 비로소 독립된 과학으로 등장한] 정치경제학은, 사회 안의 분업을 매뉴팩쳐 안의 분업의 입장에서 고찰할 수밖에 없었다.(주석 53: 스미스보다는 폐티와 ?영국에 대한 동인도 무역의 이익?의 익명의 저자 등 이전의 저술가들이 매뉴팩쳐에 칙용되고 있는 분업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더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리하여 사회 안의 분업을 같은 양의 노동으로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는 수단, 즉 상품가격을 싸게 하며 자본의 축적을 촉진하는 수단으로서만 고찰했다. 이와 같이 양과 교환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오로지 질과 사용가치에만 관심을 가졌던] 고전적 고대의 저술가들의 태도와는 정반대다.(주석 54: 근대인들 가운데서도 베카리아(Cesare Beccaria)와 해리스(James Harris)와 같은 18세기의 몇몇 저술가들은 예외에 속하는데, 이들은 분업에 관해 거의 전적으로 고대인을 추종하고 있다. 베카리아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으로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손과 머리를 항상 동일한 종류의 작업과 동일한 생산물의 제조에 사용한다면, [각자가 자기에게 필요한 것 모두를 스스로 제조하는 경우보다] 생산물을 더 쉽게, 더 많이 그리고 더 좋게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하여 인간은 다양한 계급들과 신분들로 나뉘어져 공공의 이익과 자기 자신의 이익을 증진시키게 된다"(베카리아, ?공공경제학요론?, 쿠스토디 편, 근세편, 제11권, p. 28). 나중에 맘즈베리[Malmesbury) 백작이 된 해리스는 (그가 페데르부르크 주재 공사로 있을 시절에 쓴) ?일기?로 유명한데, 그는 자기의 저서 ?행복에 관한 대화?(런던, 1741년) (뒤에 ?세개의 논문....“ , 제3판, 런던, 1772년에 재수록 되었다)에 대한 하나의 주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회가 자연적이라는 것을 (직업의 분할에 의해) 증명하려는 모든 논법은....플라톤의 ?공화국?의 제2부에서 따온 것이다. ") 고전적 고대의 저술가에 의하면, 사회적 생산부문들이 분리된 결과, 상품들은 더 좋게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여러 가지 성향과 재능은 자기에게 적합한 활동분야를 선택하게 되며(주석 55: 예컨대 ?오딧세이? 제14장 제220절에는 "사람마다 제각기 좋아하는 일이 다르다"라는 구절이 있고, 또 섹스투스 엠피리쿠스(Sextus Empiricus)가 인용한 아르키로쿠스(Archilochus)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활동분야가 어느 정도 제한되지 않고서는 어떤 부문에도 훌륭한 성과가 얻어질 수 있게 된다.(주석 56: "그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잘 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 아테네인은 자기들이 상품생산자로서는 스파르타인보다 우월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스파르타인들은 전쟁할 때 인간을 사용할 줄은 알았지만 화폐를 사용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예컨대 투키 디데스는 페리클레스로 하여금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참여하는 아테네인들을 고무하는 연설 가운데서 다음과 같이 말하게 했다. "자급자족하는 사람들은 전쟁에서 화폐보다는 자기의 몸으로 싸우려고 한다"(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1부, 제141절). 그럼에도 불 구하고 아테네인들의 이상은 물질적 생산에서 분업에 대립하는 자급자족이었다. "왜냐하면 분업(分業)이 있는 곳에는 풍요가 있지만, 자급자족(自給自足)이 있는 곳에는 독립도 있기 때 문이다. " 이것과 관련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30명의 공포정치가들이 몰락하던 시기 {기 원전 404년}에 토지를 소유하지 않은 아테네인은 5,0000명에도 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즉, 분업에 의해 생산물도 생산자도 개선된다는 것이다. 고전적 고대의 저술가들이 때로 생산량의 증가에 언급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만 사용가치가 더욱 풍부하게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교환가치나 상품의 저렴화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용가치의 입장은 [분업을 사회의 신분적 구분의 토대로 간주하는] 플라톤이나(주석 57: 플라톤은 공동체 안의 분업을 개인의 욕망의 다양성과 자질의 일면성에 의해 설명한다. 그의 주된 관점은 노동자가 일에 적응해야지 일을 노동자에게 적응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노동자가 동시에 여러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 [즉, 직업들 중의 어느 하나를 부업으로 수행하는 경우 일을 노동자에게 적응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이 노동자의 여가를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노동자가 자기의 일을 부업으로서가 아니라 전심전력으로 수행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당연하다. " "그러므로 사람이 자기의 소질에 따라 적당한 시기에 다른 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한 가지 일만을 수행한다면, 더 많은 물건이 더 좋고 더 쉽게 생산될 것이다"(?공화국?, 제1부, 제2절). 이와 비슷한 견해를 투키디데스의 앞의 저서, 제142장에서 볼 수 있다. "항해술은 하나의 기술이며 어떤 경우에도 부업으로 수행할 수는 없다. 아니, 오히려 어떤 부업도 이 항해술과 함께 수행할 수는 없다. " 플라톤은, 만약 일이 노동자를 기다리게 된다면 생산상의 결정적인 순간을 때때로 놓쳐버리게 될 것이며 제품은 못쓰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전체 동자에게 고정된 식사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 공장 법의 조항…